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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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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정점 딸... 힘에 부쳐요

... 조회수 : 3,539
작성일 : 2017-06-13 13:42:11

저는 정말 준비가 안 된 미자격 부모인것 같아요.

따뜻하게 품어주지도 못 할 인격에 애들을 낳아서

아이들도 참 엄마 복이 없다 싶고요.


사춘기 아이가 속 썩이고

엄마의 말 끝마다 토를 달고

엄마가 혼낼때 엄마를 보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할때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하고 제가 더 화를 내요.


아침에 깨울때도 옷 입고 준비하는데 정말 삼십분이 넘게 걸리니

깨우는 순간부터 제가 양말을 신기고 일으켜 앉히면서 옷을 입히고...

두 아이들을 이렇게 소리쳐 가면서 학교에 보내기가 매일매일 전쟁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재우려고 안쓰러운 마음에 오분 십분 늦게 깨우는데

엄마 속은 모르고 눈 뜨자마자 남매가 싸우고 짜증을 내고...

그럼 저는 또 혼내고 그런답니다.


전 날 숙제를 해놓고 놀라고 해도 두 녀석이 팽팽 놀다가 밤10시 넘어서 숙제를 하려고 드니

하품을 해 대고 숙제도 성의 없이 하고 글씨는 엉망이고..

숙제는 뒷전이고 이야기책만 붙들고 있고요.

첫째가 그러니 둘째도 점점 나쁜대로 닮아가네요.


영어학원 단어테스트에 통과를 못하고 재시험을 보고 오니

주3회 영어학원을 4시에 가서 9시에 돌아온답니다.

재시험 통과를 해도 셔틀이 바로 없으니 다음차를 타고 오는게죠.

그렇게 미리미리 조금씩 나눠서 하라고 해도 말을 안 듣고 정말 공부와 친하지 않은가 봐요.


오늘 아침에도 옷을 다 입혀 욕실에 들여보내니 매일 그렇듯

 변기위에서 볼일이 끝났는데도 멍하니 앉아 있다가  동생이 빨리 나오라 재촉하는 시끄런 소리가 나고..

머리카락 묶는다고 거울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고..

밥 못 먹고 가니 빨리 나오라고 하니 엄마가 안 묶어주려면 뭐라 하지 마라고 더 큰소리를 지르네요.

키도 150도 안 되고 몸무게도 30키로 밖에 안 되어서 또래중에 제일 작고 마른터라

어떻게든 충분한 잠과 아침밥은 꼭 챙겨 먹이고자 하는데 아침부터 정말 전쟁이예요.


요즘 부쩍 사춘기 정점을 찍는지 너무 힘들어요.

애들 아빠는 지방근무라 가끔 와서는 숙제나 공부에는 한마디 없이 칭찬만 하니 아빠만 좋다고 하고...

애들 안 좋은 모습은 또 엄마가 잘 못 가르쳤다고 남편이랑  시가사람들은 그러고요.


저 혼자 아이들을 감당하기가 정말 벅차요.

내 화가 치밀어 올라 애들에게 못된 말도 많이 하고요.

내가 정말 이러려고 애를 낳았나 자괴감이 들고 말 안 듣고 자기 숙제 하나도 스스로 안 하는 애들 앞에서

마냥 침묵으로 지켜만 보고 식사만 챙겨주고 재촉하지 않는게 좋은 엄마인건지 모르겠어요.

학원에  관리비 내주러 다니는지 숙제도 제대로 안 해가니 아무리 혼내도 이젠 엄마 말을 무서워하지 않네요.

점점 관계만 악화되고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고도 싶어요.

엄마없이 한번 살아봐라 하는 심정이 생겨요.


정말 이러려고  그렇게 간절하게 아기를 원해서  불임병원을  오래 다닌끝에 아기를 가졌나 싶은게

너무 속상해서 너는 나중에 결혼도 출산도 하지 말라고 했어요.

내가 해보니 좋을게 하나 없고 의무감에 어깨만 무겁다고요.

중2병이 무섭다고 하던데 그 중2도 아니고 초6이예요.

늦은 결혼에 출산도 늦어 친구들은 대학졸업반 자녀가 있는데 나는 기껏 초6 아이와 씨름을 하고

내가 내 화를 못 삭혀서 이렇게 속상해 하고 있는게 참 못나게 느껴집니다.

애들한테 비수같은 말의 강도도 쎄지고요.

타일러도 보고, 큰 소리로 혼내도 보고, 현관문 밖으로 내 쫓아도 보고, 매도 들어보고 해도

스스로 숙제를 안 하니 더 이상 어쩌면 좋냐고 애들 앞에서 울어도 봤지만 변화가 없어요.


얘기가 길었는데요. 

아이가 바이올린을 사 달라고 오래전부터 그랬는데 중고도 가격이 있어서 못 사줬어요.

지역카페에서 7만원에 줄 교체하려면 추가 5만원이 드는 바이올린을 파는데  사 줄까요?

배운적은 없는데  어깨너머로 보고 몇차례 해보더니 갖고 싶다고 하네요.

(방과후에서 배운 친구들만큼 금방 하는게 신기하다고 학교에서 애들이 그랬다네요.)

뭘 요구하는게 많지 않은 아인데 바이올린을 오래토록 얘기했고 안 사주니 서운해 했거든요.


12만원이면 적은 돈은 아닌데  바이올린을 배우지도 않은 제 아이에게 바이올린이 친구가 되어 줄까요?

밖에 나가서는 착하고 배려심 깊다고  칭찬하는 아이인데 집에서는  자기 할 일을 안하는 통에

엄마에게 매일 혼나는데바이올린에라도 위안을 받고 그러라고 사줄까요?

오늘 4시까지 판매한다는 사람에게 결정을 해줘야 해요.

구매해서 몇 번 사용하지 않은 거라 하고 , 현은 하나가 끊어져서 전체 교체하려니 악기사에서 5만원 얘기해요.

(피아노도 체르니 30번 시작했다가 그닥 흥미도 없어하는것 같고 전공도 하지 않을거라서 안 배운지 4년 되었어요.)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렀네요. ㅜㅜ

어디 넋두리할때도 없고해서...



 





IP : 125.176.xxx.7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6.13 1:51 PM (222.98.xxx.77) - 삭제된댓글

    서울이시면 예술의 전당 근청 악기사 있어요. 간김에 예술의 전당 구경도하고 악기사 들려서 악기도 보고
    돌아가는 길에 대형서점 한군데 들러서 악보도 구경하고 그렇게 공감대 만든 다시 물어보세요 꼭 사고 싶은지...악기 비싸고 안싸고 효율만 따지지 말고 왜 악기가 배우고 싶은지 그 내면을 들여다 보고 공감대 만드는게 더 중요하지 않나요? 지방이시면 방학 다가오니까 스케쥴 잡아서 공연도 하나 보시고 명동에 가면 유명한 악보사도 있어요. 클래식 분위기 만끽하시고 좋은곡 같이 찾아 듣고 재밌을거 같아요

  • 2. ㅇㅇ
    '17.6.13 1:52 PM (49.142.xxx.181)

    바이올린이 어려운 악기긴 한데... 지금까지 뭘 사달라고 하질 않았다가 그거 처음으로 하나 사달라고 했다면
    일단 돈 버린셈 치고 사줘보세요.
    앞으로 두고두고 보험이 될수도 있으니깐요..
    저 피아노도 해보고 바이올린도 해봤는데 일단 바이올린을 제대로 하려면 피아노도 어느정도 할줄 알아야
    악보도 수월하게 보고, 조율도 피아노 없이도 할수 있고 암튼 그래요.

  • 3. 바이올린만 사면 끝 아니라
    '17.6.13 2:07 PM (1.238.xxx.39) - 삭제된댓글

    레슨을 받아야 할텐데 앞으로 숙제 잘하고 할일 잘 하면 바이올린 사주고 레슨 시켜준다고 약속해 보세요.
    한두달간 잘하면 바이올린 사주기로...
    그리고 공부 열의 없음 영어학원 끊고 저렴한데 보내고 바이올린 레슨비로...
    공부 이래도 저래도 안할거면 비싼 학원 보낼 필요 없어요..

  • 4. 원글
    '17.6.13 2:22 PM (125.176.xxx.76) - 삭제된댓글

    중고나라에 6~7만원대 바이올린도 있던데 그게 나을까요?
    제가 오늘 사려는 것은 줄을 교체해야하니 그 값의 배인데 적은 금액이 아니라...
    일단 오늘 바이올린은 구매하지 않는게 좋을까요??
    답 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적으시네요. ㅜㅜ
    한 말씀씩 해주세요.

  • 5.
    '17.6.13 2:42 PM (1.238.xxx.39) - 삭제된댓글

    지금 싸게 나오느 바이올린 잡는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니지 않나요?
    지역카페 바이올린은 다른 분에게 넘기시는게 낫겠어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바이올린 사줄 정도로 따님이 생활을 충실히 해야죠.
    님은 전체적으로 기가 약한 분 같아요.
    중고 바이올린 사는데도 타인의 동의와 지지가 필요하고
    아이들은 그런걸 기가 막히게 알죠.
    어쩌면 님의 그런 부분이 딸에게 약점으로 다 드러나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6.
    '17.6.13 2:47 PM (1.238.xxx.39) - 삭제된댓글

    아이에게 막말은 하시고 또 바이올린 안겨 주는걸로 사과도 하고 혹 아이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
    바이올린 하나에 너무 큰 기대를 하시는건 아닌지..
    물건은 중요한게 아니지 않을까요?
    우격다짐으로 말 안듣는 남자아이는 아니니 따님과 대화가 우선이라고 봅니다

  • 7. ..
    '17.6.13 3:00 PM (218.156.xxx.48)

    바이올린 사지마세요.. 레슨을 받던지 학교 방과후를 다니던지 뭔가 계획을 세운후에 사주세요. 얼마든지 중고바이올린은 나와요...

  • 8. 좋은 엄마네요
    '17.6.13 3:03 PM (114.201.xxx.150) - 삭제된댓글

    아이들의 잘못된점을 지적해서 훈육을 해야 하지만 이를 극도로 훈육이나 잔소리를
    극도로 줄여야 하는 시기가 사춘기입니다.

    항상 자식들을 믿어주세요. 아이들은 부모의 믿으만큼 성장합니다.
    초등학교때는 그 시기에 맞는 훈육을, 사춘기때는 사춘기에 맞는 훈육을,
    성인이 된다음에는 거기에 맞는 부모의 훈육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엄마로서 가정을 성실하게 이끌어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 9. 원글
    '17.6.13 3:06 PM (125.176.xxx.76)

    바이올린은 오래전부터 갖고 싶다 했어요.
    그때 바로는 못 사줬고 제가 아쉬움이 남아서요.
    제가 아이들을 잘 통제를 못하나 봅니다.
    하교후 곧바로 숙제하기 습관을 들이려고 했는데 제 맘대로 되지를 않네요.
    다른 집 아이들은 어떤가요? ㅜㅜ

  • 10. let it be
    '17.6.13 3:22 PM (121.154.xxx.191) - 삭제된댓글

    사춘기는 독립성을 갖는 시기잖아요
    원글님의 노심초사가 갈등을 만들고 원글님을 지치게 하는 거 같아요.
    이제 아침엔 너희가 알아서 일어나서 학교가라
    하고 깨우지 마세요.
    늦잠자고 지각하더라도 본인이 해야되는 일이예요.
    그리고 이야기책이 소설책 같은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제가 볼 땐 괜찮은데요.. 책에 대한 집중력과 독서습관을 기른다고 보시면 어떨까요. 요새 스마트폰하느라 책 안보는데 그건 좋은 습관으로 보여요.
    그러면서 점차 독서가 확장되니까요

  • 11. 힘내세요
    '17.6.13 3:27 PM (121.160.xxx.222)

    우리딸 사춘기 방금 끝나서 정말 남의 일같지 않네요.
    아침마다 전쟁치르는 대목 특히... 우리 애는 아침에 더욱 신경질까지 부리더라고요.
    근데 애들이 잘못 크는거 아니고, 다 그런 고비 넘기거든요...
    제 경우엔 중2때는 콧노래 불렀어요. 초4-6이 진정한 지옥이었거든요.
    잘 넘기면 빨리 끝나요 그러니 몇가지만 실천해보세요.

    1. 아이가 말하고 끝나게 한다.
    아이랑 부모랑 말싸움하면 끝이 안나요. 버릇없고 싸가지없다 생각하지 마시고
    저 때는 뇌가 미쳐서 저런다 생각하시고
    원글님이 한마디 하면 애가 열마디하고 끝나게 하세요.
    원글님이 계속 받아치면 영원히 싸움 끝 안나니까, 나이든 내가 참는다 하세요.

    2. 아침에 아침 차려놓고 운동 나가세요.
    아이들한테, 엄마는 아침 전쟁이 너무 버겁다. 이제 너희들이랑 싸우는것도 너무 괴롭다.
    깨워주고 엄마는 운동 나가겠다. 4학년 6학년이면 웬만큼 컸으니 아침 등교는 이제 알아서 해라 하세요.
    친절하게 깨워주시고 엄마 운동 나간다~ 아침 차려놨으니 먹고 학교가라~ 하시고
    넉넉하게 두시간 운동하고 들어오세요.
    애들 지각 몇번 할거예요. 아침 쭉 안먹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렇게 싸워가며 아침 먹인들 그거 살로 가지도 않아요. 성질내느라 오히려 진빠져서 더 안커요.
    아침에 스스로 등교하는 일을 졸업전까지 목표라고 생각하세요.

    3. 저라면 바이올린 사주겠어요.
    하지만 바이올린 배우는 비용만큼 학원을 줄이겠어요.
    아이에게 학원 뭘 줄일지 선택하라고 하세요.
    당분간 공부 욕심은 접으세요. 지금 공부가 문제가 아니에요.
    그리고 지금 공부 빵꾸 좀 나도 얼마든지 회복 돼요.

    4. 밖에서 칭찬받는 아이라면 그 모습을 인정해주세요.
    너는 나름 괜찮은 아이인데 엄마가 계속 너의 부족한 면만 보려고 하는구나.
    엄마가 마음이 조급해서 그런다. 엄마도 잘못한 부분이 많으니 같이 맞춰가보자.
    원글님의 욕심대로 아이를 끌고나가려하지 마세요.
    그러지 않아도 얼마든지 아이는 잘 클수 있어요...

    힘내세요...
    오냐오냐 해주면 애 버릇 망친다 걱정 안하셔도 돼요.
    오히려 관용을 베풀면 아이가 더 순해지는 모습을 보실거예요.
    어쩌다 돌아와 칭찬해주는 아빠처럼 사세요.
    애들 빈둥거리는 모습 보기 힘들면 그때마다 나가서 공원 한바퀴 도세요.
    괜찮아요. 모두 괜찮아요. 아이도 엄마도, 모두 괜찮아질거예요...
    마음 편안히 가지세요.

  • 12. 무명
    '17.6.13 3:31 PM (175.117.xxx.15)

    초6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죄송하지만... 엄마가 자초하신듯해요....
    밤에 몇시에 잤든 정해진 시간에 냉정하게 깨우세요. 깨우기전에 밥은 차려놓고요. 늦게잤다고 5분 10분 더 봐주지 말고... 난리법석이었으면 평소보다 10분 먼저 깨워서 준비해서 나가게하세요.
    학원 숙제도 안해서 학원에 전기비만 내주는거 같음 학원 끊어도 무방할듯합니다. 초6인데요....
    습관과 태도를 익히는게 중요하지 학습자체가 크게 중요한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이올린은.... 어떻게보면 악기중에 가장 싼 악기라 할수있죠.(리코더 빼고)
    종로 낙원 상가에 가셔서 국산 연습용 새바이올린도 20~30에 살 수있어요. 물론 무지 비싼것도 있지만 일단은...
    관리잘 된 중고는 살만하지만 말씀하신 악기가 관리잘된 중고같지 않군요.
    사주실 맘이면 아이랑 종로 놀러가서 악기점 구경도 하고 20~30선에 현은 도미넌트로 바꾸고 사주세요.
    근데 악기만 사주면 암것도 안되긴 해요. 새악기의 경우 현의 탄력때문에 음이 자꾸 내려가거든요... 현이 안정되더라도 항상 정확한 음정으로 투닝하고 만져야하는데... 투닝이 어렵진 않지만 하나도 배우지 않고 할수있을런지...
    방과후 수업도 같이 시켜주세요. 수업없이 악기만 사주는건 의미없구요

  • 13. 원글
    '17.6.13 3:38 PM (125.176.xxx.76) - 삭제된댓글

    한글로 된 책은 좋아해요.
    단, 창작책만 무지 좋아해요.
    수,과학이나 사회는 관심없고 특히 영어책은 금기인 줄 알고 눈길도 안 주고 근처에도 안 가요.

    밥 먹을때 식탁에서도 보고, 화장실 갈 때도 갖고 들어가서 볼 일 본것도 잊고 읽느라 안 나와요.
    그런데 본인 할 일을 안 하고 만화책이든 뭔 책이든 붙들고 있으니 속이 터져요.

    귀가해서 손 씻고 옷 갈아입으라는 것도 엄마가 목이 아프게 거듭 소리를 질러야 한 가지씩 해요.
    티셔츠 하나 벗고 한 시간 지나 바지 벗고, 또 한 시간 지나 티셔츠 입고 또 소리질러야 바지입고...
    어느 날은 꾹 참고 말을 안 하고 두고 보니 잠 자기 전까지 옷을 안 갈아 입어요.
    두 녀석이 모두요. ㅜㅜ

    읽은 책은 바닥에 길을 만들어 가며 걸어야 할 정도로 굴러다니게 하고 정리 안 하고
    벗어놓은 옷은 몇 걸음 간격으로 역시 바닥에서 굴러다니고
    가방도 휙 벗어 던져서 굴러 다니는게 학교가방, 영어가방, 수학가방 3개씩 굴러 다녀요.

    각자 방을 만들어줘도 놀잇감은 꼭 거실이나 안방에 가져와서 늘어놓고 놀고
    며칠을 또 그렇게 두고 보면 놀잇감들이 굴러 다니고... 그러다 결국 며칠만에 엄마가 치우고...

    정말 소중한 아가여서 갓난아기때부터 저한테있는 병균 옮길까봐 정말 뽀뽀도 못 해보고 키웠는데
    남편도 퇴근 후 손을 안 씻고는 첫째를 만지지도 않을 정도로 애지중지 키웠는데
    이렇게 말을 안 듣는 아이로 성장할 줄 몰랐어요.
    이러한게 이제와 남편은 다 엄마인 제가 애를 이렇게 만들었다네요.

    정말 아이 둘을 키우는게 너무 힘에 부쳐요.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을때가 한 두번이 아니예요.
    문득 엄마는 나를 어떻게 키우셨을까 하고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 싶고 죄송하고...
    예전에 엄마가 더도 말고 너 닮은 딸 하나 낳아 키워보면 엄마 맘을 알거다 했는데...ㅜㅜ
    저를 능가하는 애들이 나왔어요.

  • 14. 옹기옹기
    '17.6.13 3:38 PM (182.209.xxx.119) - 삭제된댓글

    오은영 박사님의 욱하는 부모 못참는 아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15. 원글
    '17.6.13 3:53 PM (125.176.xxx.76) - 삭제된댓글

    둘째 녀석은 첫째처럼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 제가 습관 들여주려고
    초등 입학해서부터 제가 먼저 학교도서관에 가서 애를 기다렸다가 같이 책을 읽고 오기로 했어요.
    한 2년 하다가 지쳐서 그만 뒀어요.

    얼마나 도서관이 싫으면 엄마가 학교도서관에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집으로 혼자 내 뺐더라고요.
    큰 애는 그 맘때 혼자 도서관 문 닫을때까지 학교에 있다가 오고 그것도 배가 고픈지 간단한 간식거리를
    싸 주라고 하기도 했는데 같은 형제라도 너무 달라요.

    애들 둘 다 학년에서 제일 작고 마르고 해서 제가 아침마다 가방을 들어다 줘요.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요.

    어릴때부터 도서관에 쥐방구리 드나들듯 애들을 데리고 가서 살았는데
    이제와 책은 많이 읽는데 부작용이 창작 이야기책만 읽네요.

    남들은 몰라요.
    밖에서는 우리집 애들이 순하고 착한줄 알아요.
    담임이나 동네 엄마들도 그리 말하더라고요. 제 속을 누가 알까요 ㅜㅜ
    초 스피드 집중력이 있는건지 집에서는 공부라곤 안 하는 애가 성적이 또 나쁘지는 않아요.
    진짜 미스테리라고 했어요. 학교시험 수준이 낮아도 너무 낮나 보다고요.
    문제집이라고 학년초에 사놓은게 새 것 그대로 몇 해를 그냥 사고 또 새 학년을 맞이하고 그래요.

    자녀 양육서 수없이 많이 읽었어요. 이론과 실전은 간극이 너무 커요.
    아이들 성향인건지 엄마가 잘 못 키운건지 진짜 미자격 인성으로 부모가 된 저 자신이 슬퍼요.
    말을 안 들어도 이렇게 안 들을 수 있는지..

    스스로 할 일을 못 하면 엄마가 시키는 거 기본이라도 하라고 해도 돌부처처럼 귀를 닫고 놀기만 해요.
    타일러도 보고, 편지도 써서 줘 보고, 같이 나가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얘기도 해 봐도
    작심 하루를 못 넘겨요.
    진짜 어디로 떠나고 싶어요

  • 16. 니니
    '17.6.13 4:23 PM (182.209.xxx.119) - 삭제된댓글

    교육학 전공했는데 교수님께서 양육서 많이 읽은 부모들이 심리학이나 교육학에 대한 이해가 없이 단편적 지식으로 적용하다가 안되면 갑자기 확 화내거나 잘못 적용하는 경우들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원글님을 탓하는건 아니고요... 저도 배우고 암기하고 나서 제자를 대해도 이론과는 다른 경우 너무 많아 힘든 적이 많아요 ㅠ 반응이 생각과 다르게 나오면 내가 적용을 못하는 건가 더 좋은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는가 자책하구요.오죽하면 교수님도 내가 교육학대로 키워봤는데 긍정적이고 성격좋은데 공부는 심하게 못하고 그래도 걱정도 안하는 아이 되더라 그냥 때려라 하시더라구요. 농담이시겠지만요 그만큼 교육이 어려운 것 같아요 ㅠㅠ 그래도 애들 크고 철들면 좋아지실거에요. 그 때 좋아지시려면 지금은 막말, 상처입히는 말은 안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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