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sbs 이승훈피디 페북글

펌글 조회수 : 3,276
작성일 : 2017-05-04 00:39:52
1. 라디오PD는 업무의 특성상 이틀 이상 휴가내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많이 내면 1년에 한번? 공휴일에도 생방 때문에 대부분 근무를 한다. 근데 이번에 큰 맘 먹고 미친척 3일 휴가를 내서 대만에 왔다. 그랬더니 세월호-문재인 보도가 터져서 외국까지 와서 휴가 내내 뉴스랑 페북만 쳐봤다. 아. 짜증.

2. 내가 SBS에 다니기는 하지만, 보도국 소속도 아니고 무슨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도 아니라서 회사를 대표해 사과할 위치도 아니고, 저런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부끄럽기는 하지만 내가 책임질 일도, 책임질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이 글은 사과문이나 뭐 그런거 아니고, 그냥 이번 사건을 보는 내 생각을 적은 거다. 나는 그냥 라디오PD 나부랭이에 불과하다. 이 글은 철저히 내 개인의 의견이며, SBS와는 아무 관계없다.괜히 부풀려서 SBS의 의견인 것처럼 인용하고 그러지 마라. 특히 스토리고백점프.

3. 그렇다고 해도 내 스스로 부끄럽고 나라와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내가 SBS라는 조직에 속해 있으며, 우리 회사에 대해 (내 스스로는) 강한 충성심과 소속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거다. 나는 내가 다니는 회사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4. 그래서 하루 종일 뭐라고 쉴드를 치면 좋을까 고민했다. 고민한 결과 쉴드치는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냥 고개숙여 사과하는 방법 밖에 없다. SBS의 한 직원으로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5. 내가 쉴드를 치려고 고민한 이유는 우리 회사가 꽤 괜찮은 회사라고 믿기 때문이다. 외압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내가 그 증거다. 물론 나야 일개 라디오 피디 나부랭이라서 그런거긴 하지만, 나는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SNS로 온갖 지 랄을 했고 나를 아는 많은 분들이 회사에서 괜찮냐며 걱정해주었다. 단 한번도 나에게 SNS에서 그런 얘기 하지말라고 직접적인 압력을 가한 사람은 없다. 박근혜와 그 무리들이 한참 기승을 부릴 때조차 마찬가지였고 잠깐 보도국 생활을 할 때도 그랬다. 내가 KBS나 MBC 소속 PD였다면 도저히 불가능했을 일이다.

6. 지금 노조위원장님은 굉장히 훌륭한 양반이기 때문에 어제같은 보도가 외압으로 이루어졌다가는 회사가 발칵 뒤집어져서 난리가 났을거다.(다른 의미로 발칵 뒤집어지기는 했지만) 그런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7. 조을선 기자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들려오는 그녀의 성향으로 짐작컨대 의도적으로 그런 일을 했을거라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다.

8. 김성준 본부장님의 사과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분도 있을테고 이 정도면 됐다라는 분도 있을거다. 팔이 안으로 굽는 탓인지 나는 이정도면 괜찮다. 앞으로 잘하면 된다고 평가하는 쪽이다. 어쨌든 뉴스 시작부터 8분에 걸쳐 자세히 보도하고 명확하게 사과했다.

9. 미흡하다는 분들에 대해서는 이런 변명하고 싶다. KBS나 MBC에서 이런 보도가 나갔으면 이 정도로 화제가 되지도 않았을테고 당연히 사과도 없었을 거다. (실제로 이 보도보다 더한 것들을 리포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세의 같은 인간이 어떤 리포트를 하고 있겠나) 이 보도가 이렇게 큰 문제가 된 이유는 SBS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하는 부분이 있었고, 그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감사한 마음이고, 더욱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에 몇가지 문제는 있었다고 본다.

11. 정치권에 이 보도나 해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는 말을 썼는데 부탁할 일이 아니다. 이용하지 말라고 선언할 일이다. 준엄하게 이야기 했어야 한다.

12. 둘째로, 정치권이라고 뭉뚱그려 말해선 안됐다. 자유당과 국민당에 해당되는 이야기 아닌가. 정치권이라고 할게 아니라 자유당과 국민당이라고 적시했어야 했다.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이 사건의 피해자다. 직전에도 문재인에게 사과한다고 하지 않았나. 정치권이라 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래선 안됐다. 정치권이라고 얘기하면 피해자가 포함되는것 아닌가. 사과한다며 피해자에게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13. 조을선 기자님 본인이 나와서 사과든 해명이든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최종책임자가 해명을 했으므로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자기의 이름을 걸고 기사를 쓰는 기사의 책임자 아닌가. 조 기자님이 직접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도 있다.

14. 또한 조 기자가 평소에 어떤 기자였는지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그건 해명 때나 할 일이지 사과문에 집어넣어선 안됐다. 사과가 변명이 되버릴 수 있다. 그녀가 평소에 어떤 기자였는지는 회사가 직접 얘기할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해주었어야 했다.

15. 해수부의 공무원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그 인간은 취재원이 아니라 유언비어 유포자 아닌가. 말하자면 범죄자다. 취재원 보호라는 명목 하에 그의 신분을 보호하는 것이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16. 나름대로 진상을 파악한 결과로는 외압이나 기획은 없었다고 본다. 제일 나쁘게 보면 당했다 정도? 아니면 여러가지 실수가 겹쳤다? 그렇다 해도 괜찮다는건 아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다. 잘못한 일이다.

17. 외압설이 말이 안되는건 문재인 당선이 코 앞인 상황에서 곧 들어올 권력에 굳이 밉보일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4대강 음모론은 택도 없다고 본다.

18. 한 번은 잘못할 수도 있다. 앞으로 정말 잘해야만 한다. 나도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P.S : 어제 니 편 못 들어주겠다는 미친 새 끼 얘기는 우리 회사 보도국 얘기가 아니다. 그 리포트 얘기 못 듣고 쓴거다. 현충원 이장 운운한 인간 얘기한거다. 말종이라고 본다.

IP : 123.99.xxx.22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5.4 12:42 AM (39.112.xxx.205)

    의도적인 김성준이
    별생각없고
    별 가치없어뵈는 조을선기자를
    이용한걸지도

  • 2. 이런
    '17.5.4 12:47 AM (125.129.xxx.161)

    사과로 이번 SBS에 대한 무너진 신뢰가 회복되지 않을꺼라 봐요
    이승훈씨는 자기 말마따나 일개 라디오pd라 리스트에서 제외되어 있을지두요
    그것이 알고싶다 피디들만 관리하기에도 힘들거든.
    자기가 외압 압력 안받았다고 SBS 꽤 괜찮은 회사라고 믿는것두 우물안 개구리같고.
    SBS가 지난번 노통관련 방송사고도 몇번 냈었고 절대로 신뢰는 없는
    권력구조하에 있는 파생기관일뿐.
    이런글 별 도움 안될것 같네요.

  • 3. ^^
    '17.5.4 12:49 AM (39.112.xxx.205)

    그냥 대만에서 잼있게 놀다 오세요.

  • 4. 스브스가
    '17.5.4 12:58 AM (119.70.xxx.204) - 삭제된댓글

    타방송사에비해 괜찮았던건 사실이죠
    그알의 방송수위를보면
    타방송사와 비교불가인부분도 분명히있어요
    다만 어느조직이나그렇듯
    한가지색깔만 갖고있진않는거죠

  • 5. 정윤
    '17.5.4 1:01 AM (14.42.xxx.160)

    내자신이 이해력이 부족하다는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비교적 객관적인 이승훈피디의 글임에도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기자는 취재원의 제보를 코로스체크도 안하고 기사썼나요?
    기본도 갖추지 않은 기자가 메인뉴스 리포팅도 하고 그닥 좋은 방송사는 아닌걸로...

  • 6. 음냐
    '17.5.4 1:14 AM (119.149.xxx.20) - 삭제된댓글

    본인 말마따나 일개 라디오피디가 뭘 안다구요
    그냥 자알 놀다가 오세요

  • 7. ㅡ.ㅡ
    '17.5.4 1:16 AM (61.102.xxx.46)

    제 남사친도 sbs 다니거든요.
    지금 가족이랑 해외여행 갔는데 아침에 너무 화가 나서 카톡으로 너네 회사 도로 씨방새다. 이러고 보냈더니 자기도 아침에 스마트폰으로 뉴스보고 깜짝 놀랐다며 심란 하다고 하네요.
    뭐 보도국 소속도 아니라도 같은 회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어찌나 미워 보이는지 ㅠ.ㅠ

  • 8. SBS회장은
    '17.5.4 1:23 AM (211.36.xxx.94)

    언제부터 회장이었나요?
    4대강 사업과 연관되어 있다던데...

  • 9.
    '17.5.4 1:28 AM (124.54.xxx.150)

    일개 라디오 피디로...

  • 10. ..
    '17.5.4 2:32 AM (112.150.xxx.197)

    일개 라디오 피디가 별...

  • 11. ........
    '17.5.4 2:53 AM (66.41.xxx.169)

    이승훈 피디 그동안 좋은 말씀 많이 했지만
    님 말대로 잘 모르면 그냥 가만히 계세요.

  • 12. 파망
    '17.5.4 4:16 AM (135.19.xxx.18)

    일개 라디오 피디 주제에 입놀리는데 뭐 있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8342 자칭 진보라는 오마이의 꼬장 15 예의가없다 2017/05/15 1,642
688341 오리털패딩 말리는데 걸레냄새ㅠㅠ 8 세탁 2017/05/15 5,808
688340 열무김치에 막걸리 넣어도 될까요 6 부디 2017/05/15 783
688339 일주일동안 토마토만 먹어도 될까요? 24 다이어트 2017/05/15 4,644
688338 추천해주세요 편한 여름신발 5 무작정 2017/05/15 1,626
688337 42살인데 생리가 5일씩 저번달 부터 생리가 5일씩 앞당겨지네요.. 10 af 2017/05/15 2,837
688336 요가 어떤가요? 3 ㅇㅇ 2017/05/15 846
688335 이명박 전대통령 집 앞에서 나와주세요 하실분 4 함께 하실분.. 2017/05/15 1,330
688334 전통 엿 파는 곳 좀 알려주세요 4 ... 2017/05/15 2,681
688333 [신율의 정치 읽기] 문재인 대통령이 겸손해야 하는 이유는 15 gu 2017/05/15 1,991
688332 세월호 리본... 3 ar 2017/05/15 724
688331 고딩 - 키 성장이 2-3년 멈췄다가 다시 크는 경우 보셨나요?.. 7 성장 2017/05/15 6,019
688330 문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권리당원 가입은 꽤 의미있는 행동입니다 .. 12 더민주당원 2017/05/15 1,077
688329 에어콘하고 세탁기 업체 불러 청소해보신 분. 6 대청소 2017/05/15 897
688328 정미홍 "세월호 사건, 북한이 배후 선동했다".. 26 아우증말 2017/05/15 2,375
688327 최다댓글, 경향신문 소설, 진짜에요? 12 richwo.. 2017/05/15 1,671
688326 중학생들 일제고사 없어지나요? thvkf 2017/05/15 492
688325 김용민 브리핑 끝났어요? 11 적폐청산 2017/05/15 1,368
688324 7년간 구독한 경향신문 구독 해지했어요 14 드디어 2017/05/15 2,664
688323 박성제 mbc 해직기자.페북 4 백번동감 2017/05/15 1,474
688322 일본에 사셨던 분들께 질문이에요 2 놀지말자 2017/05/15 657
688321 아빠가 못생겨도 딸 이쁜 케이스 있나요? 16 오마이베베 2017/05/15 4,622
688320 확실히 늙나봐요 ㅜ.ㅜ 8 2017/05/15 2,153
688319 돌이나 행사 답례품으로 버섯 어떤가요? 11 좋은세상 2017/05/15 691
688318 기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명 있다가 없어지신 분 있으신가요.. 13 기도좀부탁드.. 2017/05/15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