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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가 주신 음식은 안 먹어도 다 가지고 오는 남편

하... 조회수 : 3,617
작성일 : 2017-04-26 08:22:57
몇번 게시판에 올렸는데요..
사사건건 참견 잔소리 막말에... 거기다 음식 하실때 보면 비위생적이고 맛도 없는데 손은 또 너무 커서 안 먹는다는데도 무조건 푸짐하게 담아주고 다음주에 가면 같은 음식 또 꽉꽉 채워 담아주고..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도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것도 아닌, 어머님이 좋아하시거나 많이 장만해둔 음식 혹은 장류, 기름류, 야채, 김치 이런게 주인데요. 저희 2인 가족인데도 저러셔서 처음엔 그냥 눈 딱 감고 다 가져오다 이제는 시댁에 신랑만 주로 가는데 혼자 갔다올때마다 가슴 졸이며 기다려요 또 얼마나 뭘 가져올지 몰라서.
이미 석달간 두 차례에 걸쳐 어머님이 떡 (그것도 흑임자 인절미랑 쑥송편) 을 가득 보내셨어요.
저희 떡 잘 안 먹고 먹는다해도 마트에서 파는 한팩도 사다놓으면 둘이 다 안 먹고 남겨서 버리기 일쑤예요.
그런데 어머님이 흑임자 인절미를 한 상자 보내셔서 제가 한숨을 쉬면서 비닐장갑 끼고 이거 소분하게 도와달라고 하니까 남편이 제 눈치를 보면서 회사에 가져가서 먹겠다고 놔두라 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그 무거운 떡 상자를 들고 통근버스 타고 회사에 갔어요. 그 떡 먹고 나면 입가에도 묻고 치아사이에도 까만가루 잔뜩 낄텐데.. 그리고 회사 냉장고가 크면 얼마나 크겠어요 그걸 어떻게 두고 먹겠다는건지. 그 떡 가져오면서 꿀도 한 항아리 들고 왔구요. 작년에 주신 꿀도 안 먹었다니까 남편이 이것도 회사에 가져가겠데요. 가져가서 뭐 하려고 하냐니까 매일 한숟갈씩 먹겠다고... ㅜ 제 앞에서 어머님이 주신거 버리기 싫으니까 저러지 누가 챙겨주지 않으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이상 절대 찾아먹지 않는 사람이예요. 예를 들어 냉동실에 떡이랑 핫도그 넣어두면 핫도그만 알아서 찾아 데워먹고 어머님 주신 떡은 일년넘게 꽁꽁 얼어있었어요. 전에 회사 가져간 떡도 보니까 며칠간 점심대신 떡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그 이후엔 안 물어봤는데 남은 떡 곰팡이 슬었을거 같은데 처리는 잘 했는지 욕은 안 먹을지 걱정되더라구요..

남편이 엄청 효자예요 어머님 말씀 거역하는거 못봤고 어머님이 그래서 큰아들보다 저희 남편한테 더 많이 의지하고 연락도 자주하시고 징징(제가 보기엔 그래요 별거 아닌것도 맨날 크게 부풀려 말씀하심) 대고 좀 그러세요. 결혼 초 남편은 우리가 다 못 먹고 버리는거 알면서도 어머님이 먹을거 주신다면 무조건 다 받으라 하더라구요. 주시고 싶어서 그러는건데 다 받으라고. 처음에는 멋모르고 받았는데 그 음식물 다 소분하고 버리는거 다 제 차지잖아요. 음식 버리는 기분도 정말 좋지 않아요. 그래서 나중엔 나도 안 먹고 너도 안 먹는거 나중에 상해서 버린다고 나한테 뭐라 하지 말고 당신이 알아서 챙겨 먹던가 받아오지 말라니까 좀 눈치는 보는데요. 그 흑임자 한상자 받아온게 지난달인데 그저께는 쑥송편을 두 상자(김치통 반통 분량)을 가져왔어요. 어머님이 떡을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제가 이사준비중이니까 음식물 늘리지 말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했건만 또 가져와서 제가 이것도 회사 가져갈거지? 하니까 그런다고 하고 어제 아침에 그걸 들고 또 출근했네요. 후.. 남편은 대기업 부장인데 저렇게 한달 간격으로 떡상자 들고 출근하는거 보기에 괜찮은가요? 갓 만들어온 따듯한 떡도 아니고 살짝 굳은데다 먹으면 치아 사이가 까매져서 직원들도 나눠먹으라 해도 별로 안 좋아할거 같은데..

어제는 냉동실을 정리하는데 못 보던 음식이 나와서 뭐지? 내가 이걸 언제 받았지? (친정에서는 제가 먹을만큼만 가져와서 뭐 받았는지 알거든요) 파운드 케잌처럼 슬라이스로 잘려진 덩어리들이 락앤락 큰통에 가득 담겼던데 꽁꽁 얼어있어서 냄새도 안 나고 뭔지 모르겠지만 오래됐나보다 하고 버렸어요. 그리고 신랑이 퇴근했을때 냉동실 청소 싹 다 했다니까 냉동실을 열어보더니 '그거 버렸네?' 이러길래 '뭐?' 했더니 제가 어머님이 주신 청국장을 버렸데요. 언제 받아왔냐니까 지난번에 받았데요. 왜 말 안 했냐니까 까먹고 말 안 했데요. 시댁 다녀올때마다 제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뭐 받아왔는지 다 봤는데 청국장은 본적 없거든요. 저 몰래 냉동실에 넣어둔거 같은데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구요. 그 정도 양이면 저희 몇년치는 먹고 신랑이랑 저랑 청국장 잘 먹지도 않아요.

도대체 신랑한테 얼만큼 말해야 알아들을까요? 진짜 음식 싸올때마다 둘 사이에 신경전이 생겨요. 전 깔끔하게 해놓고 사는편이고 음식물 쟁여놓고 사는거 안 좋아해요. 어머님은 뭐든 첩첩이 쌓아놓고 사시고 비위생적이시고 무슨 고추장 된장을 갈때마다 퍼주시고 참기름 들기름도 틈만 나면 짜시는거 같아요. 남편은 주말에만 집밥 먹고 저만 집에서 밥 해먹는데 어머님건 맛없고 만들고 음식 담는 과정 다 알아서 거의 안 먹어요. 남편말론 어머님이 그렇게 근검절약하신다는데 제가보기엔 전혀 아니예요. 이사갈 집에서는 이제 음식물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하는데 ㅜ 신랑이 먹지도 않는 음식 바리 바리 싸올때마다 정말 노이로제 걸릴거 같고 둘 사이에 냉기가 흘러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ㅠㅠ
IP : 125.131.xxx.1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4.26 8:28 AM (119.64.xxx.207)

    남편이 말을 못하는것 같으면 원글님이 직접 시어머니한테 말하세요.
    우리 상황이 이러저러하고 버리는게 태반이라고요.
    둘다 별말없이 줄때마다 넙죽 받아가니 먹긴먹나보다하고 신나서 더 보내는것같은데...
    한두번 말한다고 금방 고쳐질건 아니지만 또 며느리가 대놓고 말하면 처음엔
    삐지고 뭐 그러겠지만 며느리 잔소리가 계속되면 눈치 보긴 보더라구요.

  • 2.
    '17.4.26 8:32 AM (125.131.xxx.13)

    자기 엄마한테 말을 못할까요? 어차피 버리는거 알면서 그게 더 미안하지 않은지 이해가 안가요. 어머님은 모르는 우리 둘만의 싸움 정말 스트레스예요. 지금은 어머님께 제가 연락 안 드리고 있어서 신랑 통해서만 전달이 가능한데 신랑이 저러고 있어요.

  • 3. ㅇㅇ
    '17.4.26 8:36 AM (183.100.xxx.6)

    직접 말을 하고 싶어도 남편때문에 못하는거네요. 그냥 그렇게 남편이 알아서 처리하게 두세요. 다른 받아와서 안먹는 거 청소도 남편시키세요. 본인 손으로 버려봐야 알아요. 아 그리고 좀 매정하지만 상했거나 말거나 주말에 남편밥은 그것으로만 차려주시구요. 뭐하라면 그러게 먹지도 않을 거 왜 받아왔냐. 네가 받아온거니까 네가 알아서 다 먹으라고 해야해요.

  • 4.
    '17.4.26 8:37 AM (121.128.xxx.51)

    시어머니에게 계속 말하시고 그래도 계속 주면 냉장고에 넣어서 묵히지 말고 친정이나 형제 친구 주위에 떡 좋아 하는 사람 주거나 그것도 귀찮으면 경비 아저씨 나 청소 아줌마 경로당에 가져다 드리세요 아파트 사는데 명절 직후나 가끔 음식물 쓰레기통에 먹을수 있는 음식 많이 버리더군요
    떡 좋아하는 사람은 잘 먹을거예요
    남편 먹을만큼만 한 용기 남기고 다 다른사람 주세요

  • 5. ....
    '17.4.26 8:52 AM (121.140.xxx.146) - 삭제된댓글

    단순한 음식물 처리의 문제가 아니지요
    내 아들에 대한 지배력 싸움
    너는 내가 주는 음식을 순순히 가져가서 먹어줘야 해
    며늘아 내 아들은 이렇게 내 음식영향력하에 있단다 호호
    그걸 알기에 며느리는 기분이 나쁜거죠
    이렇게 많은 음식이 필요도 없고 결국 버리게 된다는 객관적인 사실따윈 무시하니까요
    아들이 못 받아오게 만들어야죠
    아들이 어떻게든 다 처리하게 만드세요
    회사에 가져가든 자기손으로 버리게 되든
    원글님이 처리하지 마시구요

  • 6. ....
    '17.4.26 8:52 AM (121.140.xxx.146) - 삭제된댓글

    단순한 음식물 처리의 문제가 아니지요
    내 아들에 대한 지배력 싸움
    너는 내가 주는 음식을 순순히 가져가서 먹어줘야 해
    며늘아 내 아들은 이렇게 내 음식영향력하에 있단다 호호
    그걸 알기에 며느리는 기분이 나쁜거죠
    이렇게 많은 음식이 필요도 없고 결국 버리게 된다는 객관적인 사실따윈 무시하니까요
    아들이 못 받아오게 만들어야죠
    아들이 어떻게든 다 처리하게 만드세요
    회사에 가져가든 자기손으로 버리게 되든
    원글님이 처리하지 마시구요
    아들이 더이상 안가져 간다고 나올때 끝이 납니다

  • 7. ....
    '17.4.26 9:32 AM (218.237.xxx.46)

    중고등학교 때는 말 잘듣는 아들이었대요?
    남자들은 결혼하면 왜 과도한 효자가 될까요?

  • 8. ..
    '17.4.26 9:36 AM (1.233.xxx.136)

    글이 길어서 다 못읽었는데
    저도 시댁음식 안먹으면서 자꾸 주면 받아오는 신랑과 사는데
    저는 직접 확실히 얘기하니 이제는 줄다줄다 줄어서 안가져와요
    가져오면 안먹고 먹는 사람없다고,버리게 된다고 확실히 얘기하세요

  • 9. 간단
    '17.4.26 9:57 AM (61.36.xxx.130)

    주고 싶은 사람은 주면 되고,
    받고 싶은 사람은 받아오면 되고,
    먹기 싫고 보관하기 싫은 사람은 버리면 되고.

    참 쉽죠잉~

  • 10. 흑임자 인절미 맛있는데...
    '17.4.26 10:01 AM (175.210.xxx.146)

    비쌀거 같은데.. 나는 어머님이 주는거 욕심껏 싸와서 못다먹고 버리고 혼나는 사람입니다. 좀있으면 우리 아들이.. 각시랑 살면.. 난 우리 어머니처럼 그렇게 음식 못해주고 못챙길텐데..
    어머님이 반찬주고 ..그러면 우선 그것먹다보니 저는 반찬할 틈이 없어서 좋았는데..이젠 늙으셨다고 않해줍니다... 제가 중간에 낀세대 인가 봅니다.
    집사고 차사고 그땐 이자가 비싸서.. 돈모으느라고 못사먹고 못입어서.. 궁상 떨었는데.. 지금은 그런시대가 아니니..
    시어머니랑 관계가 썩 좋다고는 할수 없지만.. 시어머니 냉장고가 내꺼라 생각하고 제가 죄다 털어와서..

    어머니도 세월 지난 다음에.. 그러시네요.. 그때 내가 이뻣다고.. 난 편했는데..
    문제는 어머니 비상금도 잘도 찾아내서..어머님이..나오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청소하다.. 돈찾아대서... 가져간적은 없지만... 이십만원짜리 봉투 잊으신거 찾은게.. 다섯번 이상이었던거 같아요..
    어머니 장농에서 옷 재활용에 버릴수 있는 사람도.. 오로지 저 혼자 입니다. 다른사람은.. 못버립니다. 혼날까봐.. 전.. 야단 맞지 않습니다...

    많이 친해져서..
    우리아들 각시는 그러지 못할겁니다. 사느라 바빠서.. 환경도 다르고..
    우리남편이 자란환경과 아들 환경이 다르듯... 저와 며느리관계는 남이니까요.

  • 11. 옛날엔 이웃이랑 친해서
    '17.4.26 10:06 AM (175.210.xxx.146)

    그렇게 많이 주면.. 이웃이랑 나눠먹었는데.. 저도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시어머니가 김치주면.. 옆집 애기 엄마들이랑 김치전 부쳐서 간식 해먹고 .. 삼겹살도 아닌.. 그냥 돼지고기 사다가.. 볶아먹으면서..김치넣고 볶아서 점심해먹고.. 저도 재취업 하기전..3년 imf 전에.. 얘기 입니다. 지금은 시어머니가 그리 음식 많이 주시면... 감당하기 힘들지요. 우리 아이 키울땐 시어머니가 뭐 많이 주는집이.. 짱이었는데...
    옆집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청국장은..웬떡이냐 싶어서.. 그주변이.. 전부 청국장 냄새 진동했었는데.. 나눔이 없어서..그런 갈등이 생기나 봅니다.
    400리터 냉장고면 큰 냉장고다..라고 살던 시절이니..
    월풀냉장고는..혼수 짱으로 해가는 사람들만..쓰던시절이라..
    전 25년전이 그리워집니다..

  • 12. ....
    '17.4.26 10:27 AM (61.76.xxx.203)

    그 음식 저주세요
    맛있겠다 ㅜㅜ

  • 13. 그거
    '17.4.26 1:02 PM (192.171.xxx.144)

    님이 버리지말고 남편이 직접 버리게하세요.
    자기손으로 음식 버려봐야 다음부터 안갖고 옵니다. 소분하는거 정리하는거 다 남편 시키고요.
    떡을 회사 갖고간다니 참 그집 남편도 어지간하네요.

  • 14. 남편이
    '17.4.26 7:13 PM (14.32.xxx.6)

    회사에서 혼자 그 굳은 떡 통으로 들고 우적우적 먹을 생각하니 시어머니가 더 미워져요 남편은 너무 바보 같고요 그걸 왜 그만 달라고 말을 못하는지 어머님이 돈 주신다면 (저 예단 가방사라 하실때 포함 두 손가락 안에 들어요)그렇게 극구 안받는다 난리치면서 먹는거는 진짜 제 눈치 볼거 알면서 굳이 ㅜ

  • 15. 그래도
    '17.5.6 1:01 AM (221.127.xxx.128)

    가져온거 다 신랑이 먹게 하세요
    언제까지 먹나 두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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