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고등학생입니다. 정말 평범한 아이라서 저희 아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평범한 아이 입장에서 제가 겪은 것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혁신초등학교에서 5,6학년을 지냈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겪어봤습니다.
혁신초에서는 시험이 전혀 없었습니다. 저도 사교육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서 아이와 성적으로 부딪힐 일이 없어 나름?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친구들은 다들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다들 학원으로 가기 바빴습니다. 반에서 딱2명만 학원을 안다녔습니다. 저희아이와 엄마가 안계신집아이 둘 이었어요. 다행히 저희 아이는 집에서 제가 학원갈 시간에 책을 읽히고 운동을 시켰지만 엄마가 안계신집 아이는 놀 친구가 없어 불만이었습니다.
몇일전 저희 아이에게 물어보니 행복했답니다. 하지만 본인이 아이를 낳으면 절대 혁신학교보내지 않겠답니다. 본인은 너무 평범한 머리를 가졌기 때문에 적절한 암기가 병행되지 않으면 지식의 습득이 너무 안된답니다.
적절한 공부가 병행되는 학교가 좋다고 합니다. 평생 공부안해도 되는게 아니라면 말이죠.
그리고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선행없이 입학한 중학교에서의 생활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이가 학교를 다녀오고 나서 “엄마, 나만 바보인것 같아!!!! 내가 문제 읽고 풀기도 전에 애들은 다 풀었어!!” “엄마, 초등5-6학년 과정이 편집에서 삭제 되어버린것 처럼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ㅠㅠ” 중학교 선생님께서 초딩때 배웠던 거잖냐고 물어보셨는데 자기는 모르겠더랍니다. 반아이들은 모두 대답하는데 저희 아이만 기억이 안나더랍니다.
힘들게 한학기 적응하고나니 자유학기제랍니다.
아이들이 본인에게 주워진 자유를 현명하게 사용하기엔 아직 많이 이른 나이입니다.
주변의 아이 친구들은 자유학기제라고 모두 선행학원에서 진도를 확실히 빼야 한다며 다들 학원을 더 등록하더라구요. 엄마가 교육적으로 소신이 강하신 분들의 아이들이 이부분에서 혜택?을 많이 받는것 같더라구요.
저희 집 처럼 엄마나 아이나 평범한 집은 학원없이 정말 자유를 누리고 제도권의 시험준비에서 멀어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더라구요.
자유학기제를 한학기 마치고 나니 교육의 양극화는 더 심해져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빡세게 한 아이들은 어디까지 진도를 나갔다는 소문이 들렸고...
통제 안되는 심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은 더욱더 카톡, 웹툰, 컴퓨터게임에 미친듯이 중독이 되어 부모와의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적절한 케어가 없이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원해서 아이들 직업체험에 참여하여 같이 직업체험을 하였고 남편회사에도 아이들이 직업체험하러 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바리스타체험에 같이 갔었는데 10명 넘는 아이들이 다 같이 체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커피도 못먹는 중1 아이들이 커피를 뽑고 먹어보는 일은 뭔가 많이 부족해보였습니다.
남편은 실험실에 근무하는데 체험온 아이들에게 해줄 것이 없더랍니다. 위험한 실험실에 단체로 찾아온 아이들에게 해줄 수있는건 그냥 형식적인 회사투어와 점심제공이었다고 합니다. 실험실에서는 실험은 연구원이 붙어서 해줘야 하는데 회사는 그렇게 한가하고 할 일 없는곳이 아니라는겁니다. ㅠㅠ 위험하기도 하고요.
자유학기제에 여기 저기 가보는게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꼭 시험이 없어야만 진로를 찾을 수 있는건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아이 주변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은 다들 자유학기제에 대해 긍정적인 분은 별로 없었습니다. 선행을 위한 학원보내기 좋은 학기 정도로 활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시골출신으로 사교육도 모르고 학교공부만으로 대학에 진학한 케이스이고
저희 남편은 서울서 학원과외 받고 공부한 케이스입니다.
주변 친구들도 공부를 많이 한 친구들부터 공부를 적게한 친구들까지 다양합니다.
그러나 공부를 많이 했다고 행복하지도 않지만
공부를 안했다고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시험이 없어지고 공부가 없어진다고 행복할거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그냥 끄적여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