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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의 조회수 : 3,250
작성일 : 2017-06-14 10:01:05

저희 엄마가 종종 아니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딸 하나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어릴때부터 워낙 가난했고 그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아주 큰 부자가 된 셈이예요.

십년전까지만 해도 전세 삼천오백만원 주택에 세 들어 살았고

부모님이 그동안 모아두신 돈, 아버지 사고 보상금에 집값의 삼분의 일에 달하는 제 돈을 모아서

지금 아파트로 이사했어요.

아버지 환갑에 첫 집이었지요.

그 전에 주택청약이라도 넣었더라면 백퍼센트 당첨되었을텐데

부끄럽게도 그때는 그런 정보도 관심도 없었어요.

돈도 없는데 무슨 집이야.. 했으니까요...


우리집이 생겨서 정말 좋기도 했지만

텅빈 통장에 마음이 헛헛할때도 있더라구요. 어쩔 수 없는 제 맘이. 좀 그랬어요...


직장 생활을 오래 했으니 모아둔 돈이 좀 되지 않겠냐는 주변에서는 아파트를 전세끼고 아파트를 사두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 중 한건이 지금 재건축 확정되어 집값이 정확히 두배가 올라 속이 쓰리지만 ㅠㅠㅠ

그래도 부모님집이 생겼으니 부모님집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억이나 올랐으니

아유~ 그때 집 안샀으면 우리 부모님 평생 집 못사셨겠구나 생각하면

그 아쉬운 마음 잠깐이더라구요.


칠순의 나이에 아버지는 아직도 일을 하세요.

제가 생활비를 다 드릴 수는 없으니 그만 하시라 할 수도 없어요.

그런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돈을 모으려고 애쓰시는 엄마가 안쓰러워

부모님께는 아끼지 않고 할 만큼 한다고 했어요.

간식이며 외식이며 그동안 여행도 제대로 못다니신 부모님

어디로 모시고 갈까 궁리하면서 나들이도 여행도 자주 다녔어요.

명절에도 보너스는 안받은 셈 치고 용돈 넉넉하게 드렸고

나이 들수록 잘 입고 다녀야 한다며 옷도 백화점에서 아울렛에서 브랜드로 사드렸어요.

생활비를 안내는 대신 부모님의 보험료, 통신비를 제가 내고 있구요.

실비 보험이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어요 ^^


그런데 엄마는 항상 이렇게 얘기합니다.

딸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고 저 집은 딸 많아 좋겠다. 딸들이 얼마나 잘하겠어.

나는 딸 많은 집이 제일 부럽더라.


그러려니. 그냥 푸념이니 하려고 합니다만,

어쩔때 그 말이 확 맺힐 때가 있어요.

엄마는 그냥 순수하게 말씀하셨을 거예요.

내 딸이 잘하니 이런 딸 하나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셨겠지만

저는 이제 그 말이 너무 듣기 싫어요.

나는 한다고 하는데 엄마는 뭘 더 바라시는 건가.

아니 내 딸이 이렇게 잘하니 좋다라는 말을 달리 하시는거라면

나는 다른 집 열딸 안부럽다. 이러시면 안되는건가.

왜 저런 말을 하는건지


저희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이 다들 하는 말이 엄마가 미인이시고 살림 너무 잘 하시는것 같다고,

이사 온지 얼마 안된 집처럼 어쩌면 이렇게 깔끔하냐고 할 정도로

살림도 잘 하시고 자신 몸 아끼지 않고 자식들 챙기려고 하세요

엄마도 고생 많았고 여자로서 엄마의 인생이 참 안됐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가끔 엄마의 저런 말은 진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게 만들어요.

아이고 나중에 내 통장에 잔고 보며 한숨짓지 말고

내 돈이나 모으자 이런 생각이 들게 해요.


어제 미용실 같이 갔다가 계산하고 나오는데

또 말씀하시길래 모든 딸이 다 그렇지 않다

하고 틱틱 거리며 나온 후 맘이 더 그러네요.





IP : 61.35.xxx.163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6.14 10:10 AM (223.33.xxx.171)

    그래도 아버지가일하시니 다행이네요.
    집은...잘하셨어요.
    그래도 번듯한친정집있어야
    결혼할때도 덜창피하고요.
    이혼해도 돌아갈때있다생각하면 덜슬퍼요.

  • 2. ㅇㅇ
    '17.6.14 10:11 AM (49.142.xxx.181)

    나도 다 큰 자식있는 에미지만 원글님 엄마는 참.. 머리가 나쁘세요..
    딸당사자에게 공치사라도 해야지.. 거기다 대고 딸이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듯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니... 나같아도 지갑이 닫히겠네요.. 당분간 아무것도 해드리지 말아보세요.
    딸이라고 다 같은줄 아나....

  • 3. ...
    '17.6.14 10:14 AM (124.59.xxx.247)

    왜 자식에게 등골 빼먹을 생각만 하는지.......

    딸이 그만큼 해줬으면
    이젠 그만하고 너를 위해서 돈을 모아라..
    너도 결혼해야지....
    이렇게 하는게 부모마음 아닌가요???


    딸하나가 이래 잘해주는데
    딸 둘이면 두배로 더 받을거 아니냐 이런 생각만 가득하신듯.


    원글님도 할만큼 했으니
    이제 그만하시고
    자신의 미래에 투자하세요.

  • 4. 더래
    '17.6.14 10:17 AM (61.102.xxx.208)

    주변 보면 자식 자랄때 해준게 없는 부모일수록 자식이 본인에게 해주는건 당연하게 알더라구요.

    결혼은 선택이지만 결혼을 안하는게 아니라 부모에게 돈 들이붓느라 돈도 못 모으고 결혼할 형편이 못되서 못하는 자식들보면 남들은 안타까운데 부모는 나한테 이만큼 해준다고 자랑 자랑 ㅡㅡ 듣는 사람도 민망해요.

  • 5.
    '17.6.14 10:18 AM (1.236.xxx.11)

    딸에게 감사의 표현을 그렇게하는건지
    진짜 더 호강하고싶어선지 속뜻은 모르겠지만
    아들만 있는것도 아닌데 그런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 6. 더래
    '17.6.14 10:20 AM (61.102.xxx.208)

    적당히 하고 님도 님 인생 사세요. 부모님 백화점 옷 사드릴 돈으로 여행이나 다녀요. 솔직히 원긍이도 자기돈 벌어도 백화점 옷 못 사입지 않아요??

  • 7. 아휴
    '17.6.14 10:26 AM (180.230.xxx.161)

    좋은 소리도 한두번이지 자꾸 그러시면 정말 듣기 싫을듯요ㅠㅠ 적당히 해드리세요~

  • 8. 답답하고 무식해서
    '17.6.14 10:33 AM (175.197.xxx.156)

    내나이가 69세인데 그런아줌마는 입이나닫고 잇으면 좋을텐데
    우리는 아들만 둘인데도 아들에게 용돈 안받아요
    내돈잇으니 주고받고야 하지만 아들등골 브레이크는 안할거예요
    그런 아줌마들모면 우리남편처럼 머리가 나빠서 부자는 못돼요
    우리남편은 손에다 쥐어줘도 고집만 부리고 작은돈에 연연해요

  • 9. ㅡㅡ
    '17.6.14 10:36 AM (211.202.xxx.156)

    적당히 하고 님도 님인생 사세요 222
    한도끝도 없는일이예요
    적당한 선에서 멈출줄도
    알아야 해요

  • 10. 토닥토닥
    '17.6.14 10:39 AM (14.39.xxx.34)

    원글님 무슨 심정인지 알 것 같아요. 해도해도..고마움보다는 더 뭔가를 요구한다는 느낌을 받을때..
    저도 그렇답니다. 고마우면 고맙다고 간단심플하게 말하면되는건데요. 저도 제나이 사십 중반 되돌아보니..뭐하고 살았나 싶네요.. 날 위해 한건 없는데..이젠 사람들이 내가 뭘 요구하는 걸 당연하다 여기네요

  • 11. 큰딸
    '17.6.14 10:58 AM (121.137.xxx.106)

    저희는 딸만 셋인데 딱히 친정을 돕진못해요.
    저도 결혼해서 애가 셋이고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어서요.
    대학원도 보내주시고 제 뒷바라지를 충분히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다른집 아들들이 효도하더라.
    너도 니 아들이 너한테 효도할거야. 아들 잘 키워 이러는데 정말 정떨어져요.
    친정에 돈 안주는 나를 욕하는 말 같아서요.
    정말 아무생각없이 말하는건지
    딸을 옆집아줌마쯤으로 생각하고 함부로 말하는거 치떨려요.
    그동안 잘 키워주신 보답으로 악담도 감수하고 살아야하는건지 정말 상처받아요.
    왜들그러시는걸까요...

  • 12. 엄마
    '17.6.14 11:08 AM (61.35.xxx.163)

    "이러이러해요" 해놓고 "아니 그게 아니고"가 될까봐 조심스럽지만,
    가까운 거리 버스비 아낀다고 걸어다니고, 걷기 힘든 애매한 거리 택시 안타고 걸어 다니세요.
    몇 푼 한다고 제발 그런 궁상 좀 떨지 말라고 하지만
    또 좋고 이쁜 옷 보면 딸 사주고 싶어서 과감하게 카드 꺼내시고는 합니다.
    받을 때도 있고, 마다 할 때도 있지만...
    엄마도 돈이 없어서 그렇지 있었으면 자식에게 많이 해 주셨을거라 생각해요.

    엄마가 좋아서 하시는 말씀일 수도 있고,
    딸이 하나 더 있으면 그 딸도 이렇게 해주겠지 싶은 욕심일 수도 있어요.
    두가지 다일거라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런 얘기는 안하셔도 될텐데.
    엄마가 측은하고 안된 마음이라고 해도 모든것이 다 이해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 13. ㅡㅡ
    '17.6.14 11:15 AM (61.102.xxx.208)

    그럼 화기애애하게 지내세요. 어쩌라고..

  • 14. ....
    '17.6.14 11:20 AM (112.149.xxx.183) - 삭제된댓글

    어머님이 너무 안타깝고 원글님도 안쓰럽고..저는 글 읽으며 막 부끄럽고 그러네요.
    전 정말 맏딸인데도 아무것도 안하는 이기적인 불효녀인데요;; 울엄니는 항상 다 퍼주시면서
    나는 다른 집 열아들 안부럽다. 울딸들만큼 똑똑, 착하고 앞가림 잘하는 효녀가 어딨냐...;; 이러시는 분이라..
    원글님 글 읽으며 부끄럽기도 하고 어머님께 가서 이런 딸 두고 그런 말 하시냐 막 뭐라 해드리고 싶기도 하고..
    원글님은 정말 착하셔서 힘들겠지만 이젠 조금만 더 이기적으로 부모님 놓고 자신만 챙겨보도록 하시길. 제발요..

  • 15. .....
    '17.6.14 11:24 AM (112.149.xxx.183)

    어머님 안타깝고 원글님 안쓰럽고..저는 글 읽으며 막 부끄럽고 그러네요.
    전 정말 맏딸인데도 아무것도 안하는 이기적인 불효녀인데요;; 울엄니는 항상 다 퍼주시면서
    나는 다른 집 열아들, 열딸 안부럽다. 울딸들만큼 똑똑, 착하고 앞가림 잘하는 효녀가 어딨냐...;; 이러시는 분이라..
    원글님 글 읽으며 부끄럽기도 하고 어머님께 가서 이런 딸 두고 그런 말 하시냐 막 뭐라 해드리고 싶기도 하고..
    원글님은 정말 착하셔서 힘들겠지만 이젠 조금만 더 이기적으로 부모님 놓고 자신만 챙겨보도록 하시길..

  • 16. ㅡㅡ
    '17.6.14 11:48 AM (119.70.xxx.204) - 삭제된댓글

    근데 딸들은 부모한테 빚진거있어요?
    나자기팔자대로 살다가는거지
    내가 낳아달래서 낳아줬나
    너무안쓰러워할것도 가슴아파할것도없어요
    돈못번것도 부모 본인탓
    재테크못하는것도 다 부모본인들탓입니다
    이제 자기인생좀사세요

  • 17. 그리워져서
    '17.6.14 3:17 PM (59.6.xxx.151)

    돌아가신 아버지
    딸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늙은 딸 얼굴 가만히 보시다
    허허 딸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아주 많이 낳을걸 그랬다

    언젠가 병원 모시고 다녀오는 길에
    허허 하나 더 있었으면 니가 힘도 덜고 하소연도 했을텐데.. 너만 이렇게 고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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