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먹고 장 보는데 남편이 쇠갈비 찜용 한팩을 카트에 싣네요.
여보. 갈비찜 해먹자.. 이러면서요.
오늘 깍두기 담고 동치미도 담고 그러는데
뭐 까이꺼 갈비찜도 하지 뭐.
원래 일요일에 장거리 달리기 훈련하려고 했는데
아침에 깍두기와 동치미 담고
점심으로 갈비찜 해서 먹고 그러느라고 늦었어요.
새로 산 모시 매트리스 패드와 이불을 빨아널고
기온이 조금이라도 내려가길 기다렸다가 뛰려고 나갔는데
반도 못 뛰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찌는 날씨보다는 비오는게 달리긴 더 좋아요.
목도 덜 마르고 땀도 바로 비에 젖어서 덜 흐르구요.
그때까지만해도 아직 사태파악을 못 했는데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고 번개와 천둥, 이어서 세찬 바람까지 불기 시작한 다음에야
베란다 유리문을 조금 열어놓은거랑 널어놓은 이불 생각이 났습니다.
비웅덩이 물을 첨벙첨벙 튀기면서 서둘러 집에 오니
아니나 다를까 베란다에 널어놓은 모시이불은 다 젖었네요.
유리문 닫고 베란다랑 마루까지 들이친 비 닦고 제습기 틀고
모시이불은 다시 세탁기에 넣고 미처 못한 운동 마무리 하려고 나갔어요.
핸드폰도 너무 젖어서 집에 놓고 나갔어요.
오늘 예정한 거리 22 Km 를 다 뛰고 집에 오니
발 뒤꿈치가 얼얼합니다.
남편이 저보고 와~~ 우리 부인, 대단해! 하면서 존경스럽답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킨다는건 참 기분 좋은 일이군요.
샤워하고 빨래하고 TV 에 니콜 키드만 나오는 영화를 우연히 봐서 끝까지 보다보니
잠들 시간을 놓쳐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