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정치성향은 다양한 편인데,
골수 민주당인 남편, 저는 무조건 진보 단일을 추구,
친정오빠는 강남3구 주민이지만 민노당,
동생은 한나라, 혹은 선진당 입니다.
선거때면 서로 막 난리가 나는데, 웃으면서 좋게 좋게 얘기하니까 싸움이 나진 않아요.
그런데, 저는 항상 단일후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었거든요.
지난 6.2 서울시장선거에서 밤샘개표를 지켜보다가 울컥해서
그 단일화를 거부한 노...ㅎㅊ 후보는 엄청 깠습니다.
그 분 지지자들은 거대당의 횡포에 맞선다,
다양한 정치적 노선이 있다,
끝까지 완주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런 소리는 개나줘~~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선거라는것이 돈이 많이 드나보네요.
며칠 뉴스를 보면서,
내가 무작정 막무가내로 무조건 막 우기면서 단일화하라고 욕하고 다녔는데
그쪽 후보는 실컷 돈 쓰고 사람들 개고생시키고 다닌 담에 싹 빠지라고 하니까
그 돈 누가 다시 줄것도 아니고 고스란히 빚더미에 앉으라고 막 자기한테 욕하는구나했을것 같아요.
선거비용보전이 뭔가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선거가 끝나고 유효투표율에 따라서 15프로 이상 득표하면 전액 돌려주고,
그 밑으로는 반 돌려주고 그러나본데
수십억 쓴 사람한테 선거 단일화 안한다고 욕 엄청해서 어쩔수 없이 단일화 한다고 사퇴시킨 후에
그 사람은 그 돈 어디서 받아야 할까는 생각을 안해봤어요.
전적으로 제 입장에서 하는 말이에요. 제가 단일화를 추구하니까요.
너 단일화 안한 나쁜놈이잖아 하고 욕하고 다녔는데
생각해보니까 단일화해서 빠져나가면 그렇게 가는 사람은 선거비용 보전을 못받는다는걸,
그럼 그렇게 빠지라고 욕했던 내가 좀 보태줘야 하는건가.
돈을 미끼로 선거가 좌지우지 되는건 비도덕적, 불법, 나쁜짓, 해서는 안되는짓이지만
사퇴하는자에게 최소한의 비용을 보전해주는것은 진짜 선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게 잘못된 생각일까요?
증언을 댓가로 돈을 주고 받는것은 정의관념에 반하는 일이지만
그 증인에게 최소한의 비용, 차비 밥값 정도의 비용을 보전해주는것은 합법적 행위라고 본것 같아요.
어디서 주워들은것 같기도 하공.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화하라고 막 떠들었는데 (제가)
무슨 시민정치 단체 같은곳은 자체 지지율도 발표하면서 취약 후보에게 압력도 가하고 그러는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단일화의 명목때메 사라지는 후보들은 참 속이 쓰렸을것 같네요.
돈 문제도 그렇공.
단일화 명목으로 거액을 건낸것이 아니고
그가 쓴 선거비용의 보전 수준이라면 선의가 맞다는 쪽으로 저 스스로 결론내렸어요.
그리고,
교육감 사퇴하고 (본인이 용단을 내리든 역시 압박을 받든) 새로 투표를 하게 된다면
그때도 역시 저는 단일후보를 기다릴거거든요.
그런데 이번 뉴스를 보면서
단일화 라는 말을 하면 사람들이 구리다는 쪽으로 자동연결을 지을까봐 걱정스럽기도 해요.
저사람들이 무서워하는건 개개인이 아니라
단일화 인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