파업 언론인들에게
- 당신들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100% 지지합니다.
허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 지난 9년간 당신들이 몸담았던 곳은 언론이 아니라 '흉기'로 작동했습니다. 진보,야당 인사들은 물론 세월호 가족같은 약자들에게 어찌했는지 기억하셔야 합니다.
- 우린 안 그랬다 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분들이 계셨습니다. 옳은 일을 행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직과 관계 없는 곳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고 심지어 거리로 내몰린 것도 알고 있습니다.
- 그러나 당신들의 명함에 그려져 있는 회사 로고가 그러하듯, 당신들이 몸 담고 있는 곳에서 그런 만행을 저지른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 지난 선거는 언론의 일방적이고 지극히 편파적인 상황에서 치러졌습니다. 보수, 진보 가릴 것없이 문재인에게 적대적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살던 홍제동 25평 집이 방송에 나온 것이 언제입니까? 당선되고 자택에서 나오던 날입니다. 여론조사 숫자를 조작하고, 그래프를 조작하고, 워딩을 조작했습니다. 대선에 개입했습니다.
- 그럼에도 이겼습니다.
-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만 파업을 지지합니다. 이제 흉기가 아닌 공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 하지만 '권력과 싸우는 언론',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이런 워딩은 최소한 삼가해 주세요.
- 권력과 싸우는, 문재인과 싸우는 언론이라면 지금의 김장겸, 고대영이 훨씬 잘할 겁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더 잘할 겁니다.
- 최소한 무엇과 싸우겠다 라고 하기 보단 어떤 언론이 되겠다라고 말해주세요. 정의를 위해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언론이 되겠다고 해주세요.
- 선전전술이 너무나 취약합니다. 감정적인 내용을 설파하기 보단 차라리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에 최적화된 이명박,박근혜 치하의 9년을 돌아보는 그리고 반성하는 영상을 시리즈로 만들어서 유포해주세요. 유튜브는 5분이내, 페이스북은 3분이내, 트위터는 80초 정도가 적당합니다.
- 지난 정권에서 당신들이 파업할 때 난 6번 지지연설을 했습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방송제작이 멈추면 외주제작사, 연기자, 보조출연자, 작가, 막내작가, 기타 일용직 알바들의 생계가 막막해집니다. 후자로 갈수록 10원 한장이 무섭고 무겁습니다. 이런 고통이 있음을 잊지 말아주세요.
-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100% 지지합니다. 꼭 승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