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말하고 있는데 대답.

그런가요 조회수 : 1,505
작성일 : 2017-05-31 01:24:19

혹시 저처럼 이런 경험 있으신분 계세요?

 

추석이 얼마남지 않던 가을날,

오전 열시를 갓 넘긴 부엌한켠에서 접시를 정리하고 행주를 빨아 걸쳐놓으면서

예전일을 생각하다가 혼자 말을 했어요.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거지."

 

그랬더니, 제 귓가로 차가우면서도 다정한 목소리의 가느다란 여자 목소리로

"그래, 맞아."

훅!하고 분명히 들렸어요.

움찔 놀라서 등뒤에 누군지 뒤를 돌아보니 제 뒤엔 아무도 없고 부엌창문을 통해 들어온 가을 햇볕이

식탁이 놓인 벽에 잔잔히 흔들리고 있을뿐.

입을 벌리고 그자리에 서있으니까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6학년 딸이 왜 그러냐고 물어서

혹시 내 뒤에 와서 말하고갔냐니깐 그런적없다고 해서 더 소름끼쳤어요.

그후로도 가끔 생각나요.

차갑고 다정한 목소리.

혼잣말 잘 안하는데 , 그 날 한산모시결처럼 햇빛도 바람도 좋던 그 날부터 제게 답변해주던 그 목소리는

누구였을까, 한편으론 무서우면서도 아무일없이 지나갔네요.

IP : 121.184.xxx.16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 느낌 좋네요.
    '17.5.31 1:28 AM (110.70.xxx.52)

    짧은 단편 읽은느낌.

  • 2. 오고있는EMS
    '17.5.31 2:16 AM (180.46.xxx.130)

    오~짧지만 강렬하네요

  • 3. 좋음
    '17.5.31 2:22 AM (199.207.xxx.96)

    글 잘 쓰네요 짧은 단편 2222222222

  • 4. 약간
    '17.5.31 2:55 AM (61.76.xxx.17)

    무섭긴 한데 나른한 오후의 볕이 환한 주방같은 따스한 느낌도 드네요.
    수호신이었을까요?

  • 5. 정말
    '17.5.31 4:26 AM (184.181.xxx.133)

    묘사를 잘 하시네요~
    근데 가____끔 저도 나한테만 들리고 그러는대
    이게 진짜로 들린게 아니라
    머리속의 생각이 들린거 아닐까요..

  • 6. 환청
    '17.5.31 8:48 AM (223.62.xxx.209)

    이 아닐까요?

  • 7. 저도
    '17.5.31 9:43 AM (175.120.xxx.181) - 삭제된댓글

    그런적 있어요
    저는 다소 굵고 우아한 중년 정도의 여자 목소리였는데
    안방 바닥에 앉아 뭔가 하다가 생각을 하던 중이었어요
    근데 갑자기 ""너는 자궁암으로 죽는다" 그러네요
    깜짝 놀랐겠죠? 한동안 힘들었는데 이젠 그러려니 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93328 110~115사이즈 남자옷 10 아들 때문에.. 2017/05/31 3,717
693327 문재인 정부의 인선 과정을 보며 찾은 희망의 근거. 내마음의주인.. 2017/05/31 542
693326 언론이 필사적으로 김상조를 패는 이유 11 ㅇㅇㅇ 2017/05/31 1,905
693325 사드 기습배치는 방산비리의 결과물, 김관진과 한민구를 조사하라!.. 6 국기 문란 2017/05/31 921
693324 [단독] 이건희 일가 인테리어비용 수상한 결제…경찰 수사 착수.. 6 ㄱㄱㄱ 2017/05/31 4,293
693323 오렌지주스 어제 밤에 사서 상온에 두었는데 괜찮을까요 ㅠ 2 보관 2017/05/31 2,023
693322 이니실록 21일차 21 겸둥맘 2017/05/31 2,272
693321 아파트 1층,중층 가격과 강남부동산 임장후기 5 ... 2017/05/31 2,298
693320 구로구, 어린이 급식시설 식재료 방사능 검사  ........ 2017/05/31 564
693319 아들의 추도사 흠....... 2017/05/31 878
693318 권갑장의 정치신세계 : 5인체제 진화한 권갑장. 업그레이드 문빠.. 16 문꿀오소리 2017/05/31 1,969
693317 위기는 기회다-- 이 참에 나라 도둑들 확실히 처리하여주세요 5 000 2017/05/31 776
693316 귀에 감염된 대상포진 바이러스 14 mee 2017/05/31 6,316
693315 매실청. 짱아찌 처음 만드는데 궁금한게 있어요. 1 ... 2017/05/31 1,134
693314 우리 아이 때리려는 아이한테 어떻게 했어야 맞는걸까요? 8 바다 2017/05/31 1,190
693313 결혼에 대한 자매들의 질투: 벨과 푸시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 19 중년에서장년.. 2017/05/31 7,634
693312 더민주 민병두 의원 트윗.jpg 5 국민만보고 2017/05/31 2,904
693311 스마트폰에서 데이타사용량 확인하는거요 5 ㅇㅇ 2017/05/31 1,206
693310 공정위 후보자 김상조 교수님에 관한 기억 10 추억 2017/05/31 2,008
693309 자유한국당이 왜 보수에요? 15 아니 2017/05/31 1,474
693308 혼자말하고 있는데 대답. 7 그런가요 2017/05/31 1,505
693307 경기 서북부 아파트 추천해주세요 3 똑똑 2017/05/31 1,522
693306 청소 요령. 소품에 쌓이는 먼지 어떻게 하나요? 11 ..... 2017/05/31 4,798
693305 헉 지금 이시간에 고기굽네요 7 2017/05/31 2,145
693304 스마트폰 외장메모리 2 ㅇㅇ 2017/05/31 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