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사는 학생이구요. 지금 1년정도 가르치고 있는데 성적이 확 오르지는 않고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정도예요.
보통의 다른 학생들도 그렇겠지만 공부는 그냥 시켜서 하는거고 왜 해야 하는지.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깊이 생각 안 해 봤고 딱히 하고 싶은 전공도 생각 안 해봤고. 차라리 특성화 갈걸. 하는 말도 하고 내가 여기 사는건 편하고 좋은데 대학 가는데는 불리한거 같다. 뭐 이런 불만이 좀 있고 뭐든 욕심이 없어요. 내성적이고 말수가 없는 편이구요. 혼나도. 기분이 좋아도. 표정이 늘 똑같고 말을 잘 안해서 1년이 다 되어가도 이렇게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여학생은 저도 과외 오래 해봤지만 처음이예요.
부모님이 교육열이 높으셔서 국어 수학 영어 과학 학원 or 과외 받고 있는 학생인데요.
영어 숙제를... 너무 안해와요. 어머님께도 말씀드렸는데 그러냐고 하시고 말구요. 아이는 얘가 하나인데 좀 지치신거 같기도 하구요. 아이가 반항기가 많거나 버릇없는건 아니예요. 그런데 더 이상 잔소리하면 빗나갈까봐 못 하겠다는 말씀은 하시더라구요.
저는 성적을 올려주고 싶어도 얘가 숙제를 너무 안 하니.. 애한테도 맨날 똑같은 잔소리 하게 되구요..
너무 지치네요.
숙제는 주 이틀 가고 한번 갈때마다 단어 2-3챕터씩 내줘요. 딱 단어만 내주고 한 챕터당 단어갯수는 30-40개정도구요.
왜 안 했냐고 물으면 다른 과목 하느라 못했데요. 다른 과목은 다 푸는 숙제인데 영어는 외우는 숙제라 너무 힘들다고..
그렇다고 이과쪽도 아니예요. 영어는 영어유치원부터 다녀서 듣기도 잘 하고 감각도 있는편이고 그냥 저냥 해요. 반에서 중간정도. 이 쪽 학군이 좀 세기도 하고 시험문제 보면 다른 지역이랑 틀리긴 해요. 중학교때부터 보면 교과서 외의 문제가 많이 나와요.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은 아이인데 그 많은 양을 다 해야 하니 아이도 지치겠다 싶지만 이렇게 숙제를 안 해오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하는대로.. 단어는 일단 한번 죽 훑어보고 모르는거만 적어서 그거만 쓰면서 외우고 모르는 갯수를 줄여서 쪽지 시험볼때는 모르는거만 딱 적어서 그거만 얼른 훑어보고 시험 보자. 하는데 막상 학생집에 가면 단어책 좍 펼쳐놓고 급하게 보느라 허둥지둥 대기 일쑤예요. 옆에 앉아 시키면 단어 세 과를 1시간안에 다 외워요. 그런데 저 가고 나서 숙제로 내주면 삼일동안 그 세과를 못 외워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안타깝기도 하고 저도 정말 지치네요.
영어 교육 고수님들 비법 좀 배우고 싶어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