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에 자주 오르는 얘기 중 하나가 친구들끼리 n분의 1 안해서 속상한다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저는 그나마 친구들끼리는 그런 예의가 있어서 아직 그렇게 속상하는 상황까지는 못 겪어 봤어요.
그런데 얼마 전 지인들 모임이 있어 나갔다 애매하게 속상한 경우를 당했어요.
일단 저는 좀 늦게 합류했어요. 식사와 안주, 술을 다 파는 식당인데 제가 갔을때는 이미 주요 안주는 다 먹어버렸구요. 저는 추가로 나온 오뎅탕 정도나 좀 먹었어요.
이 모임은 기본적으로 각기 등분하니까 먹은 게 적어도 내기는 했죠. 근데 황당한게 그날 이 자리에 친구 초대로 왔다는 초면의 어느 여성이 자기는 외국에서 와서 달라밖에 없다는 겁니다. 달라라도 환율 계산해서 내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 초대한 지인이 그럼 됐다면서 넣어두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자기가 그 여성분 돈 내준 것도 아니예요. 저는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그냥 내라고 한 금액만큼만 냈어요.(결국 제일 연장자가 모자라는 금액만큼 냈다 들었어요)
그러면서 또 2차를 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초대한 지인과 그 여성이 뭔가 술자리에서 언쟁이 붙었어요. 심각한 내용은 아니고 그냥 술이 많이 취한 상태에서 서로 자기 주장 우기는 거죠. 그러다가 이 여성이 너무 취했다고 집에 가야겠다는 겁니다. 이 지인은 택시 잡아준다고 나가더니(알고 보니 자기 짐도 들고 나갔어요) 아예 안 돌아오네요. 달라밖에 없다는 그 여성분 당연히 돈 한푼 안냈고, 지인 역시 함흥차사이니 그 두사람이 먹고 마시고 한 금액만큼 남은 사람들이 n분의 1로 내게 됐어요.
자주 보는 사이이기라도 하면 담에 만나서 얘기라도 하지, 그 지인이나 저나 이 모임에서 마주칠 일은 서로 엇갈릴 때는 1년에 한번 정도예요. 그 사람들 먹고 마신 돈을 왜 내가 내야 하는지 기분이 좋지 않더라구요. 한번 정도니까 그냥 그걸로 끝냈는데 몇년간 적당한 거리 두고 알고 지냈던 지인의 인격조차 다시 보이는 경험이었어요. 저는 제가 먼저 떠날 일 있으면 항상 제몫만큼 내고 갔거든요. 모이는 인원이 적으면 제가 밥값 다 쏜 적도 있었구요,
동석했던 다른 사람들 중에 저처럼 느낀 사람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들 잔뜩 취해서 마지막 계산할 때는 잘 모르더라구요. 제가 그들 몫으로 할당받은 금액은 한 3만원 정도였는데 돈이 아까운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무척 괘씸하고 비합리적이라 여겨졌어요. 친구들과 만날 때라면 정말 흔쾌히 내줄 수 있는 돈이었는데 2차에 걸쳐 처음 보는 사람 밥값을 제가 뒤집어쓴 꼴이라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이걸 맘 속에 꽁하니 두고 있다 나중 모임에서 얘기하기도 민망하고.....
모이는 인원이 많을수록 이런 얌체들의 행태가 있었을 텐데 제가 총무를 하지 않아서 몰랐어요. 그 지인이 이런 식으로 계산이 흐릿했는지 전혀 주목하지 않아 몰랐는데 앞으로 또 이러면 공개적으로 한마디 해야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