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 “헌법재판관 교양수준, 흥미롭다”

작성일 : 2017-03-23 11:33:12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 “헌법재판관 교양수준, 흥미롭다”
“안창호 재판관, 보충의견에서 근거 없는 성현의 말, 맥락 어긋난 플라톤 인용”


“다수 의견에 묻혀있을 수 있는데도 굳이 보충의견을 달겠다고 고집해 전거(典據)가 불명확하거나 맥락과 동떨어진 인용을 한 안창호 재판관 덕분(?)에 법대(法臺)에 근엄하게 줄지어 앉은 헌법재판관의 교양 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내게는 이것이 흥미로웠다.”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결정문을 쓴 헌법재판관의 얄팍한 교양수준을 꼬집었다. 송 논설위원은 〈안창호 재판관, 격정에 못 미친 교양〉(3월22일자 A30면) 칼럼에서, 안창호 재판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결정문 보충의견에 인용한 세 가지 구절의 부정확성, 부적합성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안 재판관은 보충의견에서 옛 성현의 말, 플라톤의 국가론, 성경의 아모스서의 한 구절씩을 인용했다.

먼저 ‘과거 정권에서 비선조직의 국정개입, 국가권력의 사유화와 재벌기업과의 정경유착이 더 심했다고 하면서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에서 ‘범금몽은하위정(犯禁蒙恩何爲正)’이라는 ‘옛 성현의 말’을 언급한 안 재판관은 “지도자가 위법한 행위를 했어도 용서한다면 어떻게 백성에게 바르게 하라고 하겠는가”라고 뜻을 풀고 대통령(지도자)의 위법행위를 일반국민보다 더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송 논설위원은 ‘범금몽은하위정(犯禁蒙恩何爲正)’은 옛 성현의 말이 아니라 전거(典據)가 없는 문구라고 지적했다.

“이 말은 지난해 12월 탄핵정국에, 한 신문사의 주필을 지낸 사람이 그 신문에 연재한 글에 중국 춘추전국시대 재상 관중(管仲)의 말로 소개한 것이다. 풀이도 안 재판관과 똑같다. 그러나 관중의 언행을 기록한 관자(管子) 어디를 뒤져도 그런 말은 나오지 않는다. 글쓴이에게 전화를 걸어 전거(典據)를 물었으나 회피하는 답변만 들었다.”

근거도 없고 풀이도 틀려…

글쓴이가 전거 밝히기를 회피하자 송 위원은 관자를 완역한 교수에게 자문을 구한다. 교수는 그런 말은 없지만 혹시 다른 문헌에 있을까 하여 중국어 사이트까지 검색하는 수고 끝에 찾지 못했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헌법재판소는 전거 없는 인용구 논란에 “안 재판관이 전거가 불명확해 ‘옛 성현’으로 한 것”이라며 “뜻이 통하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송평인 위원은 풀이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헌법재판소의 해명과 달리 근거도 없고 풀이도 틀린 인용이라는 것이다.

“관자에 범금(犯禁)이란 말은 자주 나온다. 그러나 법가(法家)적 성격이 강한 관자에서 범금은 지도자가 아니라 백성의 위법을 이른다. ‘범금몽은하위정’을 관자의 뜻에 따라 해석하면 ‘백성의 위법을 지도자가 봐주면 어떻게 백성을 바르게 하겠는가’로 전혀 다른 뜻이 된다.”

반(反) 민주주의자 플라톤, 열린사회의 제1의 적

안창호 재판관은 이어 보충의견 결론 부분에서 “통치하는 것이 쟁취의 대상이 되면 이는 동족 간의 내란으로 비화하여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시민들마저 파멸시킨다”는 플라톤의 ‘국가론’ 구절을 인용하며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권력공유형 분권제로의 권력구조 개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언급했다.

송 위원은 “안 재판관이 정치학에서 플라톤의 국가론이 차지하는 위치를 잘 모르는 듯하다”며 이 문구도 맥락에서 크게 어긋난 잘못된 인용이라고 비판했다.

“플라톤은 철인(哲人) 통치 국가를 이상으로 제시한 반(反)민주주의자다. 인용 구절은 유명한 ‘동굴의 비유’가 등장하는 국가론 7권에 나오는 말로, ‘동굴 밖의 밝은 세상을 보고 온 철인들 대신 어두운 동굴 속에서만 산 백성이 통치를 하겠다고 나서면 국가가 파멸한다’는 뜻이다. …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열린사회의 제1의 적이 플라톤이다. 플라톤의 이상국가가 전체주의 국가의 변형에 지나지 않는다는 포퍼의 비판은 과장된 면이 있지만 국가론의 정치적 함의가 대개는 불쾌하고 때로는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은 틀림없다.”

안 재판관은 결론 부분에서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아모스 5장 24절)는 성경 구절도 인용했는데, 송 위원은 이에 대해서도 “정교(政敎)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나라의 헌재에서 특정 종교의 경전을 인용한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창호 재판관이 언급한 인용구들을 하나하나 반박한 송 위원은 영국 사상가이자 의원인 에드먼드 버크를 언급하며 헌재 재판관에게 “읽는다면 관자나 플라톤보다는 버크”를 권했다. 에드먼드 버크는 인도 총독 워런 헤이스팅스를 탄핵소추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고, 미국이 헌법을 만들 때 탄핵 사유에서 ‘실정(失政)’을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배제하고 ‘중대한 범죄와 비행’을 넣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평을 받고 있다.

IP : 203.251.xxx.17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3.23 11:41 AM (110.70.xxx.73)

    여전히 냄새나는 똥.

  • 2. ef
    '17.3.23 11:44 AM (123.109.xxx.132) - 삭제된댓글

    이 글도 계속 올라오겠네요.
    헌재재판관들의 교양까지 저렇게 챙기시는
    위원님께 진짜 경의를 표합니다.

  • 3. 네이름도 뇌도 흥미없다.
    '17.3.23 11:46 AM (1.246.xxx.122)

    송평인......

  • 4. ef
    '17.3.23 11:47 AM (123.109.xxx.132) - 삭제된댓글

    헌재재판관들의 교양까지 저렇게 챙기시는
    위원님께 진짜 경의를 표합니다.

  • 5. :::
    '17.3.23 11:49 AM (121.147.xxx.32) - 삭제된댓글

    니가 뭔데 --평가를 하는데?--니가 신이냐?

    수수,극우 입장에서는--빨갱이? 종북이겟지? ㅋㅋㅋㅋ

  • 6. :::
    '17.3.23 11:49 AM (121.147.xxx.32) - 삭제된댓글

    니가 뭔데 --평가를 하는데?--니가 신이냐?

    수구,극우 입장에서는--빨갱이? 종북이겟지? ㅋㅋㅋㅋ

  • 7. ...
    '17.3.23 11:52 AM (61.74.xxx.243) - 삭제된댓글

    니 수준에서는 흥미롭겠지.. 그리고 그냥 넣어둬. 어차피 내뱉어봤자 그냥 쓰레기.

  • 8. ..
    '17.3.23 11:55 AM (61.74.xxx.243)

    니 수준에서는 흥미롭겠지.. 그리고 그냥 넣어둬. 어차피 내뱉어봤자 그냥 쓰레기. 부역하느라 애쓰는거 애잔하다.

  • 9. 송인지 뭔지야 말로
    '17.3.23 12:07 PM (211.243.xxx.4) - 삭제된댓글

    먹물들의 흔한 지식을 농하는 수준을 못 벗어난 것이지.ㅋㅋㅋ

    주심도 아닌 소수,보충의견에 나온 출처가 다소 불명확한 자구를 보고 전체 판결 자체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너무 뻔하잖아. 그러고도 논설위원이야?ㅋㅋㅋ

    모든 걸 덮을 정도로 완전무결한 자구해석과 자구의 전거가 중요하다면 차라리 훈고학 내지는 금석학을 했어야지 웬 논설위원?ㅋㅋㅋ

    가리키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보는 소인배의 전형이랄까?ㅋㅋㅋㅋ

  • 10. ..
    '17.3.23 12:17 PM (220.121.xxx.3) - 삭제된댓글

    플라톤이 철인정치를 주장했다는건는 중학생도 아는 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9944 문재인 지지자 빙자한 세력이라고 합니다 5 갑질부부 2017/04/27 687
679943 초등 수학 문제집 국어 교육 아줌마 2017/04/27 558
679942 저급한 단어와 상대방 비난은 삼가합시다 제발 14 다안다 2017/04/27 713
679941 입구 좁은 전기 포트도 소다 넣어 세척하면 될까요. 8 .. 2017/04/27 1,223
679940 인터넷에는 유독 직업이 프리랜서 분들이 많으신데 4 궁금한데 2017/04/27 1,040
679939 '이보세요'라고 말할 때 문재인의 얼굴은 슬픈 표정이었다 23 .. 2017/04/27 3,516
679938 눈앞에서 성소수자가 주먹을 들어도 웃는 문재인.jpg 8 이런데도 2017/04/27 991
679937 문재인이 만만합니까? 30 휴우 2017/04/27 1,494
679936 탈모 심하신 분...사회생활,외출,밖 활동 하시나요ㅠㅠ 5 탈모괴로움 2017/04/27 2,113
679935 미국이 문재인에 유리한 대선판을 아예 망가뜨릴 생각일까요? 3 국민 2017/04/27 1,294
679934 장서연 변호사의 이 발언.. 마음이 뭉클해요ㅠㅠ 23 문재인 2017/04/27 3,360
679933 적극적 투표참여운동벌입시다..... 2 유권자 혜안.. 2017/04/27 301
679932 게시판 관리를 전혀 안하는군요. 8 ** 2017/04/27 557
679931 식육점서 산 돈가스를 장씩 싸서 냉장실에 넣었는데, 며칠까지 갈.. 1 참맛 2017/04/27 649
679930 무선고데기 어떤가요? 머리 2017/04/27 434
679929 17일 다이어트했는데 2.3키로밖에 못뺐네요 4 .... 2017/04/27 1,889
679928 토끼 아파트에서 길러도 문제없나요? 9 체리 2017/04/27 1,775
679927 월급날 월급 안주고 달라는 저에게 조급증환자 취급한 원장 2 alal 2017/04/27 1,203
679926 이런경우 3 황당한일 2017/04/27 385
679925 오유에 문재인님 와서 인증도 하고 가시던데.. 10 2017/04/27 1,119
679924 바보같은 문재인선대위에게 알려드림 13 결과 2017/04/27 1,598
679923 아파트 옆집 아줌마가 느닷없이 찾아와서 70 깜짝놀람 2017/04/27 26,791
679922 문재인님 웃으시는 모습보고 마음이 아프네요 33 ㅠㅠ 2017/04/27 1,924
679921 40대 수면시간 어찌되시나요? 2 zz 2017/04/27 1,950
679920 한미합동과 북한의 대결 모습 1 조지가 발발.. 2017/04/27 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