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뛰어나거나 느린 아이들에게 맞지 않은데... 아들이 좀 느려요. 좋은 말로 순진하구요.
작년에 전학을 와서 더 힘들어 하는 면도 있어요.
원칙주의자 선생님과 재미없는 공부도 힘들지만 친구가 없어서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같은반 친구들을 고자질쟁이로 만드는 규칙과 벌칙에 큰 스트레스를 받으니
아이들도 선생님도 싫다고 해요.
남자아이들은 특히 세 보이려고 욕도 많이 할텐데 욕하는 아이도 싫다니 가리는 사람도 많네요.
그러니 하교후 게임만 하려하고 학교 가지 않고 홈스쿨링 하고 싶다고 하네요.
외출도 싫어하고 집에만 있고 싶어해요. 집에서 게임만 하고 싶은거죠.
밖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면 좋겠는데 대부분 학원에 있을테고
간혹 운동장에서 축구등을 하는 아이들과 어울리려 해도 운동을 잘 못하니
욕먹고 힘만 들고 재미없다고 하구요.
옛날에는 어리거나 약한 아이들도 '깍두기' 시켜주며 어울려 놀았는데
요즘은 그런 아이들은 그저 야유와 놀림의 대상이네요.
우울해해서 요즘은 주말에 한번씩 예전 살았던 동네 가서 어울렸던 친구 몇명과 놀고 와요.
명랑하고 순하며 동정심 많던 아이가 점점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공부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느리다는 건 장애 같이 느껴져요.
잘 모르니까 하는 얘기지만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지에 가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어요.
경쟁없는 곳에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아...뛰어놀기엔 너무 늦긴 했지만 그냥 경쟁없이 평화롭게 서로 연대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간혹 제가 아이를 너무 자유롭고 약하게 키웠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어차피 이곳에서 살아가고 군대도 가야한다면 시스템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하는데
엄살을 너무 받아준건가 하는 생각이요.
아이를 위해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참, 아이와 같이 봉사활동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동생과 아기들을 예뻐하는데 보육원 등은 성인만 가능하다는 것 같더라구요.
힘들긴 하지만 해외봉사는 가능할지 아시는 분 정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