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송경동 - 3000만 원 짜리 문학상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데 거부했다

고딩맘 조회수 : 551
작성일 : 2017-07-03 10:18:52

[송경동(시인)] 

'2017 미당문학상' 후보로 올리려 한다고 중앙일보에서 전화가 왔다. 적절치 않은 상이라고 했다. 미당의 시적 역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친일 부역과 5.18 광주학살과 쿠테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쓰고 그 군부정권에 부역했던 이를 도리어 기리는 상 자체가 부적절하고 그 말미에라도 내 이름을 넣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건 어줍잖은 삶이었더라도 내가 살아 온 세월에 대한 부정이고,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 왔고, 살아가는 벗들을 부정하는 일이며, 식민지와 독재로 점철된 긴 한국의 역사에서 민주주의와 해방을 위해 싸우다 수없이 죽어가고, 끌려가고, 짓밟힌 무수한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 의아스러웠던 건 내 시를 그들이 오독(물론 시는 읽은 이들의 것이지만)한 일이다. 내 시를 존중해 주는 눈과 마음이 있었다면 도대체 나와 '미당'이 어디에서 만날 수 있단 말인가. 때론 더 긴 시간 평행선을 달리며 만나지 말아야 할 아름다운 인연도 있다. 좀더 일찍 '미당'과 화해를 시도하고 만난 문우들, 선생님들도 있다. 그들에게 나의 잣대만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누구에게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라도 가야하는 길들이 있을 것이다. 조금은 외롭고 외지더라도 내가 걸어보고 싶은 다른 길이 있다고 믿어본다.... 

(이렇게 쓰고 났는데 3000만 원이라는 혹시모를 돈이 눈 앞에 자꾸 어른거리는 참 삼삼한 일요일 저녁 무렵. 축축한 비는 내리고... 당시 옥중에 있었을 김남주 샘도 오랜만에 떠오르니 동네슈퍼 가서 고급진 3000원짜리 청하라도 한 병 사먹어야겠다^^) 



원문보기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355020607897233&id=10000167...



3000원짜리 청하 한 박스 보내주고 싶은 심정...


IP : 183.96.xxx.24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7.3 10:58 AM (96.246.xxx.6)

    아하,
    송경동 시인 존경합니다.
    그 누가 가난한자가 무식하고 뻔뻔하고 욕심 많다고 일반화 할 것인가?
    여기 82쿡에서 고졸 고졸 하며 깔보는 고졸 시인이지요.
    가난하고, 그래도 세월호 집회 앞장섭니다. 버스 위에서 추모시 읽다가
    경찰에 끌려내려오고 검사에게도 불려갑니다.
    친일과 독재권력에 아부한 시인이 주는 상 안 받는다고..
    삼천만원이 그에겐 얼마나 큰 돈일텐데...
    이 분 시 잘 쓰십니다.
    시집 좀 삽시다.

  • 2. 최근 시집
    '17.7.3 11:07 AM (96.246.xxx.6)

    원글님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0500581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08007 전세2억 = 보증금7천 월50 이랑 같은가요? 5 akk 2017/07/11 1,662
708006 오십넘은 남편 너무 바보 같아요 8 측은 2017/07/11 4,702
708005 [속보]靑 "무조건 야당 주장 따르라는 자세로는 대화 .. 17 ㅇㅇ 2017/07/11 2,788
708004 11월 중순에 여행하기 좋은 곳 좀 추천해 주세요. 1 희망 여행 2017/07/11 810
708003 지웰청소기 2 도움 2017/07/11 575
708002 대형버스대형트럭 전무조건피하고 봐요 16 ㄴㄷ 2017/07/11 2,132
708001 태국 호텔숙소 수영장 이용할건데요 7 태국 2017/07/11 1,292
708000 산후도우미랑 베이비시터.. 6 ㅇㅇ 2017/07/11 1,702
707999 우유가 위염에 왜 나쁜거죠?^^ 5 위염 2017/07/11 4,124
707998 언년이 신경 끊고 찰스에 집중하면 안 될까요? 8 .. 2017/07/11 558
707997 모르는 번호가 와서 받았더니 1 , 2017/07/11 1,546
707996 중3은 내신등수 알려주나요? 12 궁금이 2017/07/11 1,285
707995 '미친X' 막말 이언주 의원, 국회 윤리위 회부될까 3 가짜 사과 .. 2017/07/11 802
707994 이언주 사무실 앞에 학교 비정규직 어머님들 몰려와서 농성중 2 격세지감 2017/07/11 1,060
707993 아랫층에서 베란다 누수 있다고 올라와서 식겁 3 . . . 2017/07/11 2,757
707992 올챙이 국수 정말 맛있네요 7 옥수수 2017/07/11 1,543
707991 공부를 그리 시켜도 수학 50점 맞아오는 아이는 포기해야 할까요.. 17 쪼아쪼아 2017/07/11 5,012
707990 황혼이혼을 하시고 싶어하시는데요 ..재산분할은 .. 9 af 2017/07/11 3,965
707989 마루 들뜸. 끝이 없네요. 3 2017/07/11 1,691
707988 내성적인 사람들은 식당, 편의점 알바등을 꺼리게 되나요? 7 국수먹다 2017/07/11 3,418
707987 이언주 SBS 통화내용. 발암주의 4 ㅇㅇㅇ 2017/07/11 1,576
707986 청주에서 오리찰흙구이 잘하는집 어딘가요 2 오리 2017/07/11 766
707985 에어컨을 구입해야하는데 홈쇼핑표 괜찮을까요? 6 에어컨 2017/07/11 1,023
707984 이언주 발언은 봤는데 도대체 한번에 몇직업을 까는건지.. 20 ... 2017/07/11 3,487
707983 러닝머신쓰시는 중년분들요. 13 오늘도빵 2017/07/11 2,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