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나 전쟁영화나 히어로 영화나
아 얘랑 얘랑 쟤는 죽겠구나 척 보면 알잖아요.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다 아는 이야기고
흐름상 여기서 주인공이 무슨 대사 및 무슨 동작 하겠구나까지 다 보여요, 보이는데...
그럼에도 뻔하지 않아요.
시청 앞에서 주먹밥 돌리는 처녀와 아주머니 봤을 때 첫 눈물이 났어요.
저 사람들에게 몇 시간 후 닥칠 일을 아니까요.
이제 콧물까지 쏟게 몰아가겠군 타이밍을 보고 있는데
안 와요.
여간해선 흐느낌이 나오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걸 막으려고 감독이 온 힘을 다해 감정을 억제하는 것 같았어요.
강요 안 할테니 관객 본심으로 느끼고 생각해라, 하는 양
있었던 사실을 담담하게 보이기만 할 뿐 여기서 울어라! 하지 않아요.
이런 비극 실화를 다룬 영화로선 신선한 시도라 인상적이었어요.
변호인보다 아래라는 후기를 몇 개 봤지요.
그건 이 영화에 카타르시스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변호인 마지막 장면에서 변호사들이 하나 씩 일어나는, 노통이 옳은 길을 왔다는 그 절정이
택시운전사에는 없어요.
이 또한 감독의 의도 같고요, 왜냐면 광주의 그 일들은 지금도 진행형이지 종결된 게 아니잖아요.
주절대기보다 다른 어떤 영화보다 꼭 보셨음 하고요
송강호씨, 아직도 여력이 남은 연기력 감탄했습니다.
눈 가에 주름이 깊어졌더군요, 우아한 세계 이후 또 한 번 내 마음의 최고 배우 갱신 중이세요.
나에게는 밀회의 찌질 남편으로 깊은 인상을 준 박혁권씨
안 찌질한 역으로는 처음 보는 듯한 ㅋ 80년의 수트빨과 당시 언론과 현재 언론이 오버랩 돼는 역이었어요.
나가수에서 김연우에 대한 평가가 있었지요. 더 지를 수 있는데 안 지른다.
이 영화에서 박혁권씨 연기가 그랬답니다.
류준열은 참 좋은 영화 이력을 쌓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냥, 해빙 이후 조진웅의 작품 고르는 능력에 불만이 커져만 가고 있었거늘
김수현보다, 유승호보다 준열이에게 기대가 큽니다.
참바다씨!
좋아해요! 하지만 이번에는 송강호씨에게 연기가 눌렸다고 느꼈어요!
어쩔 수 없지요! 희극 지분에서 아무래도 겹치니까요!
고래에서 고래 묘사할 때 그 슬랩스틱 연기가 참바다 연기의 매력이라고 믿지만
이 영화에서 그런 연기를 했다면 너무 튀는 오버질이였을 거에요! 안해서 다행이에요!
다만 마지막의 그 ....씬들은....
어떤 의도였는지 너무 궁금할 만큼...어리둥절한 씬이라...;;
물론 그 ...씬들이 실화라면 괜찮지만....
차라리 힌즈페터가 긴박하게 기사를 쓰고 알리는 장면을 더 넣어줬다면 여운이 길었을 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