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을 하고 동네에 사는 반 엄마들과 자주 모임을 했었어요.
처음엔 너무 재미있어서 이런 신세계가 다 있구나 싶었고,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역시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선생님, 엄마들, 아이들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점점 같이 있기가 부담스러워지더라구요.
결국 웃긴 말을 듣고 박장대소하고 왔는데 혼자 곰곰히 생각해 보면 사람들 뒷담화네요.
그 와중에 자기 아이는 착한데 다른 친구들이 나쁘게 물들인다는 엄마,
사람좋은 척 웃긴 말하면서 슬쩍슬쩍 이 말 저 말 여기저기 옮기는 엄마.
사람좋은 척 순진한 얼굴하면서 이 엄마, 저 엄마한테 붙어서 편을 가르는 엄마.
회사 조직생활에서 만났던 싸이코 상사, 후배 저리가라 할 정도로 별별 사람들 다 있구나 싶었네요.
아이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이 사람들과 억지로 어울리며 계속 다녀야 하는가를 고민하다가
서서히 거리를 두고 이제 혼자 다니고 있는데
제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안쓰러운 건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버거워하는 성격나쁜 엄마 때문에
우리 집 애들이 친구들과 애매한 관계가 되어 버린거죠.
그래도 저학년만 엄마들이 친구그룹을 만들어 주는 거고, 고학년이 되면
스스로 알아서들 논다는 말에 위안을 삼으며 '불가근불가원'을 외치고 있네요.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하고도 의미있는 건 인간관계인 것 같아요.
예순 쯤 되면 인간관계에서 초연해질 수 있을라나 내 포용력과 온화함을 키워야 겠다는 자각을 했습니다.
애도 자라듯이 엄마도 자란다는 육아선배님들의 말을 믿어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