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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선생님과 엄마들이 꼭 보셨으면 해요!

황주환 선생님 조회수 : 1,541
작성일 : 2017-04-23 18:32:23
'왜 학교는 질문을 가르치지 않는가' 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너무 좋아 구입하려는데 혼자 보기 아까워 소개해드려요.
학교, 교육, 사회 등에서 넓고 깊게 고민 하신 내용이 정말
소장해서 두고 두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제가 글을 못써서 몇 구절 그냥 소개할게요.

학교의 석차경쟁은 '지금 노동의 몫'을 못 보게 한다는 점에서
소수 승자의 독식과 대중의 억압을 상식으로 여기게 하는,
아주 효율적인 이데올로기다.
즉 대중의 사회노동을 대중 스스로 무가치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의식화 과정이기도 하다.

교육적 이유와 나름의 규정에 따랐을 선생님에게서 내가 받은
모욕은 생생하게 기억하건만,
역시 교육적 이유와 나름의 규정에 따라 내가 주었을 모욕은
기억에도 없었다.
아무리 합리적 이유와 규정을 세운다 한들 그것은 나만의 이유와
규정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원칙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학교의 이 위계적 문화에서
그런 규정과 원칙은 동원되고 강제된 것일 뿐이다.
교육의 이름으로 행한다는 그 어떤 체벌도,
결국 비대칭적 폭력의 한 형태라 생각한다.

부모는 자녀의 대한 사랑을 의심하지 않는 만큼,
사랑의 방법도 의심하지 않는 것일 테다.
사랑의 방법을 의심하지 않기에, 공부도 연습도 반성도 없이
아이들을 상처받게 하는 것일 테다.

프롬은 자기희생을 강조하는 부모는,
자녀가 부모를 평가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부모보다 더 나쁘다고 지적한다.
그런 부모는 자기의 희생만큼 자녀를 사랑한다 여기지만,
사실은 부모가 자녀를 소유하려는 자기 중심적인 지배로
가득 차 있는 것이란다.
'아이의 독립을 도와주고 성장시킬 시키려는 노력'이
사랑이라고 계속 강조한다.

사회 어디에서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만날 수 있다.
어떻게 내 아이를 보호할 수 있을까.
교사나 급우의 폭력성이 학교의 폭력성을 강화하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이를 결정적으로 파괴하지는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
부모의 든든한 정서적 지원을 받은 아이는 자기 방식대로 비껴간다.
폭력을 행사하지도 폭력에 잘 휘말리지도 않는다.
혹 상처 받더라도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부모의 사랑과 지지로
극복할 수 있다.
교사나 친구가 학생을 파괴하는 힘보다 부모가 자녀를 성장시키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폭력과 자살 그리고 무기력으로 허물어져 가고 있다.
자기 삶의 고통을 설명하지 못하는 교과서와 교실수업에서,
그렇게 자기 삶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무기력하게 학교를 오가고 있다.
공부 잘 하는 것만을 최고로 여기는 학교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깊이 상처받았고, 반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도 그 자리에 오르느라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 아이들이 군데군데 병들었다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학교는 박제가 된 '안전한 저항'은 가르치지만 '살아 있는 정신'은
가르치지 못하는 것이다.
200년전 저 먼땅 프랑스혁명의 단두대는 가르 치더라도 30년전
이 땅 광주의 학살은 가르치지 않는 것에서 교과서는 이미 정치적이다.
이런 언어의 정치와는 일상의 미세한 부분에까지 뻗쳐 있다.
예를 들어 '가정은 휴식의 공간'이라는 말이 가부장적 남성에게는
적절하겠지만, 가사노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성에게 가정은
여전히 노동의 공간일 뿐이다.
그래서 이 말은 성별 권력을 내포한 정치적 견해가 된다.
또 여학생에게 생리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예절교육으로 여길 때 우리는 이미 여성의 몸을 억압하는 정치적 행위를 한 것이 된다.
언어의 해방 없이 현실의 해방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지금 이 언어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선택했는가를 묻지 않을 때,
그 안에는 우리를 억압한다.

지배권력에 저항하는 법을 배울까 봐 5.18과 6.10을 통째로
누락시킨 자들이 누구인지 살펴봐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을 찾지 못하면 다시 그들이 우리를 거리에서
피흘리게 하고 헐떡이 할테니까!

여성과 천민을 억압한 조선조 사회가 국익을 말하며 남성/양반의
이익만을 앞세웠듯이 지배권력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국익이라고
말해 왔을 따름이다.

모두를 위한 교육은 불가능하고 중립의 교육도 불가능하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저항'을 철저히 삭제 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교과서야말로 철저히 정치적이고 파당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학교가 정치적이냐/아니냐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단지 누구의 정치적 이익, 누구의 파당성인가를 묻는 것이 진짜 물음이다.
마찬가지로 교육적으로 옳으냐/그르냐라는 갈등은 위장된 갈등이고
사실은 누구의 이익을 가르치느냐로 갈등할 뿐이다.

권력은 부드러운 사람에게는 징그럽게 날뛰지만, 힘 앞에서는
온순해지고 비굴해지기까지 한다.
권력은 대화하지 않는다.
권력은 권력과만 협상할 뿐이다.

왜 우리는 자기 의견을 제시하고 주장하지 못할까.
왜 우리는 부당한 지시에도 충직하기만 한 것일까.
생각해보면 그 누구도 저항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었다.
우리는 나서지 않고 순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학습받아 왔다.
저항이 어떻게 정의가 되는지, 저항이 어떻게 민주주의가 되고
평화가 되는지를 배운적이 없었다
우리는 학교와 사회에서 온화와 융화와 통합의 미덕만을
주입받아왔고, 타인의 마음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을
후덕하다 여겼으며, 오직 연하고 부드러운 언어의 사용만을
아름답다 교육 받았다.
불의한 현실이나 부당한 권려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미국의 실천적 지식인 하워드 진은 교육을 많이 받고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일수록 거짓말과 사회 모순들을 기꺼이 수용한다고 비판했다.
그의 지적대로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사회의 상층부에 진입하여
체제의 수호자가 된다.
그들은 이미 권력의 욕망을 내면화했기에 부끄러움을 가르치기가
더 어렵게 되었다.
공부 잘 하는 것만을 최고로 여겼을 그들에게, 공부 잘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우리사회가 다시 질문해야 하는 이유다.

극심한 남녀차별을 겪은 할머니가 손녀를 사랑 하기 보다는
오히려 남녀차별이 유별난 것은 왜일까?
할머니는 손녀와 손잡고 여성차별에 저항하는 것이 상식일 테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할머니는 '어디 여자가~'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여성차별을
당연한 문화로 받아들였다. 오빠나 남동생을 우대하고 여성 자신이
희생하는 것을 도덕적인 것으로 학습받았다.
이것을 상식으로 여긴 것이다.
그래서 한국사회의 지배권력인 남성의 생각을 할머니 자신의 생각으로
학습함으로써, 몸(존재)은 여성이지만 생각(의식)은 남성이 것이 되었다.
할머니는 '(여성의) 존재를 배반해버린 (남성의) 의식'으로 손녀에게
여성차별을 재생산하게 된다.

이런 지배를 형성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교육과 언론'이다.
교육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지배권력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강제적인 시스템이다.
학생은 언제나 국가 지배권력에 대리자인 교사(권력)에게 순종하는 것을
상식으로 배웠고 학교시스템(국가권력)에 복종해야 했다.
학교의 온갖 불합리를 따라야 했던 것처럼, 이렇게 억압과 복종을
학습한 학생이 사회의 불합리에도 순종하게 되었다.

왜 질문하지 않는가? 왜 우리는 지배권력인 학교와 지배자본인
미디어가 던져준 언어로만 생각하고, 왜 자기 언어로 질문 하지 않는가?
학교의 언어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매일매일 방송은 누구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냐고 매번 질문해야 한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질문'이다.
질문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
IP : 122.43.xxx.24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투대문
    '17.4.23 6:35 PM (114.206.xxx.80)

    읽어볼께요. 책제목 적었습니다.^^

  • 2. 네~ 감사해요~
    '17.4.23 6:42 PM (122.43.xxx.247)

    제가 글 재주가 없어 저렇게 본문 내용을 그냥 넣었더니
    너무 긴 것 같아 읽어보지 않고 '뒤로 고침' 하실 분이 많을 것 같아요.
    ㅜㅜ

  • 3. ㅁㅁ
    '17.4.23 6:45 PM (39.115.xxx.152)

    어른이 된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학교땐 이런 생각이 들어도 곧 다시 체제에 나 자신을 순응하도록 채칙질 했구요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이 있었으면 박차고 나왔을텐데.

  • 4. 저도...
    '17.4.23 7:11 PM (122.43.xxx.247)

    어릴때부터 불합리 하다 느끼고 답답했어요.
    그래서 거의 사회 반만 적응자로 살고 있네요.
    제 아이들은 이런 엄마때문에 혼란스러울 것 같고...
    당장은 투표나 잘 해야겠어요...

  • 5. 아로니아
    '17.4.23 7:16 PM (125.186.xxx.231) - 삭제된댓글

    술술읽히고 나머지내용이 무지궁금해서 주문했어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 6. 사회주의
    '17.4.23 7:48 PM (218.150.xxx.211)

    국가(정부)는 지배계급(자본가계급)의 폭력기구입니다.
    윤리나 도덕, 가치관 역시 지배계급의 이해에 기반합니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윤리, 도덕, 가치관은 필연적으로 노동자, 농민계급의 정체성에 반합니다.
    그래서 노동계급은 자신의 계급정체성에 반하는, 호모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투표 때 민중(- 노동자,농민, 빈민, 영세자영업자)이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과거)을 반대거부하고,
    브르주아 정당(민주당이나 국민당, 자유당)을 지지하는 것은
    이러한 정체성의 반동화에 기인하는 것이죠.

    학교 교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교육은 지배계급이 자신의 계급 이해를 실현할 수 있는 노예 노동력을 양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죠.

    자본주의는 개인(소수)의 소유를 우선으로 하는 사회체제입니다.
    반면에 사회주의는 사회적 소유(다수)를 우선으로 하는 사회입니다.
    어느 사회나 노동계급의 사회구성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동계급이 사회의 주인이 될 때, 즉 노동계급의 이해에 입각한 윤리, 도덕, 가치관등이 사회의 지배적 이데오르기로 작용하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사회가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노동계급의 정체성에 맞는 사회체제는 사회주의입니다.
    사회주의가 될 때, 사회구성원의 절대다수인 노동계급이 사회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이러한 사회체제가 바로 진짜 민주주의 사회가 되는 것이죠.

    노동계급에게 있어서 자본주의 체제는 누가 권력을 잡든 언제나 독재일 뿐입니다.
    자본가계급만의 민주주의가 되는 것이죠.

    우리 사회에서의 학교 교육은 사회주의에 대한 왜곡과 폄하만을 일삼습니다.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 북한 사회주의에 대한 관심만 가져도 보안법으로 처벌받습니다.
    ‘왜?’라는 의문 자체를 불온시 합니다.

    이런 우리 사회에서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 나와 사회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관계 설정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이죠.

  • 7. 우아~
    '17.4.23 8:06 PM (122.43.xxx.247) - 삭제된댓글

    아로니아님 빠르시네요~ 제가 다 감사합니다.

    사회주의님은 모든걸 알고 계셨군요!
    사회주의님 같은 분들이 이런 곳에 좋은 글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저같이 남들의 말이 제 생각인 줄 아는 사람을 깨우쳐주기 위해
    노력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다~

  • 8. 우아~
    '17.4.23 8:06 PM (122.43.xxx.247)

    아로니아님 빠르시네요~ 제가 다 감사합니다.

    사회주의님은 모든걸 알고 계셨군요!
    사회주의님 같은 분들이 이런 곳에 좋은 글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저같이 남들의 말이 제 생각인 줄 아는 사람을 깨우쳐주기 위해
    노력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9. 젠2
    '17.4.24 10:32 AM (220.93.xxx.14)

    왜 학교는 질문을~
    저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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