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론은 유독 힘이 들었습니다. 제가 대통령 선거 후보토론의 상대로 결코 인정할 수 없는 한 사람 때문입니다. 토론회 참석을 막을 수 없기에, 국민들의 양해를 구하고 토론거부를 선택했습니다. 그랬더니 맘 놓고 노동에 대해 악의적 선동을 늘어놓았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반박을 기대했지만 정적만 흘렀습니다.
홍준표 후보의 강성귀족노조 타령은 색깔론입니다. 종북좌파 타령과 다를 바 없습니다. 색깔론은 반대세력을 사실도 아닌 낙인을 찍어 공격하는 정치폭력입니다. 이로써 진짜 기득권을 보호하고,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불순한 정치공작입니다. 색깔론과 민주사회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손봐야 할 암적인 존재는 노조가 아니라, 색깔론만 물고사는 저질 정치인입니다.
한국의 노조는 귀족이 아닙니다. 그들이 거품 물고 공격하는 귀족노동자의 급여는 연봉 7, 8천 만원 정도입니다. 이마저도 연장근로, 잔업특근으로 자신을 혹사시켜야 나오는 금액입니다. 저임금 노동자가 크게 늘면서 정규직 조합원의 급여가 크게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삼십년 일한 숙련 노동자가 7, 8천 받는 것이 귀족으로 매도될 일입니까? 이 정도 안 받고 아파트 대출 갚고, 애들 대학 공부시키고, 또 결혼 할 때 조금 거들어 줄 수 있습니까? 노동자로 태어나면 이 정도 꿈도 꾸면 안 되는 것입니까?
대기업 생산직 조합원에게 귀족이라는 딱지를 붙여대면서 진짜 귀족 1%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습니다. 재벌 경영진의 천문학적 보수나 전문직의 고액연봉에는 눈을 감습니다. 억 소리 나오는 이자 소득과 임대 소득에도 너무나 관대합니다. 200만원도 못 버는 노동자 절반에 대한 대책은 전무합니다. 색안경을 낀 정도가 아니라 외눈박이입니다.
귀족노조 타령에는 육체노동을 천시하는 후진적 노동관이 깔려있습니다. 몸뚱어리를 굴려 먹고사는 사람들이 안락한 삶을 누리고, 그러면서 권리 운운하는 꼴은 못 보겠다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행복한 꼴은 못 보겠다며 야비한 공격을 퍼붓는 서민후보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우리나라 노조는 강하지 않습니다. 조직율이 10%도 안 됩니다. OECD 국가 중 거의 꼴찌입니다. 노조가 강해서가 아니라 약해서 문제입니다. 노조가 정말 강했다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TV토론에서 노조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할수 있었겠습니까?
노조 만들기가 독립운동보다 어려운 나라입니다. 대표기업이 무노조를 경영전략으로 앞세우고, 노조파괴 컨설팅이 돈벌이가 되는 나라입니다. 합법파업은 하늘에 별 따기와 같습니다. 작은 노조는 파업 할 엄두조차 못 냅니다. 큰 노조에게도 파업은 너무도 험난한 길입니다. 임금인상을 내걸면 귀족노조 파업이라 공격하고, 공익을 앞세우면 불법파업이라 탄압합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과 단체행동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무슨 강성노조 타령입니까?
저 심상정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에 나왔습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는 노동자가 정당한 몫을 가져가는 나라입니다. 그러려면 노동의 힘이 더 커져야 합니다. 노동이 강한 나라는 예외 없이 선진 복지국가입니다. 노조가 활성화되면 불평등이 줄어들고, 계층이동이 활발해 집니다. 생산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이윤도 커집니다. 사회는 더 깨끗해지고 따뜻해집니다. 노조가 더 강해지면 투명성과 책임감도 커집니다. 일부 노조의 이기주의와 일탈도 줄어들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천하의 막돼먹은 정치인 퇴출을 위해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 건설을 위해서 노조에 가입해주십시오. 저 역시 노조 설립과 활동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싹 걷어내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약속드립니다. 노조 지도자와 활동가분들께도 부탁 말씀드립니다. 조합원의 권익보장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나서주십시오. 그럴 때, 노조에 대한 악의적 비난은 설 자리를 잃을 것입니다.
https://www.facebook.com/simsangjung/?fref=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