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10년차고요, 저희 남편은 분노 조절 장애 수준에서 (화가 나면 막말, 샤우팅 , 물건 던지거나 차기) 10년 동안 정말 울고, 타이르고 , 호소하고, 화내고 온갖 갖은 노력을 다해서 지금은 그나마 조금 나아진 정도(물건은 던지지 않음) 로 바뀌었습니다.
그간 제가 흘린 눈물과 타들어간 속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아이들 둘을 위해 내가 바뀌고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아빠는 별것 아닌걸로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른다.. 는 것을 알아버렸네요. 저도 또한 사람인지라 참고 참다가 도저히 (여자들 히스테리 부리는 식으로 닥달질을 하며 사람을 몰아부칠때) 못참을 때는 같이 맞받아치고 그러다 보면 아이들 앞에서 언성 높이며 부딪히는 일이 생깁니다.
그 빈도는 한 2달이나 3달에 한번 정도 내지는 정말 선방했을때 반년에 한번 정도인데요, 아직도 모든 것을 제 탓으로 돌리며 분노를 폭발시키는 남편을 볼 때마다 정말.. 더 이상 끝이 안보일 정도로 좌절하게 됩니다.
어제는 과천 과학관을 갔었습니다. 주말이면 아침 11시까지 자고 워낙 에너지도 없는 사람이라 가급적 동네 외엔 나가지 않지만 정말 한달만에 아이들 데리고 좋은시간 보내려 맘먹고 나간거였어요. 사람은 물론 많았고, 중간에 어지럽다는둥 피곤하다는둥 하며 의자에만 앉아있고 제가 아이들 둘 인솔하여 이것 저것 보여주었어요. 그런 곳에 갔을때 남편을 건드리지 않는 불문율 1은 남편이 집에 가자할때 갈것. 그리고 피곤하다 할때 쉬게 할것. 이에요.
저도 무지하게 힘들고 피곤했지만 참고 집에 3 시 반 경 돌아오려하는데.... 선방했나 했는데.... 비가 비가 하늘에 정말 구멍이 난 것처럼 스콜처럼 무지하게 퍼붓는 거에요. 당연히 우산 2개로 4명이 쓰니 비맞은 생쥐가 됐고 작은 아이 유모차까지 물에 빠진 것 처럼 젖었어요. 아이들은 첨벙대며 신이 났고, 저 또한 날씨 변화는 어쩔 수 없기에 제가 어린 시절 일부러 비맞고 집에 갔다가 할머니에게 혼 난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차에 도착했는데 ,,,,
이 사람 표정이 당연히 장난이 아닙니다. 정말 잡아먹을듯이 씩씩대며 인상은 완전히 구겨져서 차로 가방과 우산을 집어 내다 던지듯 하더군요. 아이들은 눈치보기 시작이구요. 제가 너무 화가 나서 비오는 게 제 탓은 아닌데 아이들 앞에서 화내지 말라 했더니 이런 날씨에 나가저는 거는 대한민국에 저 하나 랍니다..ㅠㅠ 아침에는 비 한방울 오지 않았거든요.
날씨 변화까지 예측해서 모든 걸 계획해야 싸움을 면할 수 있는겁니까? 정말 너무 분하고 화가 났지만 두마디 정도 차에서 소리치고 집에 와서 애들 씻기고 말리고 빨래 돌리고 할동안 누워있더니 그제야 화가 풀린듯(항상 저런식이에요. 황당하게 뒤통수 쳐놓고 지 화풀리면 ) 갑자기 빨래를 개고 집안일을 돕더군요.
집안일 1도 안해도 좋으니 제발 저 지랄병, 갑자기 화내는 미친 병좀 고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심장병 걸리겠지만 아이들도 너무 악영향 받을 거 같아서 속이 상해요. 정작 본인은 지가 완벽한남편에 아버지로 알고 있습니다. 돈을 잘벌고 ,일찍 들어오고(들어오자마자 아이들한테 인사하고 바로 방으로 가서 드러누워 스마튼 폰 봅니다) 남들에게 번듯한 직업 있다 .. 그거 하나로 완전 착각 속에 빠진 남편. 아무리 제가 노력을 해도 아이들을 다른 데 맡기기 전에는 한 집에 사니 어쩔수 없이 가끔씩 부부싸움을 하는 걸 보여주고야 마는 부모. 정말 너무너무 속이 상하는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