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딸아이에요
첫 번째 경우,
매일은 아니지만 자기 방을 자주 치워요.
머리카락도 줍고... 깔끔한 편이지요.
치우는 자질구레한 물건들 내지는 버릴 것들을 바로 문 밖의 식탁위에 올려놔요.
그러면 제가 버릴 것 안 버릴 것 가려서 마저 치우구요.
물론 본인 방만 치우지요.
남편은 이러는 딸 아이가 얄밉대요.
마저 쓰레기통에 버리고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하는데,식탁위에 놓고 만다구요.
자기 방만 깨끗하면 된다는 생각이 얄밉다네요.
저는 이러는 딸 아이가 그래도 기특해요.
물론 마저 깔끔이 치우면 더 좋겠지만,
바쁘고 피곤한 와중에 그렇게 자기 방만이라도 치우는 아이에게 얄밉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거든요.
두 번째 경우,
딸아이가 요새 공부를 좀 안하네요.
옆에서 보기가 속이 타지만,
여름방학 초반에 열심히 하더니,
뭔가 마음에 동요가 있는지 요새 슬럼프에요
본인은 절대 인정 안하지만 옆에서 보는 전 알지요.
그치만 뭐라하면 기분이 나빠져 올타구나 더 안하니,
뭐라했다 또 비위 맞춰줬다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생전 아이 공부 문제에 관여 안하던 남편이 보다 못하겠는지 한마디 하더라구요.
중간고사 때 보겠다고,
이런 식이고 성적 안나오면 학원이고 뭐고 다 관두라고...
아이도 지지않고 몇마디 했지만, 아이 아빠가 그래도 좀 참더라구요.
그래도 많이 대들진 못해요.
아빠를 좀 무서워 하거든요.
그러고 다음 날,
하교하는 아이를 데려 오는데(멀어서 제가 통학시켜요)
차 안에서 `아! 집에 가기 싫다` 이러더라구요
순간 쿵 하고 마음이 떨렸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왜? 아빠가 뭐라해서? 이러면서 좋게 얘기했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아빠랑 엄마는 널 사랑하고 걱정해서 그런거다,
요새 공부 안하는 거 사실이고, 기다려 줄께.
언제든 이런 시기 올 수 있는데, 오히려 빨리 와서 다행일 수 있다...
등등등...
이 대목에서요
아이 아빠는
어디 부모 앞에서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할 수 있냐 하구요.
못됐다 그러죠ㅠㅜ
저는
그래도 이렇게 말 할 수 있는게 다행이고,
의지하고 믿으니 저런 소리 하는 거다 하는 생각이거든요.
말도 못하고 겉으론 아닌 척하고 속으로 끙끙 앓다가 뭔 일 저지르는 것 보다야 건강한 거다 싶은 생각이에요.
항상 이런 식으로 남편하고 아이 문제로 대립해요.
제 생각을 얘기하면
남편은 그렇게 좋게좋게만 생각하다 큰 코 다친다고 하고
그런 식으로 애 키워서 나중에 어떻게 되나 보자 하고...
제일 듣기 싫은 말,
애한테 제가 쩔쩔 맨대요.
좋게좋게 해결하려는 제 행동들이 그렇게 보이나 본데,
권위적인 아빠의 모습이죠.
아빠랑 딸아이가 좀 사이가 좋았음 좋겠어요ㅠㅜ
휴우...제가 아이에게 대하는게 지나치게 유연한가요?
이러는 남편이 너무 밉네요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