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이 선>토론 시청소감
외국어를 잘 알지 못하기도 하지만 웬만해선 외국말을 잘 쓰지 않는 성향인데, 우리말이 없을 경우는 부득이 해서 외국말을 쓰기는 하지만(예; 텔레비전, 버스 등), “스탠딩 토론”의 “스탠딩”은 말이 아름답기도 하려니와 억양에서 그 자세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꼿꼿이 선”이라는 엄연한 우리말이 있어 글 제목을 위와 같이 붙였다.
솔직히 긴장되었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문재인후보의 치매설이 심심치 않게 떠돌았고, 또 건강상태까지 염려된다는 소문이 나 돌아 문재인 후보만큼이나 긴장되었다.
두 시간 내내 손에 땀이 나고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이것도 순수한 우리말로 하면 “쓰 잘데 없는 걱정”이었다.
문후보가 긴장하여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영상을 통하여 “걱정 붙들어 매시라!”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두 시간여 말로 난타전을 벌인 그 소감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고 딱 3가지만 말 하고자 한다.
1. 토론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강력히 지적한다.
공영방송이 편파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지는 9년이 넘었고, 필자는 뉴스시청은 의도적으로 채널(요것도 외국어네!) 9와 11은 건너뛰며, 운동경기 중계 외에 9와 11을 본지는 오래 되었다.
KBS에서 의도적으로 그런 토론방식을 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남은 토론에서는 어제 토론의 문제점을 보완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한 사람당 균등하게 주어진 시간(9분)은 문제될 게 없다.
헌데 모든 사람이 한 사람에게만 질문을 집중하게 되면 집중포화를 받는 사람은 제대로 답변을 할 수가 없다.
다음 토론부터는 한 사람이 특정인에 대한 질문은 단 1회로 한정 하고, 모든 토론자에게 돌아가면서 균등하게 질문을 하게 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을 권고한다.
시청하는 사람이 헷갈릴 정도였으니 집중포화를 받는 사람은 오죽했겠나? 문재인후보가 그 많은 집중포화를 큰 실수 없이 받아넘겼다는 것은, 역으로 그의 정신건강상태를 증명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본다.
그리고 2~30분 정도면 몰라도, 대선에 후보로 나선 것이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이미 50을 넘긴 후보자 모두를 두 시간 꼿꼿하게 세워놓고 토론을 진행한다는 것은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에 다름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후보들의 건강상태는 나중에 건강진단서가 증명을 해 줄 것이 아닌가?
오히려 편히 앉거나 누워 시청하는 사람이 더 힘들고 불편했다.
2. 요 점에서 문재인 후보가 돋보였다.
모든 후보가 “주적”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즉,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답변을 유도해 내기 위해 거의 모든 후보가 벌떼 같이 달라붙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끝가지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물론 6.25전쟁과 같이 남북한이 총부리를 겨누고 서로 죽고 죽이고 하는 마당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이 주적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휴전선을 경계로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병사나 군 지휘관은 북한을 우리의 “주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고, 군에게 북한군이 우리의 주적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호시탐탐 독도를 노리고 있는 왜군은 우리에게 뭔가?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에게 묻고 싶다.
헌데 1국의 국가원수는 군과는 입장이 다르다.
북한은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주적이 분명하지만, 언젠가는 하나로 합쳐 통일을 해야 할 같은 핏줄의 형제간이다.
북한을 “주적”으로 선언해 놓고서 어떻게 그들과 대화를 하고, 평화통일을 하기 위해 협상을 하지고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문재인후보가 의도했는지 무의식중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공개적으로 북한이 우리의 “주적”임을 천명하지 않은 것은 썩 잘한 일이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3. 때리는 시에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더라!
긴 사설 늘어놓으면 그것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니 뭉뚱그려 함축한다.
세 사람이 쏘아대는 집중포화에도 입에 침이 말라들어 가는데, 심상정까지 끼어들 줄이야!
정의당과 심상정이 자신들을 <진보>로 포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이정희의 심정은 어떨까?
박근혜의 치맛바람에 풍비박산 난 옛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심정은 어떨까?
“진보”의 깃발을 원 주인에게 넘겨줘야 할 날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