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과 함께 촛불 켜 들었던 모든 순간들이 행복했습니다.
오늘(4월 19일)로 공식적으로 일단 촛불은 끝난 것 같습니다.
주최 측은 29차(?)인가라고 했고 오늘 촛불집회가 끝나면 집회를 주최하는 시민단체는 스스로 해산을 한다고 했습니다.
촛불이 처음 시작된 것은 이명박이 청와대에 들어가서 이삿짐도 다 풀기 전에 뭐가 그리 급해서 허겁지겁 미국으로 날아가서 애비와 새끼가 똑같이 미국대통령이 되었고, 애비와 새끼가 똑 같이 전쟁광인 새끼부시가 등 두드려 주는 책봉 례를 치르고 나서,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치러 승리나 거둔 듯 의기양양하게 귀국을 해서 국민에게 쏟아낸 전승개선 담화문이 “이제부터 값 싸고 질 좋은 미국쇠고기 마음껏 드시라!”였습니다.
그 순간부터 촛불이 서울의 밤하늘을 요원의 불길처럼 밝혔으니, 단 한 사람이라도 촛불 켜 들었던 날을 모두 다 따지면 2,000차를 넘길 것입니다.
그 촛불이 처음 타 올랐던 촛불의 탄생일이 지금처럼 미세먼지도 거의 없었던 해맑은 봄을 마무리하고 싱그러운 여름이 시작되는 2008. 5. 2이었습니다.
그 역사적인 촛불이 처음 타 올랐던 촛불의 탄생지이자 고향이 광화문광장이 아닌 청계천 소라탑 앞 광장이었습니다.
오늘 비록 미세먼지로 희뿌연 하늘이었지만 햇볕이 한껏 내리쬐는 맑은 날씨에 봄바람도 산들산들 부는 집회하기에 썩 좋은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앞선 주말들과 같이 많은 시민들이 나오시지는 않았습니다.
평소 하던 버릇대로 스티로폼 판때기 하나 주워 마지막 촛불집회를 맞는 감회를 끼적였습니다.
< 거짓과 위선과 악이 주물러댄 지난9년.
당신의 <촛불>이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비록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지만 당신과 함께 촛불을 켜 들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촛불의 위대함은 뒷날 역사가 평가하고 기록할 것입니다.
대선 후, 우리가 바라던 세상이 아니면 우리 다시 단호히 촛불 켜들고 여기서 만납시다.
여러분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이렇게 써 들고 기다렸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시민은 모이지 않았고 보여드릴 관객이 없었습니다.
조금은 힘없는 발걸음을, 조금은 일찍 집으로 옮겨, 조금은 맥 빠진 기분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우리의 앞날에 다시는 촛불 켜 들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가능할지?
투표 잘 하면 된다고요!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늘은 그렇게 많은 인재를 내지 않습니다.
김대중은 100년에 한 번 나오기 힘든 인물이고, 노무현은 50년에 한 번 나오기 힘든 인물입니다.
그 드문 인물들이 살아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가시고 나서야 깨닫고 이렇게 통분을 하며 피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꿩 대신 닭이라도 선택해야 됩니다.
누가 닭인지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 닭을 징검다리 삼아 몇 년 뒤에 학과 봉황을 맞이합시다.
그때 1억 겨레의 꿈에도 소원인 통일이 저 앞에서 어서 오라고 손을 흔들고 있을 것입니다.
촛불들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