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시어머니 자랑

자랑 조회수 : 2,269
작성일 : 2017-08-23 21:22:24
오늘 낮에 시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밖에서 커피나 한잔 하자고.
앉자 마자 그래 요즘 뭐 어떻니 라 하십니다
실은 요즘 아이둘이 동시에 사춘기인데다, 큰애가 너무 무기력하게 공부도 안 하고 힘들게 해서 오늘 아침에도 좀 울적했거든요
촉이 유난히 좋으신 시어머니라 왠지 제 하소연을 들어주셔야 겠다 생각하셨던거죠.
울컥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 얘기, 속상한 얘기 한참을 늘어놓고
그럼 시어머니가 참 추상적인 언어로 제 마음을 달래주시는데 그게 저 어려서는 되게 이상하고 뜬구름 잡는 얘기 같더니 요즘은 그 어머니의 공감의 말 한마디한마디가 참 좋아요
따뜻하게 위로가 되요.
더구나 요즘 남편이 너무 까칠하게 변하고 힘들게 하고 그러는데 그것도당연 아시죠.
어려서 아이가 사춘기 없이 지나갔다, 다 지나고 보니 어머 얘는 말썽도 없이 어른이 되었네 생각했었는데 이제사 사춘기를 저리 겪으니 너 힘들어 어쩌냐. 애둘 사춘기만으로도 너무 힘들텐데..
라며 조용히 위로 해 주셨어요.
손윗 시누가 있어요. 좀 독특하신. 어머님이 끼고 살고 저에게 아무 말도 못 하게 바람막이가 되어 주시는데 어머님이 시누에게 그러셨대요. 너 죽더라도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서 남들 사는 거, 남들 어떻게 사나, 어떻게 행복을 만들면서 사나 꼭 그거 구경하고 그거 배우고 죽어. 그런것도 모르고 그냥 지금처럼 살다 죽는 거 아니야. 꼭 사람 사이에 들어가서 부딪히고 부딪혀보며 살다 죽어라..
(죽어란 표현이 너무 자주 나오네요..) 전 근데 딸을 위하는 진짜 마음이 느껴지더라구요.

어려선 시어머니의 느리고, 살림 잘 안 하시고, 청소도 잘 안 하시고 그런게 싫었거든요. 왜 저리 늘어놓고 사시지? 왜 청소 안 하시지? 왜 밥도 잘 언 하시지? 근데 지나고 나니 그런 단점은 잘 기억도 안 나고 늘 불같은 저를 조용조용 다스려 주시며 제 마음 다독 거려주시는게 그저 감사할 뿐이네요.

덕분에 집에 돌아와 아이에게도 제 마음 조용조용 이야기 하고 아이의 장점 하나 더 발견하고 아이에게 맘껏 칭찬해 줬어요.
그냥 바람 부는 밤에 자랑 한번 하고 갑니다.
IP : 221.148.xxx.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도
    '17.8.23 9:28 PM (14.32.xxx.118)

    나도 그런 시어머니 되고 싶어요.
    그런데 나는 밥도 잘하고 잘치우고 깔끔하긴해요.
    하지만 우리며느리에겐 정말정말 아들을 같이 키우는 엄마로서 지낼거예요.

  • 2. 더웠는데
    '17.8.23 9:28 PM (1.235.xxx.221)

    이 글이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되어주네요.

    무척 보기좋고 아름다운 고부 사이십니다.

    저도 원글님 시어머니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고
    그런 저를 알아주는 원글님 같은 며느리를 얻고 싶네요.
    아이에 대한 속상함을 공감해주는 시어머니..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져요.

  • 3. ....
    '17.8.23 9:33 PM (110.70.xxx.32)

    부러워요.

  • 4.
    '17.8.24 6:20 AM (58.140.xxx.144) - 삭제된댓글

    저도 그런 시어머니가 될래요 꼭 꼭

  • 5. ...
    '17.8.24 11:58 AM (121.124.xxx.53)

    엄마라도 저런 역할 해주기 힘든데 좋은 시어머니 만나셨네요.. 부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32061 비타민이나 오메가3 같은 영양제 사실상 효능이 없다네요;; 4 d 2017/09/25 3,870
732060 쪽 나눠서 길게 모직과 가죽 이어붙인건데요. 코트 좀 봐 주세.. 6 코트 좀 봐.. 2017/09/25 802
732059 Mbc제작비줄고 간부들법인카드 늘고ㅋ 1 배신남매 2017/09/25 720
732058 현직 의료인입니다. 70 dd 2017/09/25 26,914
732057 김재희X하현우 -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8 수상한가수 2017/09/25 1,352
732056 병원에서 피 뽑을 때 세 번씩 주사 찌르면 화내나요? 25 ... 2017/09/25 8,141
732055 전업인 동서는 안 가는 주중 제사 직장맘인 저는 가야 하나요? .. 32 제사싫어 2017/09/25 6,275
732054 감사합니다. 26 ... 2017/09/25 3,572
732053 옷은 직구가 힘드네요. 12 에고 2017/09/25 2,489
732052 유부님들 이성에게 연락은 왜 하나요? 6 이유가 2017/09/25 2,775
732051 신동진 "피구 경기에서 배현진 맞혔다가 발령".. 18 .. 2017/09/25 4,160
732050 산 잘 못오르는 20대 한라산 등반? 가능할까요? 17 한라산 올라.. 2017/09/25 1,650
732049 슬로우쿠커에서 수육하려고 하는데요. 질문! 화초엄니 2017/09/25 1,337
732048 건조한 피부에 맞는 로라메르시에 파데는 뭘까요? 2 저기 2017/09/25 907
732047 효리는 노래빼고 다 가진듯 24 효리네민박팬.. 2017/09/25 6,096
732046 아침 차려주는거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33 2017/09/25 6,101
732045 모형나무 같은 건축모형재료 파는 곳은 어디인가요? 2 리틀 2017/09/25 3,311
732044 윗집여자가 발매트를 베란다서 털어요 27 ㅉㅅ 2017/09/25 3,326
732043 유인촌 mb정부 블랙리스트 없었다... 27 유인총 2017/09/25 2,612
732042 임대사업자가 직장다니며 점포 운영 가능한가요? 2 ... 2017/09/25 709
732041 영화 '원스' 이상하게 여운이 기네요... 5 영화 2017/09/25 1,232
732040 아파트 단지 화단으로 담배꽁초 던지는 인간의 심리는 뭘까요.. 화남 2017/09/25 915
732039 여친강아지 우산으로때려죽인 남자..미쳐도제대로미친듯 .. 8 2017/09/25 1,458
732038 옆집 가족분란의 원인은 좁은집일듯 ... 45 이사좀가 2017/09/25 18,390
732037 마음이 소녀 3 마음 2017/09/25 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