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아이가 학교에 갔어요.
같은 유치원 같은 반 했던 친구들도 있고, 알고 지내던 얼굴도 한 반에 꽤 있어요.
그런데 아이가 친구를 못사귀네요.
쉬는 시간에도 가만히 앉아있고, 놀이 시간에도 혼자 도서실에 슬쩍 다녀오곤 해요.
오늘 학교에서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한 마디도 안했다.
학교 다녀오면 늘 그렇게 이야기해요.
어쩔 때는 엄마 이 놀이 알아? 하면서 새로운 놀이를 하자며 제게 설명해줘요.
오늘 친구들이랑 한 놀이야? 하고 물으면,
남들이 하는 거 구경했다고 해요.
너도 같이 끼어서 하지 왜..하고 물으면,
굉장히 난처해하고, 눈물 나는 거 참느라 고개 돌리고, 그러면서 딴청을 피워요.
방과 후에 놀이터에 데려가도 어울리질 못하고 혼자 겉돌아요.
정말 미치겠어요.
집에 애들도 매일 데려와봤어요.
그나마 집에서 자기 장난감 자랑하면서 친구 한 명 정도 있으면
좀 노는 정도에요.
그런데 날씨 좋은 요즘, 누가 놀이터에서 안놀고 맨날 집에 놀러오려고 하겠어요.
매일 아이들을 부르는 것도 한계가 있죠...
어떨 때는 누구 좀 우리집에 부르라고 해놓고, 초대하면 자기 혼자 만화책읽고 있습니다...
이러니 누가 제 아들이랑 놀고싶겠어요..
아이에게 오늘은 학교가서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놀이에도 참여해보라고,
매일 이야기합니다. 친구들에게 하교 후에 놀자고 약속도 해보고,
오늘 앞니빠졌는데 넌 몇 개 빠졌니? 하고 물어도 보라고.
이야기나누고 어울리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서 예도 들어가며 조언해주는데...
그때마다 알았다고는 하지만 하교할 때 보면
표정은 늘 어둡고, 오늘도 입에 곰팡이났겠구나, 엉덩이 딱 붙히고 앉아있었겠구나
머릿속에 훤히 그려집니다.
담임선생님께 상담도 해봤는데 눈치를 못채고 계시더라고요.
문제없이 잘 어울리는데 괜히 걱정하시는 것 같다고...
겉도는 저 느낌 주시하는 엄마만이 아는 것 같아요... ㅜㅜ
너무 안타까워서 조언 좀 구합니다.
이제 1학년인데 공부 이런거 다 둘째치고,
친구관계가 좋아야 앞으로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할텐데요...
어울리지 못해 가만히 앉아있느라 5교시 하는 날은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데
억장이 무너집니다...
엄마가 계속 꼬치꼬치 묻고, 어울려라, 이야기나눠라, 오늘은 친구들이랑 놀았냐고
자꾸 푸쉬하는 것도 아이에게 스트레스겠지요?
제가 뭘 하면 아이가 좀 나아질 수 있을까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