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주가는 비행기 좌석이 앞쪽 창가라 밖에 잘 보였어요.
구름 사이로 아래를 보니 풍경이 아기자기 이쁘더군요.
한참 전에 사귀었던 전남친이 생각났어요.
그사람 비행사였어요 (헬리콥터)
비행기에서 아래 풍경을 사진 찍어서 보내주곤 했어요.
그땐 상처를 너무 받아서, 우리가 사랑을 하긴 했었나 싶었었죠.
오늘 찬찬히 하늘에서 아래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몇년 동안
상처 때문에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들이 정리 되더군요.
그사람 참 달콤한 사람이 였어요.
목소리가 너무 좋았고 각을 세운것 같은 얼굴형태
넓은 어깨, 힐을 신고도 올라봐야했던 듬직했던 그.
우연히 그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내 모습을 몰래 찍어 보관한 파일
(제가 사진찍는걸 싫어했어요 )
내게 써주었던 시
내게 해주었던 요리들
한번을 서로 싸워서 안만나려고 하다가 늦게라도 보고싶어서
늦게 그의 집에 갔어요
무슨 견과류가 잔득 든 것 같은 스프 비스무래한걸 먹으라고 권하더군요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싫다고 하니
혼자 꾸역꾸역 먹더군요.
나를 위해 요리했는데 내가 안먹으니 자기라도 먹어야한다고...
나를 위해 만든건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가 그의 집으로 가는 그시간에 요리를 한거였어요.
내게 요리를 해주고 정리 하던 그의 바쁜 손 놀림
날 위해 준비한 맥주병에 라임 한조각을 끼워서 내게 내밀던 그, 그의 미소
운동하면서 노래를 들어야겠다는 말에 바로 아이팟을 사서 선물하던 그가
어떨땐 감당이 안됐어요
그가 요리한 스파게티 먹고나서 맛있다고 했어요
사실 전 스파게티를 좋아하지 않지만 요리를 해준 그가 고마워서 말했어요.
그는 이메일로 스파게티 레시피를 보고서처럼 만들어 보내더군요.
중간중간 사진까지 찍어서
그는 그렇게 달콤하면서도 성격적으로는 문제가 있어 보였어요.
금요일에 만나면 자기를 주중에만 보려고 한다고 화내고
토요일날 만나면 자기를 주말에만 만나려고 한다고 화를 냈죠.
전 자주 보는것이 피곤해서 일주일에 하루나 주말만 같이 보내고 싶어했는데
그런 저를 힘들어했어요
그냥 사랑에 빠져있는 상태가 힘든 사람 같아 보였어요.
조종사라 쉬는 날이 일정하지 않았는데
외로왔는지 집에 있는 날이면 하루 종일 문자하는 것 같았어요
한번은 제가 6-7시 쯤 전화해준다고 하고는 바쁘일 때문에 잊었어요
제가 자기한테 연락하는 걸 잊었다고
내가 자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화내고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화내고
남자라면
일관련이든 친구든 저녁식사도 못하게 할 정도로 싫어하고
....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내가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믿지 않고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전 분명 사랑하는데 아니라고 하더군요.
다른 이유 때문에 만나냐고까지 했어요.
그리고 혼자 힘들어 했었죠.
나와 전남친 사이를 의심하고
분명 내가 사랑하는건 그사람이였는데 안 믿더군요.
헤어지고 내 자신조차도 내가 그를 진정 사랑했었는지 헷갈리던 군요.
그가 헤어지자 먼저 말하고
일주일 후에 다시 연락와선 또 다시 힘들어하더니 서서히 연락을
줄이는 방법으로 절 끊어내더군요.
그사이 전 피가 마르는 느낌이였어요.
두번째 헤어지자고 할땐 제가 매달렸어요.
그는 제 전화를 함께 있는 다른여자한테 받게 함으로써, 제게 확실한 이별의사를 표현했어요
그는 집에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어요.
그는 날 진정 사랑했을까?
내가 그를 정말 사랑했을까?
그렇게 그와의 인연은 모래처럼 내안에서 빠져 나가고 너무 힘들었어죠.
그에게 건 전화를 다른 여자에게 받게하고, 그여자가 나를 모욕하게 놔두었던
그가 나를 사랑한 적은 있었을까~~
헤어짐보다 헤어짐의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태도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정말 그는 날 사랑하긴했을까....
우리가 사랑한적이 있었을까~~~~
오늘 그 대답을 얻었어요.
그는 나를 사랑했다는거
사랑의 감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그의 성격 때문에
정말 특이한 그의 성격 때문에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떠났던 거 라는 걸 오늘 깨닮게 되었어요.
왠지
나를 괴롭혀왔던 오래된 상처같던 실타래가 풀린듯한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