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송경동 - 3000만 원 짜리 문학상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데 거부했다

고딩맘 조회수 : 568
작성일 : 2017-07-03 10:18:52

[송경동(시인)] 

'2017 미당문학상' 후보로 올리려 한다고 중앙일보에서 전화가 왔다. 적절치 않은 상이라고 했다. 미당의 시적 역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친일 부역과 5.18 광주학살과 쿠테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쓰고 그 군부정권에 부역했던 이를 도리어 기리는 상 자체가 부적절하고 그 말미에라도 내 이름을 넣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건 어줍잖은 삶이었더라도 내가 살아 온 세월에 대한 부정이고,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 왔고, 살아가는 벗들을 부정하는 일이며, 식민지와 독재로 점철된 긴 한국의 역사에서 민주주의와 해방을 위해 싸우다 수없이 죽어가고, 끌려가고, 짓밟힌 무수한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 의아스러웠던 건 내 시를 그들이 오독(물론 시는 읽은 이들의 것이지만)한 일이다. 내 시를 존중해 주는 눈과 마음이 있었다면 도대체 나와 '미당'이 어디에서 만날 수 있단 말인가. 때론 더 긴 시간 평행선을 달리며 만나지 말아야 할 아름다운 인연도 있다. 좀더 일찍 '미당'과 화해를 시도하고 만난 문우들, 선생님들도 있다. 그들에게 나의 잣대만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누구에게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라도 가야하는 길들이 있을 것이다. 조금은 외롭고 외지더라도 내가 걸어보고 싶은 다른 길이 있다고 믿어본다.... 

(이렇게 쓰고 났는데 3000만 원이라는 혹시모를 돈이 눈 앞에 자꾸 어른거리는 참 삼삼한 일요일 저녁 무렵. 축축한 비는 내리고... 당시 옥중에 있었을 김남주 샘도 오랜만에 떠오르니 동네슈퍼 가서 고급진 3000원짜리 청하라도 한 병 사먹어야겠다^^) 



원문보기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355020607897233&id=10000167...



3000원짜리 청하 한 박스 보내주고 싶은 심정...


IP : 183.96.xxx.24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7.3 10:58 AM (96.246.xxx.6)

    아하,
    송경동 시인 존경합니다.
    그 누가 가난한자가 무식하고 뻔뻔하고 욕심 많다고 일반화 할 것인가?
    여기 82쿡에서 고졸 고졸 하며 깔보는 고졸 시인이지요.
    가난하고, 그래도 세월호 집회 앞장섭니다. 버스 위에서 추모시 읽다가
    경찰에 끌려내려오고 검사에게도 불려갑니다.
    친일과 독재권력에 아부한 시인이 주는 상 안 받는다고..
    삼천만원이 그에겐 얼마나 큰 돈일텐데...
    이 분 시 잘 쓰십니다.
    시집 좀 삽시다.

  • 2. 최근 시집
    '17.7.3 11:07 AM (96.246.xxx.6)

    원글님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0500581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05916 드럼세탁기에 건조기능 있는거 써보신분 23 2017/07/05 4,663
705915 송송이 1위....누가 덕을보나 ㅠㅠ 2 하루종일 2017/07/05 1,554
705914 北 장웅...체육으로 남북관계 푼다는 건 천진난만 1 ........ 2017/07/05 599
705913 노브랜드 돈까스 맛있나요? 7 2017/07/05 1,960
705912 "반려견 혼자 있어도 괜찮은 시간은 최대 4시간&quo.. ..... 2017/07/05 1,184
705911 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아세요? 8 7월 2017/07/05 2,622
705910 김장김치 상태좀 봐주세요ㅠ 4 시무룩 2017/07/05 1,074
705909 애들이 '엄지 척' 하는 엄마표 요리 뭐 있으신가요? 22 엄마 2017/07/05 4,601
705908 혹시 드럼 통돌이 2개 쓰시는분 계시나요 6 코코 2017/07/05 1,258
705907 또봉이 통닭 똥집 튀김=18,000원 4 .. 2017/07/05 2,236
705906 부끄럽지만 물어볼곳이 여기밖에 없어서요 12 .... 2017/07/05 4,456
705905 문재인과 그 패거리들은 얼마까지 뻔뻔해질수 있을까 ? 28 뭘상상하든더.. 2017/07/05 3,035
705904 "이유미, 무서워 그만하자"..통화 녹취 추.. 6 샬랄라 2017/07/05 3,498
705903 동대문에 빅사이즈 수영복 파는곳있나요? 2 ㅠㅠ 2017/07/05 2,116
705902 미용실 거울이 진짜인 거죠? ㅋㅋㅋㅋ 7 ㅋㅋㅋ 2017/07/05 3,273
705901 식당에서 본광경 여러분도 같은생각인가요? 31 모모 2017/07/05 6,808
705900 부산 해운대 근처 공원??? 2 도움요청 2017/07/05 715
705899 모집) 노원 임산부 그림책 모임 으뜸헤엄이 2017/07/05 707
705898 옥자에서 제일 웃겼던 장면.. (주관적) 7 스포없음 2017/07/05 2,155
705897 카네스텐은 바르는즉시 2 2017/07/05 2,028
705896 현대 코나 / 기아 스토닉 어느게 나을까요? 5 아시는 분 2017/07/05 1,464
705895 (후기) 얻어먹는 직장상사 후기 올려요... 52 ..... 2017/07/05 18,599
705894 최악의 남편 9 이런 ㅅㄲ 2017/07/05 4,571
705893 한국인위안부영상.. 73년만에 공개됐네요ㅠㅠㅠ 16 ㅡㅡ 2017/07/05 3,263
705892 김상곤 "특권교육 폐해 개혁.. 자사고·외고 설립 목적.. 6 샬랄라 2017/07/05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