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렸을 때 아랫입술을 하도 빨아서 이빨 자국이 반원 모양으로 났었어요.
손톱 물어 뜯는 거는 6학년 때까지 했고요.
틱은 아니었겠지만....
엄마가 저를 방치했어요. 옷 갈아 입는 거나 씻는 거 도와주지 않았고...
작은 일에도 운다고 매일 혼났어요. 울보라고.
그냥 혼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육두문자 써가며...
*#% 년~ 때리면 맞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엄마가 내 편인 줄 알았는데
친구가 있는 데서 저를 막 혼내서 (9살인데 3살 동생 밥 안 챙겨줬다고)
죽고 싶었어요.
옷도 늘 물려 받은 옷에 엄마가 입던 옷을 입기도 하고.
시험을 못 보면 매를 맞기도 하고 그랬어요.
전 이미 그때부터 우울증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 원형탈모가 심하게 오고
고등학교 때는 3학년 되니까 난독증이 오더라고요. 글이 잘 안 읽히고
시험 보다가 불안해서 문제를 잘 못 읽고 시험을 종종 망쳤어요.
그런데 희한하게 저는 일류대에 진학했어요. 시험보는 날은 컨디션이 그나마 좋았어요.
지금은 버젓한 직장에서 1년에 7~8천, 많게는 1억도 버는 여자가 되었지만...
가끔 이런 게 우울증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요.
요즘 증상은 누군가 나에게 뭘 지적하기만 해도
너무 우울해져요. 내가 말한 의견에 대해서 "그건 이런 거 아닌가?"라는 식의 반론만 제기해도
어질어질 잘 대답을 못하고 횡설수설할 때가 가끔 있어요.
이런 것도 다른 방식의 우울증인지...
지금까지는 운동하고 일을 성실히 하고 이런 걸로 버텼는데...
요즘은 삶의 의미가 없어요.
이런 건 약을 먹어야 하나요? 아님 상담이 유효할까요?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