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고 제 얘기를 써 볼게요..
앞의 글에서 나온 세 가지 이유를 다 안고 있네요.. 시댁문제, 남편의 인성때문에 힘들었지만 바람까지 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이 세가지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남편은 가치 판단의 기준을 자신과 본가에 유리하나 불리하나
로 잡고 있어요.. 자신이 손해 안보고 즐거우면 그걸로 오케이인거죠..모든 일에 배려는 커녕 통보하는 식이구요.. 남들 보
기엔 너무 멀쩡하고 매너 있는 사람이란 게 절 더 미치게 만들죠.. 기껏 알아듣게 얘기하면.. 잘 알겠고, 절 만난 게 행운이
랍니다.. 자신의 잘못 된 점 반성하게 해줘서 고맙다구 하면서요.. 이 효과는 길어야 사나흘 가고 계속 반복됩니다..
자기일은 알아서 잘하고 성실합니다.. 기분만 좋으면 애들과 대화도 많이 하는 편이고, 제게도 남들 보기엔 더없이 자상한
남편으로 보입니다.. 자기가 잘못한 일엔 더 화를 내며 발작 수준의 반응을 보여서 분노 조절장애를 가진 모습이 있어요..
이렇다 보니 정말 의심할 만 한 일도 계속 추궁할 수가 없었어요.. 사춘기 자식들 앞에서도 자기가 백프로 잘못한 일에도
때리지 않고 값나가는 물건만 안부쉈지 난동 수준의 소란을 피우며 소리지릅니다..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많이 참
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꺼라는 거 너무 잘 압니다..
그런데 불륜사건이 터지니 정말 지치네요.. 지금은 많이 반성하고 잘해주기도 하는데 얼마나 갈 지 모르겠어요.. 바람문제
아니더라도요.. 남편이 정신병자가 아닌가 생각도 해봤어요.. 정말이지 이기적인 면에선 정상범위를 한참 벗어나 있는 사
람이거든요.. 일일이 예를 들 수도 없어요.. 82게시판에 장문의 글로 하소연을 시도한 것만 세번인데요, 너무 길게 쓰다보
니 다 날라가서 올리지도 못했어요.. 다른 여성 포털에 올리니 베스트에 뜨더라구요..
얼마나 용의주도한 사람인지 몰라요.. 상대년(지금은 안만나는 것 같지만)이 명품 넥타이를 선물했더라구요.. 그런데 그 넥
타이를 제가 보기도 전에( 지금 주말부부), 윗 사람에게 선물받았다고 그럴듯한 이유 만들어 붙여 집에와서 미리 얘기해 놓
는 사람이에요.. 아랫 사람에게 명품넥타이를 그것도 두개씩이나 줬다는 게 충분히 의심스러웠고, 공개할 순 없지만 어떤
경로를 통해 확신하고 말하니 어차피 바람들킨 후라서 인정하더군요.. 그간 저지른 일에 비해선 그 선물이 큰 사건은 아
니지만 속이려고 시나리오까지 짜서 의심을 피해가며 언제까지나 그럴려고 했었다는 게 끔찍해요..
남편에겐 여태까지의 일 중요한건 다 정리해서 짚어 줬기에 자신의 과거 행동들이 부끄럽다며 개과천선하겠다고 까지
하네요.. 그런데 남편의 이말이 지금은 진심이지만 또 변할 수 있다에서 이젠 과연 진심인가 현재상황을 회피하려고
정답을 얘기하는 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어요..
저도 뻔뻔하게 속마음을 숨기고 겉으로 웃으면서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갑자기 잔소리 많은 아내로 변해 일일이 관리하
며 의심을 고삐를 늦추지 말고 지내야 할까요... ?
십여년 같이 살아온 남편이 인성이 좋지 못하긴 하지만 정말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었나 , 이게 꿈이 아닐까 생각까지 해봤
네요.. 믿을 수가 없다는 것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