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 아주머니의 <소원>도 <통일>이 되어 있겠지!
한 2년 가까이 지난 얘기입니다.
현 여소야대인 20대 국회가 아닌, 여대야소였던 19대 국회 때의 일입니다.
2015. 5. 27. 18:30 국회 내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민주당이 <갑>의 횡포에 눈물을 흘리는 <을>들을 응원하는 <을지로위원회> 탄생 두 돌맞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행사에 내건 슬로건은 “을(乙)들의 희망을 응원합니다.”였습니다.
여러 식순이 지나고 을지로위원회 생일을 축하하는 각계각층 여러 연사의 발언이 잇따랐습니다.
그때 발언자로 나선 50대쯤으로 되어 보이는 깡마르고 키가 훌쩍 크신 아주머니 한 분이 그 생일잔치에 폭탄을 집어 던졌습니다.
그 폭탄은 바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다!”였습니다.
순간 장내가 술렁였습니다.
세상에!
한국 사람으로서 통일이 소원이 아니라니!
그 아주머니는 깜깜한 새벽에 출근하여 국회의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국회의사당내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하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였습니다.
똑 같은 청소일, 아니 오히려 정규직보다 더 힘들게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보다 훨씬 낮은 급여에 항상 용역회사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여차하면 목이 잘리는 파리 목숨과 같은 우리사회의 최저 층 노동자 이셨습니다.
그러니 박봉과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신분에 통일을 생각하고 통일을 꿈꿀 틈인들 어디 있었겠습니까?
그 아주머니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 아주머니의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 아닙니다.”가 수긍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
그러고 나서 20대 국회가 개원이 되고, 국회의장(정세균)을 민주당이 맡고 따라서 국회살림을 총괄하는 국회사무총장(우윤근)도 민주당이 맞게 되었습니다.
우윤근 사무총장은 검토할 사항을 다 검토하고 나서 바로 용역회사 신분의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를 국회사무처가 직접 고용하는 <정규직>으로 보란 듯이 전환을 시켰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우윤근 사무총장은 정규직으로 전환을 시키고 나서 청소노동자들을 모아놓고 그 앞에 넓죽 엎드려 큰 절을 올리었습니다.
<갑>도 <을>도 없는 만인평등의 세상이 비록 제한된 국회 내이지만 이루어 졌습니다.
아마 지금쯤은 그 아주머니를 비롯한 국회 내 모든 청소노동자들의 <소원>은 당연히 <통일>일 것입니다.
아니, 꿈에도 소원은 통일일 것입니다.
겨우 사람 둘 바뀌었는데 국회가 <갑 천국>/<을 지옥>에서 하루아침에 <갑도 천국 - 을도 천국>인 국회로 바뀌었습니다.
이명박 - 박근혜 6년간에 못 했던 일을 사람 둘 바뀌고 바로 해 치웠습니다.
하지만 통일은 아직 멉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갑 천국>/<을 지옥>인 세상이 너무나도 오래도록 지속되어, 지금 우리사회 곳곳에는 통일은 생각할 수도 없고 당장 박봉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 <갑>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들 모두의 <소원>이 <통일>이 되었을 때 통일은 눈앞에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을>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으로 이해하는 사람으로 바꾸면 됩니다.
태어나서부터 <갑>만 했던 사람은 <을>의 슬픔을 알지도 못하고, <을>은 한평생 슬프게 사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그 좋은 예입니다.
국민여러분!
우리 5월 9일 누구에게 붓 뚜껑을 눌러야 하겠습니까?
* 그 아주머니가 검찰청을 청소하다 악쓰는 최순실과 맞닥뜨렸다면 “염병하네!”가 아니라 “개지랄 염병하고 자빠졌네!” 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