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자정~5.10일 아침 사이 박근혜의 갈등과 번민(픽션)
국민여러분도 애가 타시죠?
왜 안 그렇겠습니까?
지난 9년 동안 어두운 밤에 촛불 켜 들고 애써 지은 농사, 이제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풍년일지 흉년일지 왜 애가 타지 않겠습니까?
특히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문재인과 안철수를 지지하시는 분들은 더욱 애가 타시죠?
하지만 지금 가장 애가 타는 것은 누구니 누구니 해도 박근혜입니다.
5월 9일 선거결과에 따라 자기의 콩밥행로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여론으로 보아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부터 그가 당선되었을 경우 박근혜의 갈등과 번민, 그리고 심경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1. 문재인 당선
문재인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박근혜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기로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 기소된 죄목대로 유죄가 확정된다면 자기의 형량이 징역 10년은 훨씬 넘을 것이고, 문재인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것도 있고 하여 섣불리 사면이나 감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적어도 문재인의 임기인 5년은 콩밥을 먹을 각오를 해야 됩니다.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5년 뒤에라도 기약하자는 꿍꿍이속으로 지금까지 모르쇠와 오리발로 일관해 왔던 것을 180도 틀어 앞으로 벌어질 재판에서는 자기가 지은 죄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판사의 정상참작이라도 얻어 형량을 가능한 한 낮춰 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리고 내친김에 대리인단을 통하여 대국민 사죄성명까지 발표할 생각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겉보기만이라도 악마가 천사로 탈바꿈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결심을 하고 나니 마음이 느긋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동안 콩밥이 입에 안 맞아 끼적거리기만 했었는데 5월 10일 아침 콩밥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해 버렸습니다.
2. 안철수 당선
안철수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하마터면 박근혜는 “야!”하고 탄성을 지를 뻔 했습니다.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이제는 살았다는 안도감에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한 다리만 걸치면 안철수를 적당히 주무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대리인에게 넌지시 자신이 당선된 지난 18대선의 개표 문제를 이명박에게 슬쩍 튕겨 보라고 하고, 거기에 겁을 먹은 이명박이 안철수를 여차저차 할 수가 있을 것이니 아무러면 안철수가 임기 말까지 자신을 가둬 두기까지야 하겠는가 하는 안도의 한 숨을 내 쉬었습니다.
자신이야 어차피 국정농단의 피고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지난대선의 개표xx공범으로 가죄(加罪)가 된다 한들 기왕 맞는 매 100대를 맞으나 101대를 맞으나 그게 그거고, 이명박의 경우는 그게 문제가 될 경우 보통의 문제가 아니니 발 벗고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약점을 단도직입적으로 치고 들어가자는 이판사판의 작전이다.
어디 그뿐입니까?
우리 검찰과 법원이 어떤 데입니까?
권력을 틀켜 쥔 사람(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천사도 중범죄인을 만들고, ‘저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중범죄자도 부처님 같은 선량한 사람이라는 포장을 씌워주는 데가 아닙니까?
이명박이 한 눈 찡긋하자 검찰과 법원이 짝짜꿍을 하며 이명박의 BBK를 한국말도 서툰 김경준의 것을 만들어 주어 이명박이 먹어야 할 콩밥을 김경준이 대신 먹게 해 주었고, 자신이 이정희를 향하여 눈 한번 흘기자 검찰과 법원이 일심동체가 되어 통합진보당을 산산조각을 내는 것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지금과 같이 “모르쇠”와 “오리발”만 계속 내밀면 검사나 판사도 안철수의 의중을 헤아려 잘하면 “혐의 없음”으로 “무죄”가 될 수도 있고, 유죄가 된다 해도 기껏해야 시늉만 내느라고 2~3년 정도 구형과 선고를 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날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입니다.
희망에 부풀어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콩밥에는 숟가락도 대 보지 않았습니다.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데, 까짓거 입에 맞지도 않는 콩밥 한 끼 건너뛰면 어떻습니까?
박근혜에게는 최상의 선거결과입니다.
3. 홍준표 당선
거의 가능성은 없지만 혹시 누가 압니까?
홍준표가 당선되었다고 가정하고,
박근혜로서도 앞날이 예측 불가능입니다.
홍준표의 속내를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전에 자기는 청와대에 있고 한 당에 있을 때야 고분고분 하는 척 했지만 이제 홍준표는 칼자루를 쥐고 있고, 자신은 홍준표가 쥐고 있는 칼날 끝에 목을 대고 있는 처지인데,
자포자기에 빠졌습니다.
즉 공황상태, 요새 유행하는 말대로 ‘멘붕’상태가 되었습니다.
이튿날 콩밥을 먹는데 간수가 보니 콧구멍에 밥숟가락을 떠 넣고 있었습니다.
간수가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의무실에 연락하여 진찰을 한 의사가 신경안정제를 주어 며칠이 지난 다음에야 제정신이 돌아 왔습니다.
4. 유승민 당선
홍준표 당선만큼이나 의외이지만 박근혜의 마음은 그래도 홍준표보다는 조금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5. 심상정 당선
심상정 당선 확정과 동시 박근혜는 실신해서 쓰러져서 바로 응급실로 실려 갔습니다.
그 뒤의 일은 저도 잘 상상이 안 됩니다.
읽으신 분들께서 상상을 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