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질린다는 표현을 천만배 공감한다는 표정을 언뜻 언뜻 보였죠 안철수 어제
안철수가 당황하고 열받은 이유
안철수는 왜 그랬을까? 그에 대한 답변은 쇼펜하우어가 제공한다.
“오직 상대의 지성에만 대처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논리와 설명을 통해 상대와 논쟁하려 했지만, 나아가 그러한 판단 하에 그를 설득하기 위한 그 모든 노고를 감수했지만, 뒤늦게 그 상대에게는 지성을 발휘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때문에 그 온갖 고의적 오해와 핑계들, 그리고 궤변들을 낳는 그 의지에 대처했어야 한다는 것을 뒤는게 깨닫게 되었을 때, 그때보다 더 진저리나고 짜증날 때는 없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안철수는 토론을 못하는가? 안철수는 말을 못하는가? 안철수는 그냥 논리적, 이성적, 지성적 토론을 원했던 것뿐이다. 그는 상대도 지성을 발휘할 것이라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상대가 준비해온 것은 각종 “고의적 오해와 핑계들, 그리고 궤변들”이었다. 가령, 안철수는 민주당과 합당을 하지 않겠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허나 그 상대는 안철수가 연정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반복해서 몰아붙였다. 이런 식의 패턴은 적폐, 유치원, 5.18 등의 쟁점에서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안철수의 입장에서 어제의 토론은 상대에게 지성을 발휘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였을 것이다. 위의 사진에서 안철수 표정 좀 보라. 이것은 논리에서 밀린 자, 실력에서 밀린 자의 표정이 아니라 “진저리나고 짜증”난 자의 표정이다. 하지만, 썰전에서 안철수 본인이 말했듯이 그 모든 것이 ‘정치적 실력의 범주’에 들어간다.
다음 토론이 어떻게 될까. 난 잘 모르겠다. 다만 두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첫째, TV에서 문재인이 보여준 토론방식은 온라인에서 문베충이 보여준 패악질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패권을 향한 욕망과 의지 앞에서 이들은 논리도, 이성도, 지성도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행동한다. 저런 토론을 하고도 어제 문재인이 간간이 보여줬던 비열한 웃음을 떠올려보라. 온갖 난동을 부려놓고 지들끼리 모여 ㅋㅋㅋ 거리는 문베충들과 뭐가 다른가.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은 문베충의 거울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문재인의 몰락을 더욱 더 간절히 원해야 하는 이유이다.
둘째, 상기한대로 안철수 역시 이 토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대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을 것이다. 영리한 사람이니까 그에 맞춰 준비해 나오기를 준비하기를 기대한다. 안철수가 대통령된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끝나는 게 아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나는 그의 정치적 실력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과거 주념에 갔던 몇몇 분석글들처럼, 여전히 선거구도는 안철수에게 유리하다. 우리는 문베충들과 다르며, 때문에 조용히 응원하면서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