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피부과 가서 여드름을 짰어요
작은 병원이라 침대가 가까이 딱 두개 붙어있어서
실장님이라고 불리는 여드름 짜는 여자랑 저 말고 다른 손님이 나누던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었네요
여기에 제가 기억하는 그대로 옮겨봅니다
있었던 일은 편의상 반말로 쓸게요^^;
손님:무상급식 투표 어떻게 생각해요?
실장:무상급식 하면 급식 질이 떨어지니까 안 좋지. 그거 하면 애들한테 이상한 밥 준다니까
손님:아 그럼 투표 했겠네?
(여기서 대화는 잘 못들었지만 정황상 투표는 안했다는 것 같았음. 그나마 다행)
실장:아니 그 돈을 차라리 다른 복지예산에 쓰면 되는걸...급식 한달에 5~6만원밖에 안한다..물론 애 둘셋 딸린 집은 그것도 부담이겠지만 어쩌고 저쩌고..우리 애 다니는 학교는 엄마들이 급식재료 하나하나 검사하고 그러는데 무상급식하면 그것도 못하게되고 어쩌고저쩌고
손님:아 요샌 그런것도 해? 그 학교 강남인가봐? 그럼 투표 못했으니까 무상급식 못하는거야?
여기서부터 읭?내가 잘못 들었나 했음 ㅡㅡ;
실장:그렇지~
손님:오세훈은 무상급식 찬성하는거지?
실장:응 그런데 개표도 못했으니까 무상급식 못하는거지 뭐
포퓰리즘이 어쩌고 저쩌고, 야당 좌빨이 어쩌고 저쩌고..
손님,실장 그 후로도 뭔가 멍청하고 무식한 이야기 주고받음
오세훈이 찬성인지 반대인지, 무상급식 하는지 안하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반대로 알고있음
손님이 자기 11월경에 짝 출연한다고 자랑
외제차 타고다닌다고 자랑
전에 피부관리 같이 받았던 30대 노처녀 누나는 이제 안오냐고 물어봄
나한테 대학생이냐, 그렇다고 하니까 몇살이냐고 여드름 짜는 내내 주구장창 들이댐
가볍게 스킵하고 나옴
부디 다음에 올 땐 마주치지 않기를..
무상급식 반대한다는 사람들 수준의 실체를 확인한 유익한 날이었습니다.
여드름 짜러 다음주에 또 가야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