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머리 하러 가던 미용실이 목동에 있었어요.
특히 커트를 가볍게 잘해주셔서 멀어도 갔었거든요.
여긴 남자 원장님이 혼자 샴푸 커트 다 해주시는 데라
예약이 필요하고 시간이 너무 걸리는 걸 제외하곤 다 좋아요.
어제 충동적으로 예약 없이 머리 자르고 싶어서,
전에 추천받았던 삼성동으로 고고.
이 미용사도 남자인데 커트 잘한다고 해서 왔어요.
상한부분 잘라내고 기를 수 있게 해달라,
앞머리 정리 해달라 정도로 설명드렸어요.
이대로 길러도 괜찮겠어요.
20대에는 정수리와 앞머리 부분 숱이 많아서 앞머리 없는 똑단발에 드라이만 해도 봐줄 만했는데
나이 드니 숱도 줄고 머리칼도 힘이 없어져서 커트와 웨이브에 공을 좀 들여야 됩니다.
안 그럼 비맞은 사람마냥 축 처져서.
앞머리도 약간 내리는 게 더 낫네요.
나이 드니 슬픕니다, 이런 작은 데서도 차이가 생기고.
당분간 오늘 미용실 가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렇게 자르고 2만4천원은 참 싼 값입니다.
게다가 머리도 감겨주고 지압도 해주는 데요.
소개로 가서 할인받은 금액만큼은 보조선생님 팁으로 드리고 왔어요.
젊은 여성들이 담당하는 이런 일들이 참 힘들고 박봉입니다.
미용사가 머리부터 감겨주면 이 가격으론 안 되겠지요.
저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20대 후반 여성들인데
참 이 직원들 없으면 어쩌나 싶습니다.
시원한 커피나 간식 사먹으라고 카드 주는 걸로 고마움을 표합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빠르고 신속한 서비스를 싼 값으로 누릴 수 있는 건
일정 부분 이런 여성들의 잘 보이지 않는 노동 때문입니다.
대선 후보 토론을 보면서 누구를 뽑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책과 개인의 능력이 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있는데
설사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정 운영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지지를 표하기 위해 표를 던질까 망설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