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여러 이야기가 있어 자려다가 끄적거려봅니다.
저는 재밌게 봤네요.
올여름 통영에 가기로 했고..
책정리하느라 밖에 내놓은 <토지> 전집 다시 들여오기로 했어요.
임금이 아닌 나라에 충성했던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백석의 연인 자야가 자신이 운영하던 대원각을 내놓아 세웠다는 길상사에 올가을에 꼭 가봐야겠다 생각했고요.
(자야는 시가 천억원 가량의 대원각이 백석의 시 한 줄 값만도 못하다고 했다지요..평생 백석의 시를 읽으며 살았다고..)
간만에 <토지>의 서희, 길상이, 임이네, 월선이, 윤씨 부인...이런 이름도 떠올려 보고요.
팍팍하고 메마른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네요..
힘빼고 웃으며 인문학 수업..
책과 우리 문화와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즐기는 재미랄까요...
정재승(맞나요? 하루 지나서 깜빡...)교수님 진짜 재밌으시네요.
백석의 '여승'이라는 시 올려봅니다..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 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 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백석이 금강산 여행 중 유점사에 들렀을 때
산나물 냄새 나는 여승을 만났고
그 여인은 옛날에도 (고생으로) 늙어보였는데 여전히...그리고 스님이 된...
기억을 더듬어보니 평안도 금광 앞에서 산나물 팔면서 배고프다고 보채는 아이를 때리며 울던 여인...
돈벌러 나간 남편이 10년째 안 돌아오자
금광에서 일한다는 소문 듣고 금광 앞에서 야채 행상을 하다가
아이는 잃고 자신은 여승이 된...스토리죠.
나라 잃은 가난한 백성들의 삶을 어찌 이리도 잘 표현했는지요.
82쿡님들...어느새 유월입니다.
시간이 쏜살같아요.
유월에도 좋은 날들 보냅시다~~^^
굿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