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지없이';; 술한잔 하고 왔습니다.
어제는 분명 제가 글을 쓰다 '저장'버튼을 누르지 못해 다행히 민폐를 끼치지 않았는데...
오늘도 그냥 조용히 물러가렵니다 ㅎㅎ (괜히 뻘소리 할까봐 ㅎㅎ';;)
82에는 참 다양한분들이 계시지만... 정말 따스하고 좋은 분들도 많은거 같아요 ^0^/~
여러분~ 싸랑합니다~
이 야심한 밤 새벽시간에~ 모두 므흣~* 한 시간 보내세요 ('o'*)';;
(아... 저는 부산사람은 아니고... 아래 퍼온글이 부산 싸나이 ^^';)
8월 12일..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 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o^
난 눈이 정말 좋다. 빨리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10/14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들을 보았다.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분명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다.
이 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이 곳을 사랑한다.
11/11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을 사냥하려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가 없다.
사냥꾼들은 죄다 잡아다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슴을 잡는다는 건
도저히 인간이라 여길 수 없다.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2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만세! 만세! 만만세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마당을 쓸고 길을 냈다.
아내와 눈싸움을 했다. (내가 이겼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며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아내와 같이 치웠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이 곳을 사랑한다.
12/12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또 와서 길을 치웠다.
집 앞을 다시 치웠다.
아름다운 곳이다.
12/19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 버렸다.
삭신이 쑤신다.
이건 뭐 내몸이 내몸같지가 않다. 염병할..
그 놈의 제설차가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22
하얀 똥덩어리(-_-)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우씨~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울 때까지
숨어있다 오는 것 같다.
사람을 놀리는거야 뭐야! 씨양놈으 시끼!
빨랑빨랑 와야지!
12/23
드디어 몸살이 걸렸다.
아내도 같이 걸려서 병간호도 해줄 사람이 없다.
약도 사러 갈 수가 없고..
우와 진짜 욕나온다.
12/24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아내와 난 이틀동안 아무것도 못먹었다.
하지만 힘을 내야지.
저녁무렵이 되니까 몸이 좀 나아지는 것 같다.
12/25
크리스마스라구? 빌어먹을!! 그게 어쨋다는거야
방송에선 서울놈들이 눈이 안와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생ㅈㄹ랄들을 떤다.
개?시키들! 저것들은 여기로 잡아다
사흘밤낮 눈만 쳐다보게 해야 한다.
간밤에 끄 망할놈의 눈이 더 왔다.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일어났는데 말이다.
빌어먹을 놈의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앞으로 잔뜩 밀어놓고 가 버린다.
개?쉬키!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뭐하는지 모르겠다 .
도대체 대갈통이 도는 쉐키!들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많은 눈을 제설차로 다 치울수 있다고
생각을 하다니...
소금을 찔찔 뿌리지 말고
왕창왕창 퍼붜야지 될것아니냐고 눈을 하얗게뜨고
욕을 한바탕 해줬다.
쌍ㄴ의 새ㄲ들!
소금 뿌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지네 돈이야!
다 쓰라구 있는 국가 예산인데 말이야!
12/27
간밤에 더 많은 하얀 똥덩어리들이 쌓였다!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한 것 빼고는
3일동안 집안에 쳐박혀서
한일이 없다. 도대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똥덩어리 속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가 도대체 사람 사는덴가?
일기예보는 또 30cm 가량의 눈이 더 온단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하나?
우와! 돌아버리겠다.
12/28
기상대놈들은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다.
그러구두 월급받고 있다니...
핵폭탄으로 죄다 쥑여버려야 한다.
그리구 눈속에 파묻어 버려야 한다.
일기예보가 틀렸다.
30cm가 온다던 하얀 똥덩어리가 무려 1m나 더 왔다.
1m30cm다.
도대체 이렇게 눈이 많이 올수가 있는 건지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모를 일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 놈이 우리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그 놈이 밀어놓은 눈
때문에 삽을 여섯자루나 부러뜨렸다고 얘기 해주고
마지막 삽자루는 그 놈의 새ㄲ를 패면서 부려뜨렸다!
대갈통을 빠개버릴려다 말았다.
1/4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음식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빌어먹을 사슴놈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로 치었다.
차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왔다.
저 망할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뭣때문에 산에 돌아다니게하는지 모를일이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기관총이라도 가지고 와서 염병을 할 사슴이라는 짐승은
죄다 피작살을 내야 할일이 아닌가!
3/3
지난 겨울에 그놈들이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이모양을 만들어 놓냐 말이다.
국가예산이 저희돈이란 말인가?
아껴썼어야 하지 않은가!
무식한 새ㄲ들같으니라구...
정말 도대체 신도 포기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제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5/10
다시 부산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구식이라고 꾸사리(?) 먹고 ㅎㅎ 근데 이것도 고전.. 에잇 몰라요~!)
(근데 이 글도 고전이지만... 읽어도 읽어도 감동이라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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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서 허름한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걸레질을 하는 아내...
"여보,점심먹고나서 베란다 청소 좀 같이하자".
"나 점심 약속 있어."
해외출장 가 있는 친구를 팔아 한가로운 일요일
아내와 집으로부터 탈출하려 집을 나서는데
양푼에 비빈 숟가락 가득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나를 본다.
무릎나온 바지에 한쪽다리를 식탁의자위에 올려놓은
모양이 영락없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줌마 품새다.
"언제 들어 올 거야?"
"나가봐야 알지."
시무룩해 있는 아내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을 끌어 모아 술을 마셨다
밤12시가 될때까지 그렇게 노는 동안
아내에게 몇번의 전화가 왔고
받지않고 버티다 배터리마저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
난 조심조심 대문을 열고 들어 왔다
아내가 소파에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자나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욕실로 향하는데
힘없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 갔다 이제 와?"
"어, 친구들이랑 술한잔....어디 아파?
"낮에 비빔밥 먹은게 얹혀 약좀 사오라고 전화했는데...."
"아...배터리가 떨어졌어, 손이리 내봐."
여러번 혼자 땄는지 아내의 손끝은 상처투성이였다.
"이거 왜 이래? 당신이 손 땄어?"
"어.너무 답답해서..."
"아니 이사람아! 병원을 갔어야지! 왜 이렇게 미련하냐?"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여느 때 같으면
마누라한테 미련하냐는 말이 뭐냐며
대들만도 한데, 아내는 그럴힘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냥 엎드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기만 했다.
난 갑자기 마음이 다급 해졌고
아내를 업고 병원으로 뛰기 시작 했다.
하지만 아내는 응급실 진료비가 아깝다며
이제는 말짱해졌다고 애써 웃어 보이며
검사받으라는 내 권유를 뿌리치고 병원을 나선다
다음날 출근하는데, 이번 추석 때
친정부터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노발대발 하실 어머니 얘기를 꺼내며 안 된다고 했더니
"30년동안, 그만큼 이기적으로 부려먹었으면 됐잖아,
그럼 당신은 당신집으로 가, 나는 우리집으로 갈 테니깐."
큰소리친 대로,아내는 추석이 되자
짐을 몽땅 싸서 친정으로 가 버렸다
나혼자 고향집으로 내려가자
어머니는 세상천지에 며느리가 이러는 법은
없다고 호통을 치신다.
결혼하고 처음. 아내없는 명절을 보냈다.
집으로 들어오자 아내는 태연하게 책을 보고 있었다.
여유롭게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놓고 말이다.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
"여보 만약 내가 지금 없어져도.
당신과 애들도 어머님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을 거야,
나 명절때 친정에 가 있었던 거 아니야,
병원에 입원해서 정밀 검사 받았어,
당신이 전화 한번만 해봤어도 금방 알 수 있었을 거야,
당신이 그렇게 해주길 바랐어."
아내의 병은 가벼운 위염이 아니었던 것이다,
난 의사의 입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저사람이 지금 뭐라고 말 하고 있는건가,
아내가 위암이라고? 전이될 대로 전이가 돼서,
더이상 손을 쓸 수 가 없다고?
삼개월 정도 시간이 있다고....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는가.'
아내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유난히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맑았다.
집까지 오는 동안 서로 에게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아내를 보며,
앞으로 나 혼자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문을 열었을 때,펑퍼짐한 바지를 입은 아내가 없다면,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가 없다면,
양푼에 밥 비벼먹는 아내가 없다면,
술 좀 그만 마시라고 잔소리해주는 아내가 없다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
아내는 함께 아이들을 보러 가자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말도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은,
갑자기 찾아온 부모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살가워 하지도 않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부에 관해,건강에관해,수없이 해온 말들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표정에 짜증이 가득한데도,
아내는 그런 아이들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만 있다.
난 더이상 그 얼굴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밖으로 나왔다.
"여보,집으로 내려가기전에....
어디 코스모스 많이 펴 있는데 들렀다 갈까?"
"코스모스?"
"그냥...그러고 싶네,꽃 많이 펴 있는데 가서,
꽃도 보고, 당신이랑 걷기도 하고...."
아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런걸 해보고 싶었나보다.
비싼 걸 먹고,비싼 걸 입어보는 대신,
그냥 아이들 얼굴 보고,
꽃이 피어 있는 길을 나와 함께 걷고...
"당신, 바쁘면 그냥 가고..."
"아니야, 가자."
코스모스가 들판 가득 피어 있는 곳으로 왔다.
아내에게 조금 두꺼운 스웨터를 입히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여보, 나 당신한테 할말있어."
"뭔데?"
"우리 적금, 올 말에 타는거 말고, 또 있어,
3년 부은거야, 통장, 싱크대 두번째 서럽안에 있어,
그리구...나 생명보험도 들었거든,
재작년에 친구가 하도 들라고 해서 들었는데,
잘했지 뭐, 그거 꼭 확인 해보고..."
"당신 정말 ...왜 그래?"
"그리고 부탁하나만 할께, 올해 적금 타면,
우리 엄마 한 이백만 드려,
엄마 이가 안 좋으신데, 틀니 하셔야 되거든,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오빠가 능력이 안되잖아, 부탁해."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아내가 당황스러워 하는걸 알면서도, 소리 내어..엉엉...
눈물을 흘리며 울고 말았다.
이런 아내를 떠나보내고...어떻게 살아갈까...
아내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내가 내손을 잡는다.
요즘들어 아내가 내 손을 잡는걸 좋아한다.
"여보, 30년 전에 당신이 프로포즈하면서 했던 말 생각나?"
"내가 뭐라 그랬는데..."
"사랑한다 어쩐더 그런 말, 닭살 맞아서 질색이라고 그랬잖아?"
"그랬나?"
"그전에도 그 후에도, 당신이 나보고
사랑한다 그런 적 한번도 없는데, 그거 알지?
어쩔 땐 그런소리 듣고 싶기도 하더라."
아내는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런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도 깜박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커튼이 열려진 창문으로,
아침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여보! 우리 오늘 장모님 뵈러 갈까?"
"장모님 틀니...연말까지 미룰거 없이, 오늘 가서 해드리자."
"................"
"여보...장모님이 나 가면, 좋아하실 텐데...
여보, 안일어나면, 안간다! 여보?!........여보!?....."
좋아하며 일어나야 할 아내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아내를 흔들었다.
이제 아내는 웃지도,기뻐하지도, 잔소리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아내 위로 무너지며 속삭였다, 사랑한다고...
어젯밤....이 얘기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