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한테 납작코가 되었습니다.
어제 TV2차 토론을 온 가족이 같이 보고나서 얘기를 하다 나온 우스개 얘기입니다.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장관 한명이 방한을 해도 김포공항 ~ 한강인도교(제2한강교; 현 양화대교부터는 없었을 때임) 남단까지는 논스톱으로 달려오고, 한강북단부터 미대사관이나 청와대까지는 초중고학생들을 동원하여 길 양편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펼쳤습니다.
내 중학교 때로 기억됩니다.(고등학교? 기억이 확실치는 않음)
미국국무장관(딘 러스크)이 방한을 해서 나도 동원이 되어 한국은행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열렬한 환영인파에 감격한 러스크가 한국은행 앞 로터리에서 차를 세우고 환영인파와 악수를 했고, 나도 러스크장관과 악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돌아오니, 한국은행을 지나 을지로 입구 당시 한전 본사 앞에서 인파를 정리하던 기마경찰이 탄 말이 도로 한가운데에다가 볼 것도 없이 똥을 한 덩어리를 푸지직 하고 떨어트렸답니다.
불과 1~2분후면 러스크가 탄 차가 올 터인데 큰일이 난 것입니다.
그때 호루라기를 불며 환영인파를 정리하던 교통경찰이 달려들어 맨손으로 그 똥을 자신의 윗도리를 벗어 말끔히 치워 가까스로 국가적인 망신을 모면했답니다.
그 교통경찰이 그 공로로 잎사귀를 하나 더 달았던지 잎사귀를 무궁화 꽃으로 바꾸어 달았다고 합니다.
그 교통경찰 이걸 러스크에게 감사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실례를 한 말에게 감사를 해야 하는 건지?
애기 끝에 내가 러스크와 악수를 한 위 얘기를 하니, 마누라는 한술 더 떠서 자기는 미국대통령과 악수를 했다고 해서 내 코가 납작코가 되었습니다.
마누라 고등학교시절(수도여고) 미국대통령환영에 동원이 되어 학교에서 가까운 삼각지로터리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데 미국대통령이 차를 세우고 내려 환영 나온 많은 학생들과 악수를 나누었고 마누라도 악수를 했답니다.
내가 그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마누라는 미국대통령이었던 것만 알지, 누구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마누라 고등학교 시절의 년도를 따져보고 그때 미국대통령을 뒤져봤더니 린든-B 존슨대통령인 것 같아서 컴퓨터에서 그의 사진을 꺼내 마누라에게 “이 사람이냐?” 고 물었더니 그런 것 같다는 대답이었습니다.
내 자세히는 모르지만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미국대통령이 존슨 대통령일 것입니다.
그때는 한국군의 월남파병이 월남에서 고군분투하는 미군의 큰 짐을 덜어준 때였고, 미국대통령이 한국군의 증파를 요청할 때마다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미국!
미국!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