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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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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오래한 교사에 대한 걱정이 많으셔서 글 올립니다

조회수 : 3,485
작성일 : 2017-03-04 08:15:13
요근래 육아휴직 오래하다 온 사람이 담임이 됐다고
걱정하시는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어떤분은 출산휴가 바로 끝나고 복직한 사람과
비교하시는 글들도 봤어요
저도 첫째,둘째를 연달아 낳는 바람에 3년반을
쉬고 복직했었죠
저는 중학교에 복직해서 그 무섭다는 2학년의
담임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저도 그렇고 다른 복직한 선생님들도
그렇고 대부분은 복직한 해에 아이들과 래포 형성이
잘 이루어졌고 가장 반운영이
잘 되었어요
이게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 출산전에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수업을 하는것은 좋았지만 잡다하게 이런저런
잡무들을 하는것도 내성격과 잘 맞지 않았고
무엇보다 담임으로서 아이들을 대할때도
내뜻과 다르게 나가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이해를 잘 못했고 부모들의 태도도
이해하기 어려웠었죠

오히려 어렸을때 놀아볼거 놀아보고 했던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공감대가 잘 형성되는것
같아 착실하게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공부만 해온
제 자신은 다양한 아이들을 다루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차에 임신이 되니 담임을 빼주셨는데
와~처음으로 교사가 할만한다는 생각을 했었죠
담임만 안 맡으면 교사는 정말 진짜 편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출산을 하면서 아이둘을
키우고 나니 세상을 바라보는 내눈이 달라졌더군요
처음에 첫아이 낳고는 지금까지 내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리는데 진짜 그동안 아이를 낳았던
엄마들이 다들 이 과정을 겪으며 육아를 했다고 생각하니
모두가 너무나 존경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어린 아이들을 키우면서 두 아이 다 내가 키웠음에도 서로
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내가 생각하던 방향과 다른
모습들을 보이는 부분에서 그동안 내가 담임을 맡았던 아이들을
떠올릴때가 많았죠

물론 저도 복직 시기가 다가오자 아이들 놔두고 복직하는것도
싫었고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것도 두려웠습니다
남편이나 친한 친구들과도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지만 결론은 막연히 두려워하기 보다
복직해서 최선을 다해보고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미련을 버리자고 마음먹고 학교로 돌아갔어요

물론 그 사이에도 학교 시스템은 많이 바뀌어 있긴
했어요~사실 그런 부분들은 1주일도 안되서 적응합니다
문제는 바로 담임을 맡았는데 저는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했어요
육아휴직을 하고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오니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고~때론 내가 서툰 모습을 보여줘도
여러분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한가지 약속할 수 있는건
여러분이 어떤 생활을 해왔건 어떤 모습을 보이든
올 한해 난 여러분을 무지무지 사랑할 거라는것을
약속했죠

정말 아이들 하나하나가 단순 학생이 아니라 내자식이라는
생각에 대하는 태도가 이전과 확실히 달랐어요
학생들편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고 나 하나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했었네요
부모님과 상담시에도 공감대가 잘 형성되었고요
그러다보니 체육대회,축제 뭐 할것 없이 다 우리반이
휩쓸게 되었고 아이들의 성취감은 최고였죠
그해 우리반 아이들 모두가 정말 제일 행복한 학년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다른 반 선생님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너무나 좋았던 해였어요

생기부 작성을 1월달 한달내내 할 정도로 정말
열정이 가득했었고 교사로서 저에 대한
모습에 많이 반성하며 새롭게 태어난 한해였습니다
지금도 안부 문자 서로 주고 받고 한번씩 만나서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그럽니다
그뒤로도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
아무리 힘들어도 담임만큼은 꼭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바껴서 지금까지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복직 교사들이 새롭게 임하는
신규교사의 마음으로 돌아와 더 열심히 하세요
아이들도 어느정도 키워놓고 나와서 안정되고
신규교사의 마음가짐에 그전의 노하우까지 있으니
더 좋은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신규교사들은 열정은 넘치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이 없기에 대부분 90프로는 첫해 담임에서
실패를 해요~저도 그랬구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신규에게 담임을 맡기는것은
문제가 많다. 신규에게 담임을 주지 말고 업무를 익히게
해야 한다는 말이 수차례 나오지만 교사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담임을 맡고 있는 실정이죠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여기에서는 20대 신규 교사들이
담임이 되면 너무 좋아하시는데 복직한 교사들이
담임이 되면 너무나 걱정을 하셔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글을 올렸습니다

IP : 223.62.xxx.1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휴
    '17.3.4 8:28 AM (116.120.xxx.185) - 삭제된댓글

    선생님. 제가 죄송하고 감사하네요.
    저도 일반 공교육에 두아이 다 맡겨서 키우는데
    선생님들의 교육에 매우 만족합니다.

  • 2. 저도
    '17.3.4 8:39 AM (182.226.xxx.200)

    경험 있는 샘이 훨 잘 가르친다고 생각해요

  • 3. ..
    '17.3.4 8:47 AM (123.228.xxx.88) - 삭제된댓글

    선생님, 글 내리세요. 여기는 교사,이대출신, 승무원은
    무조건 깎아내리거나 욕해요.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현실세계에서 못하는 억하심정들 푸는 거라...
    진지하게대할 필요 없습니다.

  • 4. ..
    '17.3.4 8:47 AM (61.82.xxx.67)

    이런글...또한 감사드립니다 ㅎ
    사람마다,경우마다 다들 다른거지 반드시 오래 휴직한분들만 문제되는건 아닐겁니다
    하지만 답글들중에 보면..
    내의견과 다르다고
    너 공부못했지,교사친구없지등의 글들은 허걱스러워요ㅜ
    의견이야 누구나 다른법인데 왜그렇게 사납게들 달려드는지...생각이 많아집니다

  • 5. 5년전에
    '17.3.4 8:47 AM (14.32.xxx.47)

    저희 아들 중3때 담임선생님이 생각나네요.
    어린 자녀가 있으신 여자선생님이셨는데
    반 학생들을 마치 자식같이 품어 주신 분이예요.
    아들은 지금 대학2학년이 됐는데 지난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그분 얘기를 늘 하지요.
    저도 두 아이를 기르면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는데
    글쓰신 선생님말씀처럼 대부분의 선생님마음이 그러할거라고 생각해요. 몇분 실망스러운 계시지만...
    아들 중3때 담임선생님 저도 많이 그립네요. 어디선가에서 또 많은 학생들을 사랑하고 존경도 받고
    계시겠죠.

  • 6. 부디
    '17.3.4 8:50 AM (1.233.xxx.230)

    그마음 변치 마시길...

  • 7. 우와
    '17.3.4 8:55 AM (113.199.xxx.35)

    감동이네요
    저 두돌 안된 아가 키우는 엄마인데 아이 키우며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말 공감해요.이 마음 변치않고 계속 좋은 선생님으로 남아주세요
    이런 글 좋은데요 왜~~

  • 8. ᆞᆞᆞ
    '17.3.4 9:14 AM (211.192.xxx.12)

    글을 읽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네요

  • 9. 전 어제
    '17.3.4 9:28 AM (223.62.xxx.83)

    그 글 읽고 억울해서 눈물이 날뻔했어요.
    전 휴직을 한적 없지만 매우 지쳐 있었거든요.
    작년 6년 휴직을 하고 복직한 동학년 후배샘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지극정성을 다하는지
    제게 많은 자극과 감동이 되었습니다.
    서로 경험과 열정을 나눈 한해였어요.
    복직하신 분들, 감은 약간 떨어졌을지 몰라도 그보다 더 몇배 더한 열정과 깊어진 아이들에 대한 이해로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됩니다. 학부모님들도 더 많이 이해해주셨으면..

  • 10. 나는나
    '17.3.4 9:51 AM (210.117.xxx.80)

    선생님 감사합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선생님 같은 마음이실거예요. 그런데 정말 일부 자질 없는 분들이 물 흐리시는 것 같아요. 저도 몇 분의 심한 케이스를 본 적이 있어서 선입견이 있는데, 선생님 같은 분 많으셨음 좋겠네요.

  • 11. ^^
    '17.3.4 9:54 AM (116.36.xxx.214) - 삭제된댓글

    저는 비정규직입니다만ᆢ
    출산전과 출산후 완전 아이들을 보는 관점이 바뀌더라구요
    하나하나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아들 딸인지ᆢ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게 되네요

  • 12. 사회의 기생충
    '17.3.4 12:32 PM (223.33.xxx.50)

    이라는 댓글을 교사휴직글의 댓글에서 보고나서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이런 분만 82쿡에 있음 좋겠네요 진짜 여기 못 오겠어요 ㅡㅡ 자기가 헬조선이니 너도 헬조선해라 ㅡ하는 마인드... 그건 그 사람들의 가정교육 비교 경쟁식의 사고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아이를 알죠 제 학창시절에 미혼쌤들 어딘가 예민하고 히스테릭한면 있었어요

  • 13. 공감
    '17.3.4 8:16 PM (222.239.xxx.166)

    미혼샘들은 그 젊은 열정과 에너지가 좋아서 아이들과 잘 교감했던것 같구요.
    말씀처럼 아이를 양육해본 선생님은 아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더군요.
    최악의 선생님은 주변의 육아 도움없이 아이 하나 키우던 선생님이었요.
    학교선 젊은 교사라고 업무 폭탄에 집에선 이제 막 유아원에 적응해야하는 아이.
    중1 망아지 같던 학생들을 버거워 했었어요.
    그땐 저 선생님은 차라리 휴직하지 했던 생각이 나네요.
    중고등 자녀를 둔 연륜과 역량 두루 갖춘 선생님을 만났었는데 저는 참 좋았어요.
    아이들도 연배 상관없이 존경할 분은 존경하더라구요.
    큰애 고교 졸업식때 보니 아이들과 교감하는 선생님 호명땐 함성 소리부터 다르더군요.

  • 14. 티니
    '17.3.4 10:59 PM (211.36.xxx.15)

    저도 휴직 오래 하신 동료 선생님이 복직 후에 애들 대하는 열정을 보면서 정말 감동했던 기억이 나요 출석일수 못채워 한 해 유급까지 당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 집에 매일 아침 가서 팬티바람으로 자고있는 애를 깨워 옷입혀 등교시켜서 졸업까지... 학교만 나오면 싸움하고 부수고 온 학교에 유명하던 애였는데 선생님께 머리를 조아리며 졸업했어요

  • 15. 어휴 ㅎㅎ
    '17.3.5 12:40 PM (122.36.xxx.122)

    후후

    교사만 안맞으면 편한직업이다!~

    출산전만해도 잡무가 싫었다..

    두줄만 봐도 교사 특유의 이기주의 쩌네요

    저도 가족중에 애셋낳고 교장까지 올라갔다 퇴직하고 나온 사람이 있는데요

    옛날 교사들은 월급도 적고, 육아휴직 개념이 없었어요. 그만큼 보상받고 살만하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교사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주의 쩌는거같아요

    학교에 이런저런 비정규직도 많이 배치해주고 학생수도 줄어들었는데

    투덜투덜 대는건 옛날 여교사보다 더 심한거같아요

    여교사들 이기주의 때문에 찌질한 남교사가 승진하고 교장까지 올라간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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