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대학생 아이가 보이스 피싱 당했다고 쓴 사람인데요.
자작극 아니냐, 애가 바보냐 하는 상처받는 소리들 땜에 글을 지웠습니다.
그래도 요즘 보이스피싱이 이체된 통장에서 돈을 바로 못 빼가는 거라 직접 현금을 건네받는다는 등
위로해주시는 분들 정말 고마웠습니다.
검색해보니 불과 며칠 전에 한국외대 무슨 단과대 학생회 간부도 가지고 있던 학생회비 공금을
똑같은 수법으로 당해 1900만원을 날렸더군요. 그래서 경찰이 수사 들어갔고 돈을 전달해줬던 수서역 등 시시티브이 확보했다고 하더라고요.
역시 그 기사 댓글들도 자작극이네, 공범과 짜고 그랬네, 대학생씩이나 되서 멍청하네 등등 난리도 아니더군요.
문제는 지금 아이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식음을 전폐하고 자학하고 자책만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놈 말을 안 들으면 무슨 큰 일이 날줄 알고 너무 무서워서, 자기 행동을 다 보고 있는 듯이 말해서,
어디에 도움을 청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자기도 돌이켜 보면 빠져나갈 구멍은 있었는데 왜 그리 했는지,
옆에 사람이 이렇게 답답할 정도인데
거기에 하루내 놀아난 본인은 어떤 심정이겠어요?
상처가 이렇게 깊게 남겨지고 평생 이 트라우마가 갈거라 생각하니 앞이 캄캄합니다.
물론 언젠가는 잊겠지만, 문제는 아이 스스로가 그런 자신을 용납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저도 앞으로 일어날 더 큰 사고를 이번 천만원으로 막았다고 생각하라고, 그렇게 엄마도 생각한다고
아무리 위로해도 안됩니다. 다 싫답니다.
이렇게 크게 돈 사고 당해보신분들이나, 크게 배신감 당해본 분들은 이 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셨는지요?
좋은 말씀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