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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울 고양이와 사별했네요

ㅜㅜ 조회수 : 1,937
작성일 : 2017-04-13 23:27:55
한 보름전쯤부터 호흡이 예전보다 좀 빨라서 울 똥꼬냥이도 이젠 늙었다고 생각했네요
잘 처묵처묵 잘 싸고, 그놈의 호기심과 집사 손 깨물깨물, 똥꼬발랄함은 여전해서 넘 방심했네요
새벽에 갑자기 헐떨거리더니ㅠㅠㅠ
지방이라 동물병원 여러군데를 전전하다가 최신의료설비가 있는 어떤 병원에서...
수의사 선생님과 상의해서 결국 안락사시키기로...

병원에서 약물주입후 심폐기관이 정지하면, 사체 여러군데서 분비물이 나오는데
그걸 닦은 후에 부직포(?)같은데다 염하듯이 전신을 동여매서 집사에게 건네줍니다 
나중에 부직포를 동여맨 반창고를 떼어내서 열어보았습니다 
보통 동물들 죽은 사체는 험악하기 이를데없지요
울 냥이 터앙 암놈이였는데 죽어서도 그리 이쁘더군요
눈빨같은 장모 갈기를 휘날리더니 죽어서도 뽀사시한 털빨은 그대로, 
오밀조밀한 입과 코. 봉긋 솟은 귀, 핑크 젤리 발바닥... 
그런데 눈을 뜨고 죽었습니다ㅠ
내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사파이어같은 푸른 눈을 감겨주려는데 완전히 감겨지지않더군요
평소 정말 겁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집에 낮선 사람 목소리가 들리면 구석에 웅크리기 일수였지요
수의사가 대기실에서 대기하고있으라고 해서 임종을 지키지 못했네요
낮선 환경에서 낮선 사람과 생의 마지막 찰라의 순간을 보낸게 그리 한스러웠나봅니다
살아생전 울 똥꼬냉이는 아무리 깊게 잠들었어도 
내가 부르면 뭐가 그리 반가운지 즉시 자동으로 꼬리를 탁탁 휘두르곤 했지요ㅋ
내가 접해본 냥이중에서 가장 영민하고 특히 기억력이 좋은 냥이였습니다
물론 냥이 특유의 시크함과 까칠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요ㅋ
 
반려동물과 사별하는게 정말 힘드네요ㅠ
오늘 내내 미안하다는 말만 속으로 되뇌었는데 이젠 자책 그만하렵니다

무엇보다도 정말로 고맙고 감사한 고양이였습니다
오랜동안 얼마나 내게 마음의 위안과 평화를 주었는지 모르겠네요
아마 앞으로 내가 다른 냥이와 함께 할 기회가 있을거같지않네요
세상의 고양이를 모두 합친다해도 오늘 떠나보낸 울 착한 냥이를 대신할수 없을겁니다
절대로. 


IP : 14.54.xxx.128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 ㅠ
    '17.4.13 11:29 PM (114.207.xxx.137)

    위로드려요 ㅠ ㅠ

  • 2. 플럼스카페
    '17.4.13 11:30 PM (182.221.xxx.232)

    에고...
    뭐라고 위로를.

  • 3. .....
    '17.4.13 11:31 PM (221.141.xxx.8) - 삭제된댓글

    에고 슬프네요.이쁜 고양이가 집사님과의 행복했던 추억을 가지고 안아프게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
    토닥토닥......ㅜㅜㅜㅜㅜㅜ

  • 4. ..
    '17.4.13 11:32 PM (175.214.xxx.194) - 삭제된댓글

    아... 저도 안락사 시킨적 있어서 너무 슬프네요.
    눈을 뜨고 떠났다니.. 이젠 아픔없는 좋은 곳에서 쉬게 되길요..

  • 5. 위로
    '17.4.13 11:32 PM (211.186.xxx.56)

    무지개 다리 건너 고양이 별에서 집사님을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저도 터앙 한마리와 같이 살고있어서 원글님의 마음이 더 와닿는것 같아요.ㅜㅜ
    그곳에서 이쁘게 털발 날리며 잘 있거라...

  • 6. 냉커피
    '17.4.13 11:34 PM (115.161.xxx.235)

    편안히 가렴......

  • 7. Stellina
    '17.4.13 11:34 PM (82.58.xxx.62)

    무지개 다리 건너 지금 쯤 신나게 뛰어다니고 아늑한 휴식도 취하며 잘 지낼겁니다.
    지금은 슬프고 미안한 마음에 아프실거예요. 토닥토닥....
    힘 내시고요.

  • 8. 그럼요.
    '17.4.13 11:42 PM (125.180.xxx.160)

    원글님의 착한냥이, 누구와도 비교할 수없었던 귀하고 소중한 벗 맞습니다.
    고양이는 마취를 해도, 숨이 멎어도 모두 눈을 뜨고 있으니 그 점은 너무 안타까와하지 마세요.
    함께 한 사람가족 얼굴 한 번 더 보고 싶었나보다 생각하세요.

    아가야, 와주어서 고마웠고 예쁜 곳으로 가서 즐겁게 놀며 아주 나중에 찾아갈 가족을 기다리거라. (......쓰담쓰담)

  • 9. 덕분에7
    '17.4.13 11:43 PM (1.231.xxx.200)

    그래도 햇살좋은 봄날에 하늘나라 가서 고통 안느끼고
    잘 지낼거예요

  • 10. 토닥토닥
    '17.4.13 11:46 PM (222.121.xxx.41)

    6년전에 한녀석 보냈고, 지금 열여섯살 짜리 냥이와 살고 있어서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예쁜 아이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낼테니 너무 슬퍼 마시고 명복을 빌어주세요. 물론 그립고 또 그립구요. 그 아이 얘기하면서 울지 않으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저는 펫로스 책도 읽고 그랬네요.... 별로 위로는 안되시겠지만 힘내시고 좋은 추억만 소중히 간직하세요.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거에요. 어떤 모습으로든...

  • 11. 아우 너무 슬퍼요
    '17.4.13 11:46 PM (223.62.xxx.234)

    강아지 키우는데 저에게도 언젠가 닥칠일이라...

  • 12. 그린 티
    '17.4.13 11:46 PM (39.115.xxx.14)

    저희집 삼색이 똥꼬냉이 8살인데....
    자는거 너무 이뻐서 한참 보다가 막 껴안고 오래 오래 살아야한다고, 너 없음 엄마 못산다고...

    원글님 똥꼬냉이 무지개 다리 건너서 재밌게 놀다가 , 아주 한참쯤에 원글님 마중 나올거예요.

  • 13. 위로드려요 ㅠㅠ
    '17.4.13 11:47 PM (49.1.xxx.183)

    글을 읽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ㅠ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을거예요!

  • 14. 그래도
    '17.4.13 11:49 PM (125.180.xxx.160) - 삭제된댓글

    얼마나 맘이 아프실까... 에구.
    (애들이 평균수명이 짦아도 너무 짧아)

  • 15. ...
    '17.4.13 11:54 PM (113.61.xxx.32)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요..예쁜 아이 눈에 선하시지요?
    저는 3년차 캣맘이예요. 때때로 한 마리씩 없어지는 아이들을 보면 험한 일을 당한 건 아닌가,아니면 거처를 옮기는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혹시 아이들이 무지개다리를 떠날
    때 이 엄마가 부족한 캣맘인 걸 알고 모습 숨기는 게 아닌가..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솔직히 수습할 용기가 들지않거든요. 아직은 그런 일이 없지만 늘 생각해요..

    비록 저는 반려는 없어서 원글님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위로해드리고 싶어서 댓글 남깁니다. 너무 슬퍼만하지는 마시고 오래오래 예뻤던 아이 기억해주시면 아이도 다 알거예요. 아이도 행복했을 거라 믿어요.

  • 16. ㅠㅠ
    '17.4.14 1:04 AM (175.223.xxx.232)

    아...가슴아파....
    냥이가 몇살이였나요?

    글만읽어도 눈물이 나네요.
    얼마나 슬프실까요.....

  • 17. 고든콜
    '17.4.14 4:04 AM (183.96.xxx.221)

    글보고 울었어요..근데 안락사할때 집사가 안고할수 없나요? 만약 해야할 순간이 온다면 반드시 제 품에서 보내주고싶어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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