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7년 4월 2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33
작성일 : 2017-04-27 07:50:44

_:*:_:*:_:*:_:*:_:*:_:*:_:*:_:*:_:*:_:*:_:*:_:*:_:*:_:*:_:*:_:*:_:*:_:*:_:*:_:*:_:*:_:*:_:*:_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벅일 것이다
물방울은 손등 위를 굴러다닌다, 나는 기우뚱
망각을 본다, 어쩌다가 집을 떠나왔던가
그곳으로 흘러가는 길은 이미 지상에 없으니
추억이 덜 깬 개들은 내 딱딱한 손을 깨물 것이다
구름은 나부낀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는지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은 귀담아들어선 안 된다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옮겨놓는다
내 희망을 감시해 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7년 4월 2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7/04/26/khan_zhXOOd.jpg

2017년 4월 2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7/04/26/khan_djgH14.jpg

2017년 4월 2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92428.html

2017년 4월 27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056d7de13e4042b99b7529a7bf5e38d0




날이 갈 수록 악화되지나 않으면 다행이죠.




          
―――――――――――――――――――――――――――――――――――――――――――――――――――――――――――――――――――――――――――――――――――――

네가 있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어.
때론 네가 그들에게 가야 해.

       - "곰돌이 푸" 中 - (from. 트위터 "좋은글 봇")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08173 베란다에 에어컨 실외기둔분 안계세요? 8 벽걸이 2017/07/13 4,586
    708172 다미아니 벨에포크 반클리프중에 1 조안 2017/07/13 1,910
    708171 참 극과 극이네요 10 2233 2017/07/13 2,206
    708170 온수수압만 약해요 4 열대야 2017/07/13 1,740
    708169 국민의당이 조직적으로 벌인 거 사실임[영상] 23 ㅇㅇㅇ 2017/07/13 2,586
    708168 돔페리뇽 맛있나요? 2 2017/07/13 1,081
    708167 집 관리할때 이부분은 특별히 신경쓴다 하는거 있으세요? 7 2017/07/13 1,430
    708166 아이폰6 완납10만원 53살 잘 쓸수 있을까요? 11 ... 2017/07/13 1,472
    708165 노트북 키보드 몇 개가 되다가 안 되다가 해요....ㅠ 2 .... 2017/07/13 442
    708164 드레스라인(팔뚝 어깨승모근) 셀프로 해결 방법 있나요 2017/07/13 901
    708163 구미시장."박정희는 반신반인, 우표발행 해달라.. 9 오싹하다 2017/07/13 1,583
    708162 극우의 정의가 뭔가요? 2 문짱 2017/07/13 333
    708161 택배 배달사고로 보상 받아보신분 계신가요... 3 택배 2017/07/13 854
    708160 갑자기 소변냄새가 독해졌어요 ㅠ 3 1111 2017/07/13 3,392
    708159 동생 본 7세 딸아이 걱정입니다. 10 ㅇㅇ 2017/07/13 2,107
    708158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다시 읽기'를 시작하며 1 경제민주화 2017/07/13 307
    708157 반찬통 고민이에요_파이렉스vs 락앤락글라스vs 글라스락 5 반찬통 2017/07/13 4,361
    708156 가든5 현대시티아울렛 지하 푸드 맛있는곳 있나요? 1 질문 2017/07/13 617
    708155 초1 언니가 싫다는데요 6 oo 2017/07/13 995
    708154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중학생들은 뭘 활용하나요? 6 @@ 2017/07/13 1,459
    708153 카레용으로 썰어놓은 소고기 어디 활용할 수 있을까요? 10 2017/07/13 713
    708152 회사출근했는데.. 속이 울렁거려요~ 6 ... 2017/07/13 1,096
    708151 폐경된지 3년 됬는데 고지혈증 생겼어요 10 갱년기 2017/07/13 5,570
    708150 주선자한테 얼마 드리면 적당할까요? 5 소개 2017/07/13 1,473
    708149 택배기사·학습지교사 등 특수노동자도 고용보험 가입 사회안전망구.. 2017/07/13 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