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갑자기 친구가 전화를 하더니만 술을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걔가 술을 마시는 애가 아니어서 저는 깜짝 놀라기도 했고 무슨 일이 있구나 싶어서 피곤하긴 했지만 만났어요.
만나자마자 술도 못하는 것이 맥주 500cc를 쉬지도 않고 완샷하더라구요.
그러고나서 한동안 말이 없더니만 "자기는 사는게 왜 이러냐"고 하더라구요.
그 친구 고생 많이 했어요.
중학교때부터 친군데 친구네 아버지가 힘들어지시면서 그 아이 어머니가 집에 있는 돈되는 것들 다 싸들고
나가버렸구요.
그러고나서 친구아버님은 거의 하루죙일 술만 마시시고 그러시다보니 몸도 많이 안좋아지시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지시면서 친구랑 친구동생을 만날 때리시기만 했죠.
맞을때마다 가까운 동네는 아니지만 동생 데리고 저희집으로 도망온적이 부지기수구요.
엄마는 도망가구 아빠는 그러고 있고 돈나올데는 빤하고 중학교 졸업하자마자 고등학교를 야간으로 가더라구요.
그러면서 동생 키우고 아빠 병원비를 대가면서 살았는데 고2땐가 친구아버님 돌아가셨구요.
뼛골빠지게 고생하면서 동생을 대학원까지 졸업시키고 결혼까지 시키면서 참 치열하게도 살았네요.
저도 옆에서 보기만 했는데 막상 제가 닥치면 저는 못할 일을 친구는 해냈고 본받을만한게 많은 아이였어요.
그렇게 고생고생하면서 자기앞으로 서울에 집도 마련해놨고 자영업하면서 다행히 지금은 여유가 있어졌구요..
또 동생도 언니 고생한거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고마워하고 언니한테 어떡해든 도우려고 하고 있구요..
그런데 옛날에 도망갔던 친구네 엄마가 친구를 찾아왔더랍니다.
어떻게 친구 있는 곳을 알아냈는지 친구네 가게에서 진을 치더랍니다.
친구가 "힘들때는 자식도 나몰라라 도망갔으면서 이제와 무슨 염치로 나타나냐"고 하니까
그땐 자기도 힘들었고 어쩔 수 없었고 너도 먹고 사는거 같은데 자기가 너를 낳아준 엄마니까 모시라고 했다더군요
글구 자기가 친구를 낳지 않았음 친구가 이런 가게에 좋은 차 못끌고 다녔을 거라고 했다고 한 말 들으니
기도 안차더군요.
재혼한것 같은데 그 재혼남은 죽고 재혼남네 자식들이 이젠 친구엄마를 친구한테 떠넘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친구는 자기가게에서 진을 치고 하니 영업에 방해되니까 경찰에다가 요청을 하니 경찰이 "그래도 부몬데"라고
하길래 경찰에게 "아저씨가 자기처럼 살았는데 아저씨는 그럼 쿨하게 엄마라고 받아들이겠냐"고 하니까
그분더러 나가라고 했다더군요.
친구는 차라리 남이었으면 자기가 좋은일 한단 셈 치고 돕겠는데 절대 못하겠대요.
친구동생도 몇년전 남편따라 미국으로 들어갔는데 동생에게 연락을 하니 동생이 펄펄 뛰더래요
자기한테 엄마는 언니라면서 절대 그 노친네 도와주지 말라고 지금 나오겠다고 하는거 친구가 말리고 있대요.
지금 가능하다면 접근금지인가 그거 신청하겠다고 하고 절대 만나지 않을거라고
좋은시절에는 자식버리고 갔으면서 이제와 버린자식한테 빌붙으려는 꼼수가 치가 떨리게 싫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