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4살 남친은 29살이에요.
작년 여름에 사귀어서 현재 거의 1년 다되어 갑니다.
남친은 제가 그동안 만난 여자들 중에서 가장 사랑한다고 하고 저도 결혼할 나이 이제 많이 넘었잖아요.
그동안 살짝살짝 결혼한다면 앞으로 ***하겠다 이런 얘기도 많이 했고
특히 남친은 (정작 저는 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자꾸 임신하면, 애기 낳으면 이런 가정법 대화를 많이 해서
전 우리가 앞으로 미래도 같이 꿈꾸겠구나 생각 했거든요.
근데 2일 전에 "나 언제 당신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면 좋을까?" 라고 제가 말 꺼냈는데
저와 함께 하는 미래, 결혼에 대해서 생각은 많이 하지만 아직은 100% 결정은 못했다고
결혼 결정이 처음이고(그거야 당연히?) 저 만나기 전에는 공공연히 나는 결혼 안하겠다고 떠들고 다니던 남자여서
좀 더 생각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거기에 더해서 정말 진지하게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니 그것도 생각해봐야 하겠다고 하고요.
아이 문제는 사귀고 며칠 안된 시점에서 제 나름대로는 확실하게 얘기했던 적이 있는데 남친은 그때 대충 넘겼나봐요.
그때는 저한테 자기도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은 안한다고 그랬거든요.
다시 강하게 얘기하니 그정도까지 강하게 아이를 안갖고 싶은줄은 몰랐다며 남친은 한명은 낳고 싶다고 하네요.
저도 남친을 사랑하니까, 남친 닮은 귀여운 애기면 한명 정도는... 까지는 생각이 있기는 한데요.
저 닮으면 너무 끔찍할거 같은데 어떤 아이를 낳을지 골라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애기 낳아도 새 세상이 열린 것 마냥 사람이 바뀌어서 애기 사랑할 사람은 절대 아니에요.
여기엔 사연도 좀 많은데, 짧게 요약하자면 저는 왜 부모님이 날 낳아가지고 세상에 패대기쳤는지 이해를 못하겠거든요.
열다섯쯤부터 이런 생각을 했는데 서른 네살이 된 지금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관심도 없고 아무것도 안해줄거면 뭐하러 낳았는지 모르겠고, 지금도 부모님 태도엔 딱히 변한게 없어요.
심지어 이나이 됐는데도 결혼하라고 닥달하시지도 않아요.
이 점에 대해서도 다 얘기하고 네가 아이를 강하게 원하면 빨리 헤어져달라고 했거든요.
이후 남친이 집에가서 잘 생각한 모양인데, 자기는 결혼하는 쪽에 좀 더 기울긴 한다고 해요.
근데 이 대화 이후로
제가 좀 식어버린 듯 해요.
스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스펙 나열해보면 이래요.
현재 남친 : 무직이긴 하.....지만 언제든지 재취업은 가능하.....지만
본인이 원래 직업으로 재취업 하기 너무 싫다고 하는 상태.
원래 직업으로 돌아갈 시 연봉은 3800정도... 시간이 지나도 크게 오르진 못하고 본인도 평생 할 생각 절대 없음
모아둔 돈 2천
훈훈한 외모여서 가만 있어도 여자들이 엮이는 타입.... 정작 본인은 슬쩍 엮이는 여자 매우매우 싫어함....
학벌은 지방에서 "이런 대학도 있구나" 하는 대학....
저 : 현재 연봉 7200. 몇년내 상승은 가능하지만 8천에서 1억이 상한선.
경력이 아주 많이 쌓이거나, 학위과정 졸업한다면 1.5억 까진 오를 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저는 남친이랑 같이 제쪽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사업하길 바람.
사업해서 크게 욕심 안내고 부부 함께 일해서 둘이 월 천오백정도 가져가는걸 목표로...
외모 그냥 그럼
모아둔 돈 1.3억 (20살에 땡전 한푼 없이 집 나와서 빚진거 싹 다 갚고 모은것)
학벌 연고대급
결혼 작년까진 무지 하고 싶었으나 막상 남친 사귀고 난 후 배가 불렀는지 결혼 안하고 혼자 살아도 괜찮지 않나 생각함
집안 : 둘다 집에서 줄 거 없고 그렇다고 부모님 도와드려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똑같음.... 남친네가 쪼끔 나은 정도....
생각해보니 저는 사업 안벌여도 주 5일 출근하면 550정도, 편하게 지내려면 주3~4일 간간히 알바도 가능하고요...
그정도 따박따박 받으면서 혼자 살 수 있는거 같고
크게 외로움 타거나 하는 성격이 아니며 아이도 정말 원하지 않는 편에 가깝고
남친 외모 훈훈해서 좋기야 하지만 원래 외모 따지는 편도 아니거든요.
남친이 좋다고 들이댔지 저는 첨엔 나이차이 넘 많이 난다고 도망다녔고......
내가 굳이 이 남자 데리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2일동안 점점 커지네요....
말하자면 사랑이 급격히 식어가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내가 원하는건 너뿐이며 아무것도 안가져와도 된다고 했었거든요....
저는 원래 성격이 다른 남자 사귈때에도 내가 주도적이고 내가 심리적으로 남친을 쥐어야 만족하는 타입이어서
기우는 결혼 자체가 저를 불행하게 하거나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쥔다고 표현했지만 못살게 구는 그런거 아니에요. 애정표현 엄청 많이 하고 많이 양보하고 그래요...
어떤거냐면 위에서 말했다시피 남편이 어차피 돈 많이 못 벌 바에야 기꺼이 저를 도와서 살기를 바래요.
아니면 돈을 저랑 동등하게 벌면서 자기 하고 싶은거 하던가요.
절대로 집에서 노는 셔터맨 남편을 용인할 생각은 없어요.
아버지도 평생 그렇게 사셨기 때문에 제일 혐오하고 제일 싫어하는 남자가 집에서 노는 남자고
저는 절대 엄마처럼 남편 벌어먹여 살리지 않을거에요.
근데 이렇게 생각하면, 결혼할 이유가 정말 하나도 없네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