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뜨거운 여름이 또 있었을까 싶네요. 비가 언제 내렸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모 심은 논에 물이 말라,농수로를 통해서 남은 저수지 물 바닥이 보일 때 까지 보내주고 있네요.
논물 보충도 이게 마지막인듯...그나마 여긴 모심을 물이라도 있지,
저희 논이 있는 곳엔 모 심을 물도 없어 결국 벼농사를 포기했습니다.
울낭구 콩을 심자 해서 트랙터로 땅을 갈았는데, 흙먼지에 숨이 막힐 뻔 했다네요...
아무런 준비 없이 가서 흙먼지를 다 들여마시고, 머리 끝에서 발 끝 까지 흙을 완전히 뒤집어 쓴채
집으로 돌아왔더군요...현관문 바로앞에서 옷을 벗게하고 그 옷을 통에 담았네요. 그리고 샤워실로 직행.
근데 이마저도 비 소식이 있어야 파종할 수 있을 듯 싶네요. 곧 비가 오시겠지요?
기우제를 지내야 하는 지,,, 얼마나 버틸 수 있을런지...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긴 한데,,,습한 기운이 없어 조금 걱정입니다.
그늘에 있음 시원한 건 좋은데,햇볕 아래 있을 땐 견디기 힘들 정도로 뜨겁기도 하구요.
울집 앞마당엔 블루베리 큰 화분들이 여러개 있어요.
여름내내 물 많이 먹은 만큼 열매가 자라는 아이들인데요.
이렇게 가물은 와중에 그 어떤 해 보다도 더 알이 굵어지고 있네요.
그 이유가 ...,
여지껏은(작년까지) 수도에서 나오는 물을 호스로 연결해서 주었고,
한 번 물 줄 때마다 30분 이상은 걸리는 지라...매일 주지 못하고, 물도 아깝고 해서,.흙이 바짝 말랐을 즈음
한번씩 흠뻑 주었더랬습니다...큰 열매가 더문더문 있고 대부분 자잘하길래,원래 그런 종류인가보다 넘겼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물 부족이 심각해 보여, 나름 노력해보자 싶어,부엌에서 나오는 흐드렛물을 들통에 모았다가,
블루베리 한 놈 한 놈 흠뻑 적셔주게 되었습니다. 쌀이나 상추, 이런 저런 야채 씻을 때 나오는 물이 상당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화분 두 세개씩 물이 모이는대로 돌아가며 흠뻑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블루베리가 익을려면 아직 더 있어야 하는데 채 익기도 전에 다익은 큰 블루베리 사이즈만큼
굵어지고 있네요. 이대로 가면 블루베리 열매가 대형마트서 파는 정도의 크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싶기도 하네요. 버릴 허드렛물을 아끼니 블루베리 열매가 굵어지는 현상이...
물의 힘을 새삼 깨닫는 중 입니다.
텃밭에 기승을 부리던 잡초들도 올해는 너무 가물어서 잘 올라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밭 관리하기는 좋은데,...농작물들도 무척 힘겹게 자라고 있습니다.
진딧물도 살겠다고 아무 작물에나 붙어서 수분보충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심을 때만 주었던 약을 몇번 더 하게 되었구요.
요즘엔 신랑 한테 안하던 잔소리까지 하네요.
세수하고 손씻을 때 물 끄고 비누칠하라고,
양치질 할 때 샤워할 때 물 끄고 비누칠 하라고,
저도 가끔 무심코 물 틀어놓고 손 비누칠 할 때 있는데
요즘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별거 아니지만,,,,작은 거라도 실천해보려 해요.
날이 뜨겁고 농작물이 메말라가는 것에 조금은 두려움을 느끼며
횡설수설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