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준비가 안 된 미자격 부모인것 같아요.
따뜻하게 품어주지도 못 할 인격에 애들을 낳아서
아이들도 참 엄마 복이 없다 싶고요.
사춘기 아이가 속 썩이고
엄마의 말 끝마다 토를 달고
엄마가 혼낼때 엄마를 보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할때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하고 제가 더 화를 내요.
아침에 깨울때도 옷 입고 준비하는데 정말 삼십분이 넘게 걸리니
깨우는 순간부터 제가 양말을 신기고 일으켜 앉히면서 옷을 입히고...
두 아이들을 이렇게 소리쳐 가면서 학교에 보내기가 매일매일 전쟁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재우려고 안쓰러운 마음에 오분 십분 늦게 깨우는데
엄마 속은 모르고 눈 뜨자마자 남매가 싸우고 짜증을 내고...
그럼 저는 또 혼내고 그런답니다.
전 날 숙제를 해놓고 놀라고 해도 두 녀석이 팽팽 놀다가 밤10시 넘어서 숙제를 하려고 드니
하품을 해 대고 숙제도 성의 없이 하고 글씨는 엉망이고..
숙제는 뒷전이고 이야기책만 붙들고 있고요.
첫째가 그러니 둘째도 점점 나쁜대로 닮아가네요.
영어학원 단어테스트에 통과를 못하고 재시험을 보고 오니
주3회 영어학원을 4시에 가서 9시에 돌아온답니다.
재시험 통과를 해도 셔틀이 바로 없으니 다음차를 타고 오는게죠.
그렇게 미리미리 조금씩 나눠서 하라고 해도 말을 안 듣고 정말 공부와 친하지 않은가 봐요.
오늘 아침에도 옷을 다 입혀 욕실에 들여보내니 매일 그렇듯
변기위에서 볼일이 끝났는데도 멍하니 앉아 있다가 동생이 빨리 나오라 재촉하는 시끄런 소리가 나고..
머리카락 묶는다고 거울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고..
밥 못 먹고 가니 빨리 나오라고 하니 엄마가 안 묶어주려면 뭐라 하지 마라고 더 큰소리를 지르네요.
키도 150도 안 되고 몸무게도 30키로 밖에 안 되어서 또래중에 제일 작고 마른터라
어떻게든 충분한 잠과 아침밥은 꼭 챙겨 먹이고자 하는데 아침부터 정말 전쟁이예요.
요즘 부쩍 사춘기 정점을 찍는지 너무 힘들어요.
애들 아빠는 지방근무라 가끔 와서는 숙제나 공부에는 한마디 없이 칭찬만 하니 아빠만 좋다고 하고...
애들 안 좋은 모습은 또 엄마가 잘 못 가르쳤다고 남편이랑 시가사람들은 그러고요.
저 혼자 아이들을 감당하기가 정말 벅차요.
내 화가 치밀어 올라 애들에게 못된 말도 많이 하고요.
내가 정말 이러려고 애를 낳았나 자괴감이 들고 말 안 듣고 자기 숙제 하나도 스스로 안 하는 애들 앞에서
마냥 침묵으로 지켜만 보고 식사만 챙겨주고 재촉하지 않는게 좋은 엄마인건지 모르겠어요.
학원에 관리비 내주러 다니는지 숙제도 제대로 안 해가니 아무리 혼내도 이젠 엄마 말을 무서워하지 않네요.
점점 관계만 악화되고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고도 싶어요.
엄마없이 한번 살아봐라 하는 심정이 생겨요.
정말 이러려고 그렇게 간절하게 아기를 원해서 불임병원을 오래 다닌끝에 아기를 가졌나 싶은게
너무 속상해서 너는 나중에 결혼도 출산도 하지 말라고 했어요.
내가 해보니 좋을게 하나 없고 의무감에 어깨만 무겁다고요.
중2병이 무섭다고 하던데 그 중2도 아니고 초6이예요.
늦은 결혼에 출산도 늦어 친구들은 대학졸업반 자녀가 있는데 나는 기껏 초6 아이와 씨름을 하고
내가 내 화를 못 삭혀서 이렇게 속상해 하고 있는게 참 못나게 느껴집니다.
애들한테 비수같은 말의 강도도 쎄지고요.
타일러도 보고, 큰 소리로 혼내도 보고, 현관문 밖으로 내 쫓아도 보고, 매도 들어보고 해도
스스로 숙제를 안 하니 더 이상 어쩌면 좋냐고 애들 앞에서 울어도 봤지만 변화가 없어요.
얘기가 길었는데요.
아이가 바이올린을 사 달라고 오래전부터 그랬는데 중고도 가격이 있어서 못 사줬어요.
지역카페에서 7만원에 줄 교체하려면 추가 5만원이 드는 바이올린을 파는데 사 줄까요?
배운적은 없는데 어깨너머로 보고 몇차례 해보더니 갖고 싶다고 하네요.
(방과후에서 배운 친구들만큼 금방 하는게 신기하다고 학교에서 애들이 그랬다네요.)
뭘 요구하는게 많지 않은 아인데 바이올린을 오래토록 얘기했고 안 사주니 서운해 했거든요.
12만원이면 적은 돈은 아닌데 바이올린을 배우지도 않은 제 아이에게 바이올린이 친구가 되어 줄까요?
밖에 나가서는 착하고 배려심 깊다고 칭찬하는 아이인데 집에서는 자기 할 일을 안하는 통에
엄마에게 매일 혼나는데바이올린에라도 위안을 받고 그러라고 사줄까요?
오늘 4시까지 판매한다는 사람에게 결정을 해줘야 해요.
구매해서 몇 번 사용하지 않은 거라 하고 , 현은 하나가 끊어져서 전체 교체하려니 악기사에서 5만원 얘기해요.
(피아노도 체르니 30번 시작했다가 그닥 흥미도 없어하는것 같고 전공도 하지 않을거라서 안 배운지 4년 되었어요.)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렀네요. ㅜㅜ
어디 넋두리할때도 없고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