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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옛일이 생각나서요

질문 조회수 : 1,641
작성일 : 2017-06-07 01:12:19
인천에서 강남까지
인천 만수에서 마을버스타고 1호선 동암지하철역
송내역에서 내려 직통타고 신도림역
신도림에서 2호선타고 강남역
강남역에서 마을버스타고 회사

출근시간 9~퇴근6시 칼퇴근
하반기엔 5시퇴근

아침 6시30분 안되서 나오고
집에 들어가면 거의 8시반에서 9시
들어오면 씻고 바로 자기 바빴고 도저히 아무것도 할수 없을정도로 몸이 힘듦

특히 2호선구간은 정말 아침저녁 너무너무 힘들고 지치고
자리앉아서 오는날은 거의 매일 앉아 졸았는데
그것도 한달에 몇번 앉아오지도 못했음
가장 싫었던건 지하철 타느라 갈아타던 마을버스
한겨울 한여름 마을버스 기다릴때는 진짜 눈물 났었음

더 슬펐던건 월급 타면 자동ㅈ이체로 엄마통장
돈이 너무 없어 한겨울에 지하철역에서 발동동 떨며 자판기 커피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
너무 추운데 신발도 사시사철 똑같은 구두에 코드하나 없어서
홑겹 자켓입고 다녔어요
한여름이 차라리 나았고 한겨울 버스정류장이랑 몇번씩 갈아타던
지하철..
그렇게 20대를 보냈는데 부모님이 20대에 집에 오면 손하나 까닥안하고 빨래한번을 안하고 엄마가 다해줬다고 하시고
밥도 새벽에 일어나 꼬박꼬박 차려줬다고
저같이 손하나 까닥안하고 직장다니는 딸이 어디있냐고
당시 엄마가 50대였는데 50대가 20대 딸 뒷치닥거리 다했다고
제 20대때 철없어서 저만 알고 살았다고 하세요
전 정말 너무 힘들어서 아침에 눈뜨는것도 힘들고
토요일도 근무해서 집에와서도 잠만 잤었어요
돈이라도 벌어 내가 하고 싶은거라도 해봤음 덜 억울했을거 같구요

당시 imf터진 직후라 직장 잡기 너무 힘들어서 다른곳 알아봐도 다 멀고 잘뽑지도 않았구요

20중반 딸이 돈벌어 월급 몽땅 가져다 주고 저리 고생하며 직장 다니면 부모가 생각하기에 안쓰러워 집안일 한다 해도 못하게 하지 않나요?
지금까지도 하는말이 다 큰딸 옷까지 빨아줬다고..

한번은 보너스가 들어왔는데 진짜 너무 그돈이 가지고 싶은거예요
머리도 하고 싶고 옷도 사고 싶고 맛있는것도 먹고 싶구요
그래서 그냥 보너스 안들어왔다 하고는 돈을 찾아 가방에 넣고 다넜어요 만원도 못쓰고 들고만 다녔거든요
솔직히 무서웠고 돈을 못써봐서 큰돈을 가지고 있는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3일인가 뒤에 통장정리 엄마가 해봐서 걸렸어요
담날 아빠가 조용조용 우리집 형편 이야기하고 엄마가 서운해한다
하시더군요
그리고 일주일을 아침안차려주고 옷도 제것만 빼고 빨아주고 하시는데 죄책감과 서러움에 혼자 새벽 5시에 일어나 밥차려 먹으면서 많이 울었어요
그리고 세월이 한참지나 제가 부모가 되고 보니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고 분노가 일어요
지금 우리아이가 나처럼 새벽에 다른가족 모두 잠든시간 혼자 저리 출근한다면 안쓰럽고 미안해서라도 잘해주고
한달치 보너스 얼마나 쓰고 싶었음 저렇게 했을까
내가 못나 내자식이 고생한다 안쓰러워 그냥 밥굶어도 그돈 쓰라고 했을거 같아요
새벽에 늘 밥을 식탁에 차려놓고 엄마는 다시 주무셨는데
그전날 먹던 반찬통에 담겼던 반찬들 통채로
국도 전날 먹던거 데워놓은거.. 달걀 후라이라도 해먹고 싶은데 그럼 지각할까봐 못해 먹었어요
머리감고 집이 좁아 다른 식구들 잠들어 소리 날까 드라이도 못써서 겨울에는 꽁꽁 머리가 얼고. 어깨가 축축하게 젓어서 늘 뛰어다녔어요
한겨울 새벽에 일어나 깜깜한 거리를 혼자 나올때는 참 불쌍도 했네요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런데도 오늘 엄마는 또 다큰딸 옷 다 빨아주고 새벽밥 해줬다고 하시네요
부모에게 그거 받은게 그리 큰건가요?
중딩 내아들은 참 복받았구나
슬픈밤이네요
IP : 211.108.xxx.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T
    '17.6.7 1:19 AM (110.11.xxx.79)

    .....단숨에 읽고 눈물이 죽 나네요.

  • 2. 토닥토닥
    '17.6.7 1:25 AM (49.165.xxx.11)

    위로해 드립니다.

  • 3. 에고
    '17.6.7 1:28 AM (182.222.xxx.70) - 삭제된댓글

    저만큼 힘드셨네요
    지눌 댓글 이예요
    전 친부모가 아니었더라구요
    유전자 검사하고 엄청 안좋게 인연 끊고 지나온 세월돌아보니
    납득이 됩디다
    내 계모가 그렇게 저 입양 반대를 했었다네요
    전 더한거도 겪었어요
    저희 애들 저도 집안에서 끼고 맘껏 사랑해주고
    제선에서 모든걸 다해주려도 합니다
    애 키우면서 님도 다친 마음 회복하시길 바래요

  • 4.
    '17.6.7 1:32 AM (222.98.xxx.199) - 삭제된댓글

    미투요~
    일일히 적을순 없지만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어린시절부터 결혼전까지 쭈욱~~
    초5때 스카프를 목에 감을만큼요ㅠ
    지금 병석에 말기암으로 돌아가실 날만 기다리는 팔순 친정아버지를 보고도 분노가 일어납니다. 병석에 누워서도 자식들욕을 주변인들에게 하세요.변하지 않더군요..
    봉안당에 잠든 친정엄마를 보러가도 하나도 맘
    아프지 않고요,오히려 옆방에 잠들어 있는 우리딸 만한 소녀
    명복을 빌어주고 옵니다
    한번도 내심정을 부모에게 전한적 없어요.
    미쳐 죽을거 같아요. 그렇다고 저렇게 계시는 아버지한테
    속시원히 얘기 할수도 없고요
    맘이 곪을대로 곪은채 살아가겠죠 ㅠ
    님은 기회가 된다면 진심을 얘기해 보세요
    저처럼 속병들지 마시구요

  • 5. ...
    '17.6.7 1:39 AM (49.1.xxx.182)

    눈물 나네요.
    원글님 토닥토닥....
    당시 50대면 지금 70대 시겠네요.
    제 정신일때 한 번 확! 쌓였던거 퍼부우세요.
    물론 기억 안난다 하겠지만 속은 좀 풀리실거예요.

    우리때의 엄마들은 대체 딸들한테 왜 그모냥이셨을까요.

    희안하게도 남초 사이트에는 엄마에 대한
    원망과 애증을 풀어 놓는 사람이 거의 없던데...

    님 엄마(비슷했던 우리엄마도) 정말 나빠요.
    한마디로 못되쳐먹었어요.

    다정하고 따뜻한 엄마 만나서 이런 애증감정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참 부러워요.

  • 6.
    '17.6.7 1:40 AM (61.105.xxx.33)

    엄마가 그런말 하실때마다 지금 적으신 말들 하세요.
    보너스 얘기며, 옷 얘기며....
    그리고 더이상 지원 끊으세요..
    그게 조금이라도 님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이고, 장기적으로 부모와도 서로 화해할 수 있을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 7.
    '17.6.7 1:41 AM (211.36.xxx.234)

    보너스건은 너무하셨네요 모른척 넘어가 주시지...에효
    윗님 말대로 진심을 얘기해보시되
    마음이 여유롭고 행복할때 하세요..웃음으로 털어버리게요

  • 8. ...
    '17.6.7 2:44 AM (180.92.xxx.147)

    토닥토닥ㅠㅠㅠㅠ
    보통 이런 경우는 형제간 차별도 있더라고요.
    돈 빼먹는 용도의 자식 따로 있고, 그돈 퍼주고 싶은 자식 따로 있고...

  • 9. ..
    '17.6.7 2:51 AM (117.111.xxx.203)

    얼마나 힘드셨을까?
    엄마가 본인 입장만 생각하다보니
    본인 고생한 것만 알고
    진짜 모를수도 있어요...
    직장생활이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요..

    윗님 말씀처럼 마음 여유로울 때 다 얘기하세요..
    엄마가 좀 이기적인 분이시네요..

    아드님 맛난거 많이 해주시고요..
    시리고 고되었던 20대 생각나실때마다
    마음으로 그때 자신을 많이 위로해주세요..

    원글님...대단하세요...
    초년고생 심하셨으니
    이제 복받을 일만 남으셨네요.

    원글님처럼 좋은 엄마를 둔
    아드님은 행복하게 자랄 거예요

  • 10. ...
    '17.6.7 3:46 AM (186.137.xxx.119) - 삭제된댓글

    전 원글님과 또 다른 이야기예요.
    엄마가 내가 태어난 후 5년 뒤에 아팠어요. 고혈압으로 인한 중풍.
    그래서 제가 고사리 손으로 엄마 빨래 했고 청소하고 밥도 차려다 주고.
    생각해보면 언니, 오빠들 모두 인정머리가 저만큼은 없었던 거 같아요.
    추운 겨울 엄마가 웃목에 있을 때 아랫목으로 내려 오라고 한 사람도 나였고
    우리 집 외양간 소가 찬 바람에 시달릴 때 그 바람 구멍 막아주려 애쓴 사람도 나였고
    아버지가 술에 취해 땔감도 변변히 없어 추웠던 날 엄마가 추울까봐 땔감도 주으러 다녔죠.
    그런데 나이들어서 생각해 보니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한 거예요.
    남들은 사랑받고 자랄 나이에 저는 그저 어떻게해야 엄마를 돌볼 수 있을까 생각만 했으니.
    그리고 엄마조차도 그런 저의 노력과 섬김에 대해 당연시여기고 마음에 안 들면
    가끔 들르는 큰 오빠, 언니 아예 모시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함으로 매맞게 만들고.
    어렸을 때는 뭘 모르고 내가 잘못한 줄 알았는데 자라고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저는 엄마에 대해서도 아버지에 대해서도 애틋한 마음이 성인될수록 사라집니다.
    또 형제들하고도 데면데면해요. 정작 내가 어린 시절 얼음물 깨가며 엄마 속옷 빨래 할 때
    아무것도 안 하던 너희들이 나한테 한 짓은 뭐였냐고 묻고 싶어요.

  • 11. 원글님 엄마 사회생활 않해보신 분이시죠?
    '17.6.7 7:36 AM (115.143.xxx.200)

    대체로 집에서 자녀나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쪼게 살림하던 옛날 엄마들 ( 학력 짧고 사람 경험 별로없고 직장생활 거의 않해본.. )이 다 그렇더라구요
    저희 엄마는 그나마 월급타서 갖다 주면 차비랑 용돈은 떼서 주시긴 했는데 나중에 가정경제 돌아가는거 보니
    아버지 사업한다고 빌린돈 지인들에게 내 월급으로 이자 주고 있더라구요... 고리로...
    저도 참 힘들게 돈 아껴쓰면서 직장생활하면서 옷도 돈 만원짜리 한장 사입는것도 덜덜 떨고 알뜰하게 살며
    돈 벌어 갖다 준거였는데 그걸 남 고리 이자를 준거 알고 뭐라고 대들었더니...
    몇푼이나 벌어다 줬다고 생색이냐고 하는데...
    참..부모지만 정이 떨어지더라구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이상한게... 부모가 자녀에게 효도를 바라는건 당연히 여기면서도...
    부모는 자녀를 분내게 하지 말란 성경의 교훈처럼 자녀를 자기들 일꾼이나 도구로 여기면서도 미안해 하지를
    않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나이가 어린 자식에게든 많은 자식( 결혼해 독립해 나간자식 )에게든 말이죠....
    저도 제가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도대체 왜 남들처럼 열심히 근면하게 살지 않고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모들이 이리 많은지 이해가 않갑니다... 자식들이 언제 낳아달라고 했나요
    자기들이 낳았으면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는 딸 밥해주고 빨래 해주는게 뭐가 어렵고 생색낼 일이라고
    그런 말을 하는지... 대체로 그런 소리 하는 사람들이 자기들 부모한테 엄청 효도 했냐하면..그렇지도 않더라는ㅋㅋㅋ
    저도 이제 아버지 나이 80을 바라보시고 엄마도 얼마전 돌아가셔서 예전일이라 잊기도 했고
    늙은 노인네들 원망하면 뭐하나... 내가 이해를 많이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원글님 글 보니 과거 고생했던 기억
    떠올라...쓴웃음이 나네요
    저희 친정아버지는 평생을 사업..사업 헛꿈꾸며 내가 시집을 가고 나서도 남의돈 빌리는 간큰짓 여전하더니
    있던 집 까지 날리고 남의 월세살이 하세요... 지긋 지긋해서 생활비만 50만원 보내 드리고 친정하고 연락
    않합니다... 내가 고생해서 벌어 보태줘봤자 소용없구나 하던 예감이 들어 맞더라구요

  • 12. 원글님 엄마 사회생활 않해보신 분이시죠?
    '17.6.7 7:41 AM (115.143.xxx.200)

    제가 저희 친정 아버지한테 감사한게 딱 한가지 있는데 뭔지 아세요?
    바로 아버지하고 반대로만 살면 인생 성공하겠다는게 머리속에 너무 철저히 박혀 남의 돈 절대 않빌립니다
    은행 이자도 아까와 융자도 않끼고 집 샀습니다
    하루 하루 몸이 부서저라 남편하고 열심히 일해서 자식 둘 다 대학 공부 거의 끝냈고 노후 준비도 탄탄한 편입니다 남이 하기 싫은 힘들일...더러운일 마다 않하고 살아온 결과지요
    하도 고생을 하고 살아온 기억이 뇌리에 박혀 지금도 제대로 된 옷을 돈주고 사려면 얼마나 고민을 하다 사는지 몰라요... 사람이 있지요... 자기가 고생해서 번돈은 겁나서 못써요
    자식이 번돈이든.. 남편이 번돈이든 아내가 번돈이든... 내가 벌어 고생을 직접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것이
    사람이더라구요....

  • 13. ..
    '17.6.7 7:58 AM (125.186.xxx.100) - 삭제된댓글

    세상 부모가 다 따뜻하고 자상하지 않아요
    님의 부모보다 더 냉정하고 자기만 아는 엄마도 많거든요
    서러웠던 내 삶이 그때는 어쩔수없이 나대로는 최선이었다고 다독이세요
    마음에서 일어나는 분노...충분히 이해하고 이해해요
    너무 오랜동안 속에 두지는 마세요
    내게 독이 되거든요
    님의 가정이 있으니 따뜻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면 돼요

  • 14. 토닥토닥...
    '17.6.7 9:46 AM (211.38.xxx.181) - 삭제된댓글

    힘들어도 지내고나면 추억이 더 많이 남던데.. 정말 많이 힘드셨나봐요. 저에게도 지하철 2호선은 10대때부터 통학으로 타고다녀 남다른 곳인데... 그 안에 님같이 힘든분들 계신지도 모르고.. 저는 강남서 저~ 외각으로 이가갈 수 밖에 없던 저희 집안형편을 얼마나 비난했나 몰라요. 사춘기였다라고 하기엔 부모님께 너무 못되게굴었어요.

  • 15. 에구
    '17.6.7 9:56 AM (120.147.xxx.38)

    님... 저랑 거의 같은 루트로 출퇴근 하셨네요.. ㅠ
    그거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
    속으로 울면서 다녔죠...
    그와중에 엄마도 그러시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연배도 저랑 거의 비슷한거 같은데..
    저도 그래서 결혼을 좀 빨리 했어요 ..
    그당시 제 소원이 2호선에서 걸어가는 집에 사는 거였거든요 ㅠ
    집에대한 욕심도 넘 커져서 악착같이 돈모아 집도 빨리사고 .. 평범한 월급쟁이 부부 치고는 제법 많이 이루었구요..
    엄마 원망스러우시면 지난일은 어쩔수 없으니 맘편히 하고싶은 만큼만 엄마에게 하시고 아이에게 잘해 주시고요..
    전 그래서 40대중반인 지금도 대중교통은 진짜 타기 싫어요..ㅠ

  • 16. ...
    '17.6.7 10:59 AM (119.64.xxx.92)

    밥차려주고 빨래해준건 맞으니까 계속 얘기하시죠.
    그런 얘기 들을때마다 그대신 엄마가 내 돈 다 가져갔잖아?
    그 돈이나 내놓고 그런 얘기 하셔..하세요.
    그러면 키워준 값이라고 하실라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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