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가보면 정말 천태만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더군요. 면접에 어울리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왜 이런걸 묻지? 싶은 곳도 있고 면접관들은 면접에 대한 교육을 안받나? 싶은 곳이 제법 있었습니다.
1. 한 곳은 유명 기관인데 면접관 10명이 앉아서 다대 일로 보는데 그 중 두어명이 저에게 아버지 직업을 집요하게 묻더군요. 유명 정치인 OOO이랑 저희 아버지 성함이 비슷한데 혹시 집안끼리 무슨 관계 없냐고도 묻고.
2. 다른 몇 번은 지방 큰 기관에 원서를 써서 운좋게 면접까지 올라가면 연고가 없는데 살 수 있겠냐, 결혼 여부(제가 노처녀입니다)도 묻고...
3. 어느 곳에서는 최종 합격 해서 연봉협상 하는 자리도 아니고 심지어 1차 면접 자리에서 (여긴 2차 면접이 최종) 현 직장의 연봉이 얼마인지를 집요하게 묻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합격하면 내규에 따라 받겠다면서 금액 자체를 두루 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면 십원 단위까지 제가 답변할 때가지 집요하게 묻질 않나, 그러고서는 제 연봉이 낮으니 OOO 씨는 연봉은 별로 상관없이 직장 다니는 사람인가 봐요? 이러면서 위아래로 훑질 않나.
4. 또 다른 기관은 자격요건에 딱 맞아서 지원했고 서류, 필기 다 통과해서 최종면접 보러 갔더니 지원요건에 없는 사항을 물어보며 제가 그게 부족해서 안되겠다는 식으로 공격을 하고...
5. 한 번은 1차 면접에 여자 20명, 남자 10명 정도가 모여서 대기실에 앉아 있었는데 정규직 채용 담당자가 모두 있는 자리에서 여기 여자분들 많이 계신데 우리는 다른 곳에 비하면 육아휴직 잘 쓸 수 있다, 그런데 육아휴직 신청자 하나 나오면 그 부서 포함 다들 뒤집어 진다, 어휴...이러는데 제가 잘못 들은줄 알았습니다. 그게 1차 면접 대기실에서 채용 담당자가 할 말은 아닌거 같아서요.
뭐 어떤 질문 같은 경우는 기분은 별로지만 이해가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떤 질문들은 면접에서 저따구 질문을 할거면 차라리 서류에서 날 자르던가, 아니면 지원 자격요건에 OO 전공자만 지원 가능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를 하지 왜 이렇게 불쾌하게 하나 싶은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지원한 곳들은 대개 공기관 아니면 유명 대학들입니다.
여전히 구직상태 백수로서 여기저기 취업원서를 넣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에는 좀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져서...비 오는 김에 넋두리 좀 하고 갑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취업을 희망하시는 분들 모두 원하시는 곳에 취업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포함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