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구요 둘이 같은 직종, 다른 회사 근무합니다.
급여도 거의 비슷, 제(아내)가 10만원 정도 적네요.
아이는 18개월 딸이 하나 있어요.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아이 데려오면
아이는 자기 체력 한계까지 논 터라 당연히 컨디션이 안좋아요
간식먹고 바로 저녁낮잠을 잡니다.
그런데 어제는 아이 기분이 안좋았어요
한시간 넘게 자기도 모를 요구사항을 하며(허공에 포인팅하며 조르기) 힘들게하더라구요.
안방에서 아이를 재우겠다며(졸려 눈 비비고 난리였어요. 거의 잘 듯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짜증내고 하더라구요. 몇번이나 크게 울었으니 남편도 거실에서 들었지요)
한참을 씨름하는데 남편에게 기막히게 자상한 문자가 왔어요. 자기야 내가 뭘 도와줄까요?
참 고마운데 제가 왜 화가 났는가하면
이미 밖에는 아침에 땡깡부리는 아이 데리고 나가느라 미처 치우지 못한 그릇이며 설겆이도 있었고
아이가 벗은 옷 등 청소해야 할 상황이라는 게 너무 당연했는데 그걸 저한테 물어보니 울컥하는 겁니다...
게다가 도와준다니요. 누가 누굴 도와주나요..
늘 그런 식이라 그 부분도 누차 정정해주었어요. 도와주는 게 아니라, 네가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라 당연히 같이 해야하는 거라구요.
말뿐이면 지나가겠지만 남편의 그런 사고방식때문에 너무 힘들었거든요.
회사에서 퇴근하며 어린이집에서 아이 데리고 와 씻기고 재우고 한시간쯤 자고 일어나 먹이고 목욕시키고,,
징징거리는 아이 데리고 다 하고나면 본인은 여유있게 들어와 아이한테 인사받거나 자는 아이 보고 싶다 찝쩍거리고
제가 차려준 밥을 먹습니다.
하지만 10시에는 졸리다며 리모컨 끌어안고 티브이보다가 자요.
자는 걸 깨우면 엄청 난리가 나고 10시쯤 저는 아이 데리고 재우러 가는데,,,
남편 말은 애 재우고 나와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합니다.
애 잘 때 넌 같이 누워있는 거 아니냐고 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애랑 같이 동동거리고 애 재우고 또 집안일해라?
제가 밥을 하면 자기가 치우기라도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아이가 예민해서 깊은 잠을 못자요.
저는 나와서 조심조심 설겆이하다가 애가 앵,,하면 다시 들어가 재워야 하는 거죠.
암튼 어제 결국 한시간 넘게 잠투정만 하다가 거실로 나가겠다는 아이를 데리고 나왔더니
아이가 입었던 옷이 뒹굴거리고 아침에 먹은 그릇과 생선이 그대로 남아있는 밥상 옆에서
남편은 우아하게 독서를 하시다가 저에게 아주 친절하게 물어봅니다.
뭘 도와주냐고,,,,,,,,
정말 너무너무 화가났어요.
당신 눈엔 이 상황이 안보이느냐
니가 설겆이만 해두었어도 제가 바로 저녁 준비할 수 있잖아요.
다 싫어서 도와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아이만 봤습니다.
그제서야 배고파진 남편은 분위기 살피다가 제가 아이 밥을 먹이니 냉장고에 햄 구워 자기 저녁을 먹더군요.
지난 일요일에도 둘 다 근무라 시누이가 애를 봐주고 돌아가며(청소도 다 해주었어요 시누이가ㅠㅠ)
저보다 좀더 일찍 귀가한 남편에게 언니 먹게 쌀만 씻어 밥 해둬라 했는데 안했더라구요.
물론 전날부터 힘든 일 한거 아는데 아이 때문에 급하게 저녁준비하는 제 뒤통수에 남편이 하는 말이 너무 미웠어요
"난 괜찮아요. 내일 건강검진이라 저녁 못먹어요"
어쩜 저렇게 이기적일 수 있나요...
굉장히 배려해주는 척 말하지만 실상은 엄청 이기적이예요.
일주일에 한번 도우미 반나절 쓰자고 해도 절대 안됩니다.
경제적으로 엄청 저를 압박해요. 돈쓰지 말라고.
본인은 도와주지도 않고...
입버릇처럼 그래요 제가 밥을 할 때 아이를 돌볼 때 "니가 고생이 많다"
하지만 그뿐이죠. 그냥 니가 고생 계속 하라는 말입니다.
남편의 자기방어는 그거예요.
결혼해서 지금까지 쓰레기 분리수거..
제가 2주에 한번 야근할 때 애보기
1주에 두번 조출할 때 애 어린이집 보내기
육아로 늘어난 엄청난 육아부담과 가사노동....
전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이런 남편과 살아야 하는 제가
숨 좀 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정말 좀 가르쳐주세요
눈물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