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집 식구들이 좋은 이유

마파두부 조회수 : 2,581
작성일 : 2017-05-06 00:05:09
어떤 남자들은 아내들이 덮어놓고 그냥 시집 싫어한다. 어머니 보기 싫어한다. 내 동생이나 누나랑 사이가 안좋다. 이런 얘기 하면서 전혀 이유를 모르던데 정말 남자들은 공감기능이 상실 되어있는건가 싶을 때가 많아요.

물론 진짜 결혼생활과 시월드를 글로만 배워서 미리 지레 겁먹고 오버해서 거리두는 며느리들도 있을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전적으로 남편 책임이라고 봅니다.

저는 시집 방문하는거 엄청 좋아해요. 오래전에 시부모님 이혼하셔서 시모는 시외할머니랑 같이 사시고 시부는 재혼하셨어요. 위로 시누 둘 있고 밑에 시동생 하나 있지요.
남편 집안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놀고 하는걸 정말 좋아해서 페북에 사촌들 사돈들까지 있는 가족 그룹도 있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신기한게 뭔지 아세요? 주최하는 사람이나 초대받는 사람이나 아무도 누가 며느리고 누가 사위고 누가 아들이고 누가 딸인지 그런거 신경을 안써요.
예를 들어 시누가 자기 30세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사람들을 초대해요. 그러면 저와 저희 남편을 초대 할 때 남동생 올케를 초대한게 아니라 손님1 손님2를 초대한거에요.
뭐가 다르냐면, 남동생과 올케를 초대하고나서 올케가 안오면 왜 올케는 남편만 보내냐. 왜 와서 돕지도 않고 얼굴도 보이지 않냐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데요. 손님1 손님2로 초대하니까 남동생이 오던 올케가 오던 둘 다 오던 상관없어요. 그리고 손님 초대하는거라 음식 준비 다 해놓고 다 차려놓고 부릅니다.
시부모님들도 똑같고요.
저희 시부 재혼하신분이 공방을 하셔서 비누도 만들고 여러가지 하시는데 저희가 가면 제가 그런거에 관심있어하는걸 아니까 집에 딸린 공방데려가서 같이 만들자고 하십니다. 그럼 여자들은 비누만들고 크림만들고 하면서 노는데요. 그 시간에 남자들 (남편과 시부)는 정원관리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저녁도 만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시집 식구에게 초대가 왔을 때 남편은 일이나 다른 약속 때문에 못가더라도 저는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가면 맛있는거 먹고 재밌으니까요. 하지만 가기 싫을땐 아무 이유 없이 안가도 뭐라고 안합니다. 뭐 사람사는데 뒷담 전혀 안한다 100퍼센트 보장 못하지요. 하지만 단 한번도 제게 나쁜말 들려온적이 없어요. 뒷담하더라도 남편이 막아주거나 남편이 막을껄 아니까 이쪽에 전혀 안들리게 하겠죠.

이렇다 보니 오히려 제가 더 나서서 시부모님을 집에 초대해서 저녁 차려드리고 시누부부 데이트도 좀 하라고 조카 베이비 시팅도 가끔 해주고 합니다.

며느리라고 시집이라고 무작정 다 싫은거 아녜요. 시집이 싫은게 아니라 나도 귀한 사람인데 날 호구처럼 취급하고 종년처럼 취급하는게 싫은거죠. 날 대우해주고 날 아껴주면 싫다고 해도 내가 가서 더 잘해드립니다. 이 간단한걸 왜 모르는지. 아니 모르는게 아니라 그렇게 바뀌려면 내 몸이 고달파지니 억지로 귀닫고 무시하는걸까요.
언제 쯤 서로 존중하고 서로 대우해주는 사회로 바뀔지 걱정이네요. 뭐 그래도 요즘 보면 전보다 많이 바뀌긴 한 것 같지만요.

참고로 항상 나오는 질문이라 미리 말씀드립니다.
맞벌이, 양가 부모 도움 없음, 월세 살다가 대출받아 서로 모은거 합쳐서 집구매. 예물 예단 꾸밈비 기타등등 없었음.
IP : 135.19.xxx.1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엔
    '17.5.6 12:10 AM (175.209.xxx.57)

    이상한 시부모도 많지만 황당한 며느리도 만만찮게 많아요.
    원글님이 아는 게 다가 아니랍니다.
    요즘 누가 그렇게 며느리를 종년으로 아나요. 아주 드문 경우죠.

  • 2. 마파두부
    '17.5.6 12:17 AM (135.19.xxx.18)

    많죠. 여기만해도 종종 올라오잖아요. 내가 아픈데 아님 애낳으러 들어가는데 당신 아들 밥 제대로 못먹을까 안절부절하신다고. 그게 뭐겠어요. 며느리를 당신 아들 종년으로 취급하는거죠.

  • 3. 대놓고
    '17.5.6 12:18 AM (223.38.xxx.242)

    종년취급하도 싶은 거 참고 그나마 대접(?)한 건데 그거갖고 부르르야...황당해...ㅎㅎㅎ
    이런 황당함?

  • 4. 서로가
    '17.5.6 12:20 AM (1.237.xxx.175)

    독립된 가정으로 살아가니 가능한 일이네요.
    그런데 며느리 일꾼. 하녀 취급하는 시댁 많긴해요.
    그래봐야 아들. 손자까지 얼굴 못보고 살텐데. 연 끊기고 나서
    이상한 며느리 들였다고 하겠지요 ㅍ

  • 5. 와우
    '17.5.6 4:28 AM (156.222.xxx.144)

    원글님 시댁같은 문화가 널리 전파되기를...
    각자 손님으로...부담주지 않는 건강한 관계.

    요즘에는 대놓고 종년취급은 못한다해도
    일단 며느리는 하대하는 경우 많죠.
    시댁가면 뭔가 해야하고 대접해야하고 받들어야좋아하잖아요.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7431 이니랑 3일차~~ 17 ..... 2017/05/12 1,641
687430 국민의당의 문재인 정권 저주 시작 21 망할 2017/05/12 2,182
687429 화장품 부작용 관련 질문드립니다. 4 트러블 2017/05/12 588
687428 명박이 수사는 천천히 하자~~~^^ 17 미네르바 2017/05/12 1,644
687427 발랄하고 친근한, '유쾌한 정숙씨'의 파격행보 19 고딩맘 2017/05/12 5,063
687426 저는 수시 찬성입니다. 17 고등 학부모.. 2017/05/12 1,625
687425 유승민이 유일하게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었네요 22 유승민 2017/05/12 3,009
687424 나경원 아버지 사학 11 ㅇㅇㅇ 2017/05/12 1,726
687423 여행할 때 신발 뭐 신으세요? 9 하양 2017/05/12 1,655
687422 나경원아빠학교..sns난리네요. 28 ㅅㅈ 2017/05/12 17,347
687421 문재인 정부 '핵잠수함' 건조하나..자주국방 기조 뚜렷 7 샬랄라 2017/05/12 563
687420 임진왜란에서 승리한 나라는?? 2 어용시민 2017/05/12 471
687419 노컷의 중앙일보 페북능욕 4 능욕 2017/05/12 1,095
687418 뭐 보십니까? 2 종편 2017/05/12 319
687417 정말 오랜만에 일상글 써보네요 2 이니짱 2017/05/12 300
687416 나경원이도 조윤선처럼 민낯좀 보고싶어요 3 밟아주마 2017/05/12 999
687415 사무지원이 사무보조인가요? 1 .. 2017/05/12 487
687414 안민석 "청와대 내부에 세월호 7시간 진실에 대한 증거.. 4 ㅇㅇ 2017/05/12 1,719
687413 한달만에 7키로 감량했어요. 24 다이어터 2017/05/12 9,037
687412 독립운동과 학도병으로 나라를 지켰던 웅동학원 5 ar 2017/05/12 700
687411 기자들 뭐하노 사학재단 파봐라 4 샬랄라 2017/05/12 424
687410 현명한 사람과 미련한 사람의 차이 5 인간 2017/05/12 2,315
687409 알바들 민주당이랑 청와대 갈라놓으려는거 다 아시죠~ 1 .. 2017/05/12 336
687408 냉장고청소할때 5 음.. 2017/05/12 1,631
687407 박지원, 조국 민정수석에 박수 보내며 성공 기원 16 .. 2017/05/12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