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후보단일화 사례를 보면 이념이나 정파가 비슷한 후보들끼리 단일화를 해도 1+1이 2가 되지 않고 1.5 정도에서 그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단일화를 하면서 출마를 안하게 된 후보를 지지하던 유권자들이 실망해서 투표를 안하거나, 다른 후보를 찍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겠죠.
이념적으로 약간 다른 두 후보의 단일화였던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때도 정몽준 지지자의 상당수가 단일화 이후 이탈해서 이회창에게 갔습니다. 그래서 노무현은 쉽게 당선되지 못하고 2.5% 차로 신승을 거뒀죠.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효과도 그런 점에서 관심이 갑니다. 안철수씨가 40%~50%를 넘는 절대적인 지지도를 기록하고는 있었지만 그 지지층이 박원순한테 고스란히 다 가긴 힘들어 보입니다. 안철수 지지자들 중 보수우파 성향인 사람들은 이번 단일화를 계기로 한나라당 후보 지지로 돌아서거나, 일단 부동층으로 빠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절반 정도만 가더라도 박원순씨는 3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게 되고, 한나라당 후보와 양자대결을 벌이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이네요. 안철수의 출마로 싱거운 게임이 될뻔 했던 서울시장 보선이 접전 양상으로 바뀐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