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오랜 친분이 있는 60대 아저씨 한분을 오랫동안 알고 지내요.
이 동네에서 산지, 제가 15년쯤 되어서, 그분을 알고지낸지도 벌써 15년쯤 되었어요.
봄이 시작되면 주말엔, 동네에 유명 산이 있어서 거기에 큰 봉투 들고 다니면서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 일일히 담배꽁초랑 버려진 페트병 까지 줍고 다니면서 등산하시고, 산에다 묘목이랑 꽃심고 다녀서,
동네에선 꽃아저씨라고 불리는 아저씨예요. 이걸 다 사비로 혼자 하고 다니신지 20년쯤 되어서
옆동네까지 이 아저씨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분들을 존경하고 가끔 마주치게되면 늘 인사하고 감사하다고 하면서 등산다니는
사람중 한명이구요.
어제 우연히 버스 타려고 기다리는데, 버스에서, 그 아저씨가 내리시더군요.
오랜만에 보게된거라, 저는 반가워서 인사하려고 다가갔는데, 아저씨 표정이 완전 헬쓱 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르신 얼굴이 좀 안좋아보인다고, 몸이 어디 안좋으시냐고 물었더니..
일하는곳에서 빵을 아침에 전달해 주길래 고맙다고 하고 먹었는데, 먹다보니 살짝 새콤하다고 해야할지, 맛이 살짝간 느낌이 들어서 먹다 버렸는데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임박한걸 줬던거 같다고.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서, 그 전날먹은 저녁까지 다 토하고 말았다고 그러시더군요.
이 아저씨는 부촌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경비원으로 일하고 계시거든요.
아파트 주민이 지 먹기는 애매한 빵을 가져다 준거였나봐요.
너무 황당해서, 그런인간이 있어요? 그렇게 되물었더니.
그런 사람들 많아요 그러시더군요. -_-;
저번엔 아파트 사는 아줌마가 자기가 만들었다면서 쿠키를가져다 줬는데 한입 먹어보니
쿠키 속이 안익어서 그냥 다 버린적이 있었다고.
그런데 그 아줌마가 몇시간뒤에 또 나와서는, 아저씨 쿠키 맛이 어떠세요? 그러길래
맛있어요. 이렇게 답했더니.. 실은 쿠키 처음 만들어 봤는데, 속이 안익어서 실패했다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아줌마도 있었다는 에피소드까지 들었네요.
지가 음식 만들어서 선물해 놓고, 그쿠키가 사실은 안익어서 실패한 쿠키였다고 말하는 뇌가 해맑은 여자도 세상에 있구나
그때 알았네요.
이런 사람들은 왜그렇게 사는걸까요? 이런 사람들의 심리가 너무 궁금해서 물어봐요.
여기도 그런 사연들 많이보는데, 이런 사람들 한국에 진짜 많은거 같아요.
못먹고 상한 음식 며느리집에 택배로 전달해주는 시어머니, 유통기한 지난 라면 시누이한테 선물받은 며느리 이야기..
자기동네 아파트 관리해주는 사람한테, 지가 만들다 실패한 떡 돌리는 아줌마까지..
특히 여자들이 이런짓 많이하는거 같은데.
대체 왜그러는 건지 너무 궁금해요. 저도 이런일 당한적 한번 있는데 기분 정말 더럽고 역겨웠거든요.
그런데 그 아저씨는, 어떤날은 하루에도 몇번씩 저런 여자들을 만난다니, 정말 힘드실꺼 같아서요.
지능이 나쁜건지, 못배운건지, 아니면 성정이 악한건지.. 가끔 종잡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